어제저녁에 잠이 들기 전 아침에 쓸 것을 조금은 생각해두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잊어먹었다. 어릴 때부터 글을 써 왔으면서도 메모를 잘하지 않아 문제다. 이상한 것에 너무 맹신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어릴 때 처음 그렸던 그림일기를 기억한다. 버스 요금을 내는 장면을 그렸었다. 그런 걸 생각하면서 나는 기억력이 좋으니 메모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웃기다 그때 썼던 일기 내용은 또 기억이 나지 않으면서 말이다. 핑계란 허울뿐 이라던데 딱 내 모양이 그렇다.
그렇게 까지 핑계를 대면서 무언가를 메모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울을 잘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거겠지. 눈이라던가 입처럼 부분적인 것은 마주하기 어렵지 않지만 전면의 나를 마주하는 일이란 어려운 일이다. 메모는 짧은 생각을 메모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짧게 쓰다 보면 너무나도 날 것이라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질 때가 많다. 누구 보라고 쓴 글도 아닌데 그렇다.
대학 시절 스승님이 졸업 선물로 내게 두 문장을 주셨었다. '자기애를 가지지 말아라' '결심하지 말아라' 아마 오늘은 '자기애를 가지지 말아라'라는 문장으로 보내야 하는 하루겠다. 오늘의 '자기애를 가지지 말아라'는 스스로를 과보호하려는 것에 있다.
하루의 끝에는 '유치해도 멍청해도 괜찮아'를 중얼거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