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와 비만치료제는 파킨슨에도 효과가 있을까?
우리에겐 식욕억제로 살 빼는 약 오젬픽이나 위고비로 잘 알려진 GLP-1 agonist는 심혈관 질환, 신장질환을 넘어서 퇴행성뇌질환에도 다수의 임상실험에 들어가 있습니다. GLP-1 agonist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선두에 있던 Exenatide는 지난 2월 파킨슨병 관련 임상 3상에서 개선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드롭되었습니다 (https://www.michaeljfox.org/news/exenatide-glp-1-drug-shows-no-impact-parkinsons-symptoms). 하지만 다른 GLP-1 agonist인 Lixisenatide, 리라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 계열의 화합물들이 임상 1-3상에 다수 포진되어 있죠.
사실 어떻게 파킨슨에서 효과가 있는지 알고 연구가 시작되진 않았습니다. 가장 먼저 파킨슨에서의 긍정적인 효과를 쥐모델에서 보인 곳은 2009년 미국 NIA (NIH산하 노화연구소)였습니다. 이 쥐 실험에서 GLP-1 agonist를 쳤더니 저산소처리 세포와 파킨슨 마우스모델에서 회복하는 효과를 나타냈으며, 이 효과는 GLP-1이 작용할 수 없게 수용체를 없애자 사라졌습니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2633544/) 이후 2013년 exenatide라는 GLP-1 agonist를 가지고 한 소규모 임상에서 그림과 같이 파킨슨의 진행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초기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흔한 부작용이 체중감소입니다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3668846/)
왜 이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좀 부실하지만 한 가지 가능성은 뇌내의 염증반응 완화입니다. 존스홉킨스의 테드 도슨 랩, 그리고 같은 학교의 이슬기, 고한석 교수님 랩에서 2018년 Nature Medicine에 낸 논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뇌내 세포 간의 관계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파킨슨에서 세포 안에 뭉쳐있는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 응집체를 정상쥐 뇌내에 부어 넣으면 면역을 담당하는 미세교세포(microglia) 그리고 원래는 신경세포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성상교세포(astrocyte)가 스트레스를 받아 더 이상 신경세포를 도와주지 않는 질병에 의해 활성화된 성상교세포로 가면서 질환을 더 악화시키는데, GLP-1 agonist가 이러한 작용을 억제해 준다는 것입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18-0051-5). 그 외에도 여러 논문들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기능개선, 새로운 신경세포 재생의 활성화등등 여러 가지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GLP-1 agonist 만능설에 파킨슨은 아직은 좀 갈 길은 먼 편입니다. 그리고 비만치료 목적으로 맞는 semaglutide나 lilaglutide보다 뇌를 막고 있는 장벽을 잘 통과하는 다른 모양의 펩타이드가 필요할 듯해 보이고요. 하지만 가능성은 늘 살아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