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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롱올립 Feb 15. 2020

베스트 커피 인 타운

  동네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집을 추천해달라는 인터뷰기사를 읽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 꽂혀 있던 외국항공사의 잡지에 실린 기사였다. 케이프타운에 4년째 거주 중인 네덜란드인 여성 사업가는 두 개의 커피숍을 추천리스트로 올렸다. 하나는 손님이 원하는 샌드위치를 직접 커스터마이징하여 만들 수 있어서, 또 하나는 최고로 맛있는 아몬드 크로아상을 먹을 수 있어서가 추천이유였다. 차창밖으로 브레멘 공항의 모습이 보였다. 내 기억속에 독일의 마지막 모습일 될 그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BREMAN이라는 글씨가 전광판의 빛을 받아 눈이 부시다. 3주간의 독일 체류기간 동안 값진 추억과 경험을 선물받았다. 힘든 일도 있었고 즐거운 일도 있었지만 이만하면 독일살이는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한국의 따뜻하고 아늑한 내 집에서 두발 쭉 뻗고 쉬고 싶을 뿐이다. 이제 여행은 당분간 그만해도 될 것 같다. 특히 유럽이라면 조금 식상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여행을 하면서 가졌던 자유와 해방감이 어느새 편안함과 익숙함으로 또 이제는 권태로움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제는 정말 돌아갈 때였다.


  떠날 준비를 모두 마치고 비행기가 이륙하기만을 기다리던 그 시점에서 갑자기 마음이 동했다. '아... 그 카페!' 아쉬움과 고마움이 뒤섞인 복잡한 정이 짧은 순간 마음에 훅 안긴다.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요즘들어 스스로 놀라울만큼 감수성이 풍부해졌다. 영화나 책을 보거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에도 자주 울컥한다. 동네에 하나쯤 있는 맛있는 커피숍, 그래, 그게 뭐 어때서? 아무리 커피맛이 좋았기로 서니 이렇게 눈물이 핑 돌껏 까지야 없지 않나? 플랫화이트 성애자인 내가 인정하는 브레멘 시티 최고의 플렛화이트를 맛볼 수 있는 곳, 늘 아쉬울만큼 소량으로만 만들어 점심시간을 막 넘기면 솔드아웃되는 맛있는 샌드위치들, 깔끔하게 정돈된 가게와 따뜻한 빛깔의 조명들, 바 형태의 1인용 테이블을 다닥다닥 붙여서 만든 다소 답답하지만 아늑한 공간감... 또 뭐가 있더라. 칭찬할 것은 참 많지만 좀 더 특별한 무엇인가가 남았다.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그 커피숍만의 특별한 비법이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했다. 그러다가 마음에 탁! 하고 환한 전등이 하나 켜진다. 그것이로구나. 바로 그거였어. 맞아, 그래서 내가 거기 가는 걸 참 좋아했구나.


  이제 비행기가 활주로를 서행하며 이륙준비를 한다. 육중한 기계음을 내며 비행기가 느릿하게 날아오를 준비를 한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구나. 내 인생에 다시 독일을 올 기회가 있을까? 아무래도 그럴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이게 정말 마지막 모습이구나. 아 좀 더 열심히 놀걸. 더 열심히 다닐걸.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갖은 후회와 아쉬움에 마음이 심란하다. 자신감이 부족해서 혹은 열정이 부족해서 망설이고 외면했던 일들이 떠오른다. 그 때 그 일을 했더라면, 그 음식을 먹어봤더라면, 그 상황에서 이렇게 말했더라면...! 해도 소용없는 후회들이 머리속을 동동 떠다닌다. 나는 아까부터 만지작 거리던 잡지의 페이지 한 쪽 귀퉁이를 세모 모양으로 살짝 접었다. 집에 가서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볼 요량이었다. 좋은 구절에는 열심히 줄도 긋고 별표나 동그라미 모양의 표시도 해두었다. 네덜란드항공사의 기내 잡지를 그렇게 열성적으로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뭔가 모자란 느낌이 들어 선반위에 올려둔 가방안에서 빨간색 수첩을 꺼내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새로운 페이지의 면을 손바닥으로 꾹꾹 눌러 편 뒤에 나는 좀 전에 읽은 잡지의 어느 한 구절을 적어 넣었다. 베스트 커피 인 타운. 이제 이 문구는 내 것이다. 생각날때는 언제든 이 문구를 꺼내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밀려왔다. 나는 이제 그 커피숍을 소유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하며 편안하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이제 정말 떠날 시간이었다.


  나는 눈을 감고 시간을 과거로 돌렸다. 내가 그 커피숍을 발견한 날은 브레멘에 도착한 첫날이었다. 호텔에 체크인하기까지 조금 시간의 여유가 있어 일행과 동네 여기저기를 구경하던 중이었다. 시티센터의 미로 같은 쇼핑 아케이드에 빼곡히 들어선 잡화점들 사이로 세련된 인테리어의 조그마한 카페가 보인다. 쇼핑을 하다가 잠깐 들러서 커피 한 잔 후딱 들이키고 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좁은 카페내부는 손님들로 가득찼다. 대부분은 노인들이었다. 검정색 간판에 흰색으로 깔끔하게 새겨넣은 알파벳 두 글자에 눈길이 머물렀다.  'I.O(아이오)'. 단순하지만 깔끔하고 정갈한 이름이었다. 무엇의 약자일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사람이름을 따서 지은 것 같기도 하고 뜻 모를 낯선 언어의 줄임말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뜻을 모르면 어떠랴. 이렇게 정갈한 디자인의 커피숍이라니!  '정갈하다'는 예쁜 우리말을 외국말로 된 간판에 가져다 써도 되나 싶긴 하지만 딱히 더 좋은 단어를 생각해 낼 수가 없다. 주변의 낡고 오래된 샵들과 대조적으로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새 가게라는 인상이 있었다. 아니면 주인이 관리를 잘 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말로 '힙한' 아우라까지 풍기는 이 커피숍안을 슬쩍 들여다 보니 멋진 남자 사장님이 커피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혼자 고군분투하는 그의 바쁜 몸놀림에서 나는 한눈에 그 곳이 동네에 로컬맛집이라는 것을 알아 보았다. 여유롭게 커피를 들이키는 사람들 사이로 혼자 서빙데스크에서 고개를 쳐박고 이리 저리 손을 움직이는 절도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다짐했다. 제가 조만간 커피 한 잔 하러 꼭 오겠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을 테이크아웃 하는 것으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던 날이었다. 그 날 ‘아이오’ 안으로 발을 들여 놓았을 때 나는 조금 지쳐 있었고 우울했다.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낯선 이국땅에서 여행자의 신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필연적으로 모험적이고 때로는 자기파괴적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나는 주눅이 들어 있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새롭고 서툰 것들 투성이여서 나는 이제 그런 이질감이 불편하고 상당히 배타적으로 느껴지던 참이었다. 사뭇 진지하고 시니컬한 기운을 스멀스멀 내뿜으면서 나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아이오’ 안으로 들어섰다. 나는 퉁명스럽게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그 당시에 나는 스스로의 기분에 너무 빠져 있던 나머지 다른 주변의 상황을 자세하게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그 때 먹은 플랫화이트는 수준급으로 아주 맛있었다. 테이크 아웃 잔을 호텔에 와서 벌컥 들이마셨다가 훌륭한 커피 맛에 놀라 물끄러미 컵을 내려놓고 들여다 보았던 기억이 난다. 플랫화이트라는 것이 본디 만들기 쉽지 않은 커피인데, 에스프레소의 고소하고 부드러우며 진한 맛과 우유의 밀키함이 잘 어우러진 환상적인 맛이었다. 이 정도로 맛있는 커피를 숙소에서  도보로 1분 거리의 작은 동네 카페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기뻤다. 값싼 한 잔의 커피가 퉁명스러운 마음을 순식간에 녹였다.

  두 번째로 ‘아이오’에 들렀을 때 나는 넉살좋은 남자 사장님에게 난데없는 윙크를 받았다. 기껏해야 사십줄을 갓 넘긴 것 같은 나이에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작은 키에 몸이 근육으로 다부진 사람이었다. 진중하다기 보다는 익살스럽고 장난기 많은 소년의 첫인상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나에게 주문한 커피 잔을 내어주며 왼쪽 눈을 찡끗, 아주 짧은 순간에 윙크를 날렸다. 나는 순간적으로 얼굴이 확 달아올라 도망치듯 가게를 빠져나왔다. 오해하지는 말자. 그가 나에게 날린 윙크는 남녀간의 이성적인 사심이 한 스푼도 담기지 않은 순수한 우정와 연민의 표시였다. 실제로 그가 어떤 의도에서 나에게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전달된 그의 감정은 농밀하고 진득한 유혹의 표시가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그에게 나의 외로움을, 어색함을, 당혹스러움을, 짜증을 들킨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괴팍한 손님에게 여유있게 윙크를 날릴 수 있을 만큼 그는 다정하고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제대로된 감사의 인사를 전했더라면 참 좋았으련만! 나는 미끄러지듯이 황급히 그의 황송한 윙크를 물리치면서 가게를 빠져나왔다. 적극적이고 솔직한 감정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순간의 당혹감을 본능적인 회피의 방어기제를 감추었다.

  가게를 빠져나가는 나의 뒷모습에서 그가 무엇을 읽었을까? 외로워 보이지 않으려고 온 몸에 잔뜩 힘을 주고 걷는 여자의 걸음걸이를, 순간 물컹해져버린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잔뜩 감정을 싸매고 가게 문을 나서는 이 사람의 어리숙함을 그가 눈치 챘을까. 그런 나의 뒷모습을 그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았을까. 아니면 내가 너의 마음을 다 안다고, 놀라도 괜찮다고 여전히 따뜻한 눈길로 스윽 건너다 보다가 이내 시선을 거두고 묵묵하게 하던 일에 정신을 집중했을까. 그의 넉살 뒤에 숨은 진지한 감정의 끝자락 궁금하다. 왜냐하면 나는 그 짧은 교감의 순간을 꽤 오래도록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약간 놀란 눈으로 그에게 똑같은 윙크의 날려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 후회해 보아도 이미 늦었다. 그는 누구에게나 그렇게 윙크를 보내는 사람일까, 아니면 그 날의 내가 꼭 그만큼의 친절이 필요해 보였을까.

  나에게는 특이한 버릇이 있다. 나는 내 삶의 어귀 어귀에 천사나 신의 손길이 슬쩍슬쩍 스친다고 믿는다. 살면서 무엇을 어떻게 믿느냐에 따라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나 기분이 좀 더 긍정적이고 낭만적으로 바뀌는데, 나의 경우에는 그렇게 천사나 신의 존재를 믿고 사는 것이 훨씬 기분이 좋다. 가령 오랜만에 날씨가 너무 좋다거나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맞이했을 때 나는 우연보다는 필연에 기대어 오늘 하루의 기쁨을 선물해 준 눈에 보이지 않는 신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든다. 아무튼 그 때 ‘아이오’를 빠져나와 집으로 걸어오면서 나는 싱글벙글 웃었다. 처음에는 입가에 조그만 미소로 시작하여 점점 입꼬리가 올라가고 치아가 보이고 급기야 두 눈에 한껏 주름을 만들면서 나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나는 그때 잠깐동안 행복했고 보호받고 있다고 느꼈다. 며칠 동안 괴팍하고 날이 서 있던 나에게 ‘이제 그만 어깨에 힘 좀 빼고, 좀 너그럽게 행동하라’고 세상이 말을 거는 것 같았다. 한바탕 소리없이 비실비실 웃으며 거리를 걸었더니, 참 신기하게도 그 날 아침의 기온이 몇 도 더 따뜻해지고 나를 스쳐가는 사람들도 좀 더 다정해 보였다. 어쩌면 나는 필요 이상으로 고슴도치처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을지 모른다. 여행이라는 것이 어렵고 두려운 것들 투성이지만 또 그렇게 부딪히고 배우는 과정에서 내가 너그러워져야만 뭔가를 비워내고 담아내지 않나 싶었다. 너무 많이 웅크리면 가진 것을 비워낼 수 없고 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도 없는데 머나 먼 독일땅에서까지 나는 여전히 ‘나’라는 틀에 갇혀 혼자 기가 눌려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아이오'에 차마 부끄러워서 더는 갈 수가 없었다. 다시 훌륭한 플랫화이트를 먹고 싶었으나, 그보다는 전에 나의 부끄러운 자아를 다시 상기하는 것이 창피하고 민망하여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가 그리도 겁이 많고 감정 표현에 서툰 사람인지 미처 몰랐는데, 생각한 것 이상으로 나는 많은 부분에서 미숙했다. 결국 다시 그 곳 ‘아이오’를 찾은 것은 독일을 떠나기 하루 전날이었다. 용기를 내어 남편의 손을 잡고 가게안에 들어섰을 때, 그 윙크를 날리던 사장님은 나를 한 눈에 알아보는 듯한 반가움의 미소를 보냈다. 오 마이 갓, 그는 나를 잊지 않고 있었다. 내가 혼자서 얼굴을 붉히고 있는 사이에 남편은 내가 이 곳의 커피를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을 그에게 대신 전해 주었다. 그는 내가 따로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플랫화이트’ 한 잔을 미리 만들었다. 나는 예전부터 벼르고 있던 ‘아이오’ 로고가 적힌 커피 잔 세트를 사고 싶다고 했다. 사실 그 커피잔 세트는 판매용이 아니라서 가격을 제대로 책정할 수 없었는데, 그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커피잔 세트 두개를 내주었다. 마지막에 그는 친절의 절정을 달렸다. “만약 당신이 돌아가는 길에 이 컵들은 깨뜨리면, 주저하지 말고 다시 와요. 새 걸로 바꿔줄게요!”

  한껏 부풀어 오른 풍선에 톡! 하고 바늘구멍을 내어 준 것이 ‘아이오’사장님의 윙크였다. 부풀여지고 과장된 감정에서 독이 빠져 나가고 평화와 안정이 찾아 들었다. 어쩌면 그렇게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이후의 남은 여행이 좀 더 ‘나’답고 쉬워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누군가 이 글을 읽고 너는 커피 한잔에도 참 사색적이라고, 또 너라는 애는 정말 소심하기 그지없다고 얘기한다해도 어쩔 수 없다. 내가 그런 사람인 것은 나도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 때 그 윙크를 받지 않았더라면 내가 ‘아이오’를 이리도 애틋하게 생각할까? 단순히 맛이 좋은 커피를 파는 동네 맛집정도로 기억했겠지. 그런데 내게 ‘아이오’는 맛집 그 이상의 의미이다. 누군가에게 브레멘의 커피집을 추천할 일이 생긴다면 나는 단연코 ‘아이오’를 가보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얘기하고 싶은 본론으로 다시 이야기의 방향을 돌려보자. 나는 최고의 커피숍을 만드는 요소로 두 가지를 꼽겠다. 하나는 단연코 맛있는 커피다. 커피가 맛이 없는데 최고의 커피숍으로 이름을 날릴 수는 없다. 하지만 커피의 맛이 보장된다는 조건하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손님을 대하는 사장의 태도와 마음가짐이다. 내가 ‘아이오’에서 느꼈던 작은 친절은 아마도 나 이전에 그 곳을 찾은 다른 이들의 마음에도 남아있을지 모른다. 또 매일 그곳을 방앗간처럼 찾는 많은 단골손님들이 동네의 수많은 카페들을 재쳐두고 그 곳을 찾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커피 한잔을 내어 준다는 것은 오늘 나의 커피를 사러 온 당신에게 나의 따뜻한 마음까지 함께 내어 준다는 의미이다. 카페라는 공간은 커피를 팔고 친절을 배풀고 얼어붙은 마음을 잠시나마 녹이는 곳이다. 그리하여 내게 '베스트 커피 인 타운'은 오늘도 나의 친절한 윙크남이 성실하게 커피를 팔고 있을 ‘아이오’이다. 그곳에는 정말 맛있는 커피와 마음씨좋고 명랑한 사장님이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딱 그 두가지이다. , 그리운 나의 아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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