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이는 발아래 번쩍이는 것들을 보면 꼭 콩콩콩 뛰고 싶어 한다.
천장에서 바닥으로 곧게 내리 꽂히는 조명,
바닥에 붙어 불빛이 번쩍이며 소리를 내는 피아노 매트.
특히 소리까지 나면 더는 못 참는다.
빛과 소리가 함께 터지는 순간, 그 작디작은 몸이 자동으로 들썩인다.
콩콩콩콩콩!!
대형마트에 가면 하민이는 세상에서 제일 바쁜 사람이 된다.
장난감 코너를 지날 때는 발이 바닥에 닿아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영화관 로비의 화려한 조명 위를 걸을 때는 마치 자기만을 위한 무대라도 펼쳐진 것처럼 발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나도 덩달아 들뜬다.
“저렇게까지 신날 일인가?” 싶다가도
어느새 나도 그 빛을 같이 밟고 있다.
아이의 기쁨은 전염성이 강하다.
생각해 보면, 내게는 별것 아닌 것들이다.
마트 바닥의 LED 조명, 자동으로 나는 효과음,
지나치며 무심코 밟던 빛의 조각들.
그런데 하민이의 눈에는 그 모든 것이 장난감이고,
신비이고, 처음 겪는 인생의 화려함이다.
아이와 함께하면
평범한 바닥이 무대가 되고
조명이 별이 된다.
그런데 우리 하민이가 늘 용감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느 날은 같은 불빛이 낯설게 느껴졌는지
조명이 번쩍이자 몸을 움츠리고 내 다리를 붙잡는다.
조금 전까지 세상을 다 가질 것처럼 뛰던 아이가 갑자기 작아진다.
그럴 때 하민이는 말없이 내 품으로 파고든다.
빛이 무서울 때,
소리가 낯설 때,
세상이 갑자기 커 보일 때.
나는 그 아이를 안는다.
아무 일 없다는 듯,
괜찮다는 듯.
아마 지금 이 아이에게 나는 세상에서 제일 큰 가로등일지도 모른다.
아빠는 그런 하민이를 보며 힘을 얻는다.
그리곤 슈퍼맨처럼 다시 우뚝 서서 또 내일을 살아간다.
하민이의 가장 큰 가로등이 되고 싶어서.
언젠가 하민이도 아빠의 이 마음을 알아주는 날이 오겠지?
오늘도 우리 아기 하민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