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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의 위장 내 자리싸움과 퇴행성 뇌질환 단백질

바이오필름제거에서 퇴행성뇌질환 원인 단백질 응집 억제까지

by FlyBiochemist

우리 몸의 입에서부터 항문까지는 체온정도로 유지되는 동굴이자 끊임없이 적정 수분과 영양분이 공급되는 장소입니다. 당연히 엄청나게 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죠. 이런 미생물들은 갑작스러운 음식물의 흐름에 쓸려나가지 않게 밖으로 물질을 분비하여 단단한 막 (바이오필름)을 만들어 붙어있습니다 궁금하시면 안 닦은 이빨을 만져보세요. 맞아요 그런 것이 위벽부터 직장까지 가득합니다.


헬리코박터는 50% 이상의 인간들이 감염되어 있는 균입니다. 한국야쿠르트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특히 높은 지명도를 누리고 있는데요, 이 균들이 자라기 위해서는 기존 장벽에 붙어살고 있는 원래 세입자들을 쫓아내야 합니다. 기존에는 헬리코박터가 감염시킨 위벽세포를 조절해 호르몬을 내어 이 세균들의 장 내환경을 뒤흔드는 방법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세균들은 그래도 바이오필름으로 장벽에 붙어있네요? 세입자 퇴거를 위한 헬리코박터의 다음수는 바이오필름 '철거'입니다


헬리코박터는 CagA라는 단백질을 분비하는데요, 이 단백질은 나노 (10^-9) 몰 레벨에서 박테리아들의 바이오필름의 주요 단백질(FapC, CsgA)을 효과적으로 분해시킵니다. 그래서 효과적으로 상대방 박테리아들을 떠내려가게 하고 그 사이에 자리를 잡는 것이죠. 이 연구에서 재밌는 것은 박테리아들의 바이오 필름은 단백질 한 두 종류가 서로 엉겨 붙어 크고 끈끈한 덩어리 (amyloid)를 만드는 것인데, 사실 이런 아밀로이드는 퇴행성뇌질환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알츠하이머의 Abeta와 tau, 파킨슨의 alpha-synuclein 등등에서도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험을 해본 결과 물론 단백질만 가지고 실험실 환경에서 해본 실험이지만 나노몰 레벨에서 이런저런 단백질의 응집을 죄다 저지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물론 이것 때문에 헬리코박터에 걸릴 필요는 없죠 ㅋ 하지만 새로운 범용 억제 단백질 후보, 그것도 낮은 농도에서 작용하는 단백질은 재밌는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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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1. 헬리코박터가 다른 균의 바이오필름 만드는 걸 방해해서 쫓아낼 때 쓰는 단백질 (CagA)은 굉장히 낮은 농도에서도 잘 작용한다.

2. 그런데 바이오 필름이랑 퇴행성뇌질환 원인으로 추정되는 단백질이랑 응집이 비슷하네?

3. 실제로 CagA로 퇴행성뇌질환 원인단백질 응집을 막을 수 있더라 - 잘 쓰면 치료물질로 쓸 수 있지 않을까?


논문 원문: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s7525?utm_campaign=Science%20Advances&utm_medium=ownedSocial&utm_source=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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