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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달 May 31. 2019

에필로그. 부모가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

지금까지 연재를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입니다.


에필로그. 부모가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다     


 인공지능의 정체를 밝히고, 미래 교육의 방향을 짚었다. 막막한 아이의 미래를 대비할 수 방향 감각을 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편한 교육법이 넘쳐나는 시대에 불편한 책이다. 난 당신의 주머니를 탐내지 않기에, 사교육자가 욕심이 아닌 부모의 진심을 책에 담았다. 교육은 두 가지다. 아웃소싱과 인소싱. 아웃소싱은 비싼 값을 들여 아이를 내다 맡기는 편한 교육이다. 그들은 책장을 값비싼 교재로 채우라 한다. 고액의 컨설팅을 받고 정해진 코스에 아이를 밀어 넣으라 한다. 그럼 눈감고도 모든 일이 해결될 것이라 말한다. 이 책은 인소싱하는 불편한 교육이다. 돈이 아니라, 부모의 모범으로 이뤄지는 교육이다. 얼른 외주를 주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불편한 책이다. 하지만 사탕발림이 없는 이 책을 여기까지 읽은 당신이라면, 인소싱의 불편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다. 스펙이라는 허울보다 역량이라는 실제 능력이 중요한 시대로 바뀌었다. 아이도 부모도 잃어버린 본래의 자리로 돌아올 때다. 스펙이 중요한 시절에는 부모보다 족집게 사교육자가 필요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가르칠 돈을 버는 것으로 왜곡되었다. 하지만 앞으로 부모는 학원비를 대는 ‘입금 머신’이 아니라, 살아오면서 키운 역량을 아이에게 물려주는 ‘어른’으로 회귀할 것이다. 그게 원래의 부모다. 교육에서 아웃소싱의 비중이 낮아지고 인소싱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교육의 아웃소싱은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애써 번 돈을 지출했으니 성과를 기대한다. 사람의 마음이란 보이는 걸 주면 보이는 걸 받길 원하기 마련이니까. 사교육자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니, 아이의 근본 실력을 키우기보다 실력이 커 보이는 아이를 만드는 데 힘을 쏟는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를 더 크게 보이게 하는 다른 사교육자에게 입금 머신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수학적 사고보다 얄팍한 문제풀이 기술을 가르친다. 컴퓨팅 사고보다 기계적인 코딩을 가르친다. 아이의 역량은 자라지 않고, 도리어 아이가 외워야 할 조악한 지식만 늘어난다. 부모가 사교육자에게 바란 기대는 고스란히 아이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완벽한 부모 대신,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     


 막상 부모가 되었는데, 아는 것이 너무 부족하다. 역량 역시 우리에겐 너무 생소한 개념이다. 우리는 역량을 배운 적이 없다. 오직 지식을 암기하도록 강요받았을 뿐이다. 어찌 부담스럽지 않겠는가? 부모의 부족하고 불완전한 모습이 아이에게 그대로 물려지는 것이 두려울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 부모는 없다. 인간은 언제까지고 불완전한 존재다. 완벽이란 단어도 100점 만점의 교육 틀에서 자라난 우리에게 주입된 환상이다. 핀란드 부모는 아이에게 코딩을 배워 오라고 등을 떠밀지 않는다. 아이 손을 잡고 함께 코딩을 배운다. 그들의 손은 아이의 등이 아니라 손에 있다. 아이는 코딩 그 자체보다 코딩을 배우는 부모를 본다. 부모가 획득하는 지식보다 부모의 ‘배우는 삶’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배우는 삶의 물결이 이어진다. 

 부모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완벽하진 않더라도 한 걸음씩 배우고 성장하는 삶이다. 완벽을 흉내 내는 억지스런 삶보다는 불완전함에서 성장하는 자연스런 삶이길 바란다. 빈틈을 허용하며 성장하는 부모가 될 때, 아이 또한 자신의 빈틈을 받아들이며 더 크게 자라난다. 흙에서 싹이 나고 꽃이 핀다. 하지만 바위에서는 싹도 꽃도 나지 못한다. 씨앗이 뿌리내릴 틈이 없기 때문이다. 씨앗이 뿌리내리는 곳은 흙이 아니라 흙의 빈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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