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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B story Apr 09. 2020

[프롤로그] 승무원, 그 날개를 달다

"이것은 기내 방송문입니다. 큰 소리로 읽어주세요."

평소에 수줍음이 많던 나다. 큰 소리로 말한다는 것은 내겐 너무 힘들었지만 방 안에는 면접관과 나 단 둘 뿐이었기에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목소리 크기로 방송문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떨려서 종이에 적힌 방송문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심장이 너무 크게 뛰고 몸이 경직돼 있다는게 다 느껴질 정도였다.

'이 관문만 통과하면 된다. 이것이 마지막 관문이다. 다 왔다.'

나는 그저 하얀 종이에 적힌 영어로 된 글씨만 읽어 내려갈 뿐이었다. 2-3줄 정도를 읽었을까? 면접관이 읽기를 멈추게 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지금 당신이 읽으신 글은 조건부로 면접에 합격했다는 내용입니다. 축하합니다."


 

나는 합격 통보를 받고도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 합격이 실감 나지 않았지만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너무나도 바랐던 순간. 그렇지만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던 나날들. 

이제 그 긴 터널을 빠져나와 날개를 다는 순간이었다.


 

최종 면접은 통과 하였으며 6주간의 항공사 트레이닝을 수료하면 승무원으로 최종 합격하게 된다는 내용을 기내 방송문이라 속이고(?) 읽게 했던 면접관도 내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는 찡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깜짝 합격 통보를 하는 회사가 또 있을까? 그날 나는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합격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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