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도전과 실패 속에 피어난 새로운 발견
요즘 인터넷 뉴스로 '리튬으로 알츠하이머 치료!'같은 소식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최근 네이처에 나간 논문 덕분에 화제가 되었는데요, 건전지에나 들어가는 걸로 알았던 리튬은 왜 알츠하이머 치료랑 연관이 있다고 하고 이런 쉬운 실험을 여태까지 왜 아무도 안 했을까요?
정답은 했었고, 잘 안되었고, 이번에 새로운 면이 밝혀졌다고 생각하시면 좀 더 이해가 빠를 겁니다.
리튬은 여러 뇌질환에 약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리튬사용 그룹에서 알츠하이머 환자 비율이 낮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었고요. 리튬은 GSK3beta와 CDK5라는 단백질의 활성을 줄이는데, 해당 단백질들은 알츠하이머의 주요 단백질 중 하나인 tau의 가장 주가 되는 인산화 kinase로 인산화된 tau는 스스로 뭉치기 시작하고 이게 AD의 병리학적 소견 중 하나인 세포 내 tau 엉김으로 나타납니다. 줄어든 활성은 tau가 덜 엉키게 하죠
또 리튬은 세포 내 청소기작 중 하나인 오토파지 (autophagy)를 향상합니다. 이 두 가지 기능 덕분에 tau를 탈인산화하여 덜 뭉치게 하고 뭉친 tau는 분해기작을 향상하니 tau를 조절하는 조절 후보 물질을 찾는 모든 종류의 세포레벨 실험에서 리튬이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20년 전에도 리튬으로 알츠하이머 치료가 될 줄 알았죠.
하지만 tau나 Abeta(또 다른 알츠하이머 원인 단백질입니다)의 전구체인 APP 과발현 마우스 모델에서 약간 효과가 있었지만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리튬을 투여했음에도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스르르 잊혀 갔죠.
이번 네이처 논문의 현명한 점은 도입부입니다. 기존 이론의 대치 지점 -리튬은 생명체 내에서는 큰 효과가 없는데? vs 리튬약을 먹은 환자들에서 알츠하이머 비율이 적은데?-에서 기존논문들이 놓친, 뇌내의 전반적/국소적 리튬부족현상과 알츠하이머병의 관련부터 언급하면서 시작하거든요.
해당 논문은 경도인지장애에서 알츠하이머병까지의 뇌에서 정상뇌에 비해 리튬이 적은데, 뇌내의 아밀로이드 플라그 (Abeta로 만들어진, 세포밖의 단백질 덩어리로 알츠하이머의 두 가지 특징적 병변 중 하나)에 리튬이 높은 농도로 침착되어있는 것을 보입니다. 즉 알츠하이머가 진행될수록 리튬은 원래 있어야 하는 세포 내가 아니라 세포밖의 단백질 덩어리에 붙들려 있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격리된 리튬에 의해 낮아진 세포 내 리튬을 구현하기 위해 리튬을 제거한 사료를 알츠하이머 모델 쥐에게 먹입니다. 모델쥐는 더 이른 시기에 알츠하이머의 증상 - tau 단백질 인산화, Abeta tangle, 기억력 감소, 신경말단부 시냅스 감소, 뇌내 염증반응 등을 보입니다. 알츠하이머의 주요 위험인자 유전자로 전에 언급한 적 있는 ApoE 유전자 발현도 빵- 뛰어있습니다. 그저 리튬을 먹이에서 뺐을 뿐인데요.
그렇다면 기존논문의 먹이는 실험은 뭐가 문제였을까요? 이 논문의 두 번째 포인트는 여기입니다. 반응성 좋은 리튬은 다양한 화합물들과 결합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염소(Chloride)와 결합한 염화리튬, 탄산(carbonate)이랑 결합한 탄산리튬형태를 제일 많이 접하고 기존 실험들에서 이 형태의 리튬을 동물모델이나 임상실험에 많이 썼는데 하필이면 이 형태는 Abeta 덩어리에 잘 침착이 되는 형태였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 화합물 결합 형태중 덜 침착되는 녀석을 쓰면 뇌내의 모자란 리튬 공급으로 더 큰 효과를 낳지 않을까요? 그래서 침착이 가장 덜 일어나는 Orotate와 결합한 리튬을 넣어주었더니 주요 병증지표 (Abeta, tau)가 리튬결핍+AD 동물모델에서 50%나 줄어들었습니다. 즉 지금까지 알츠하이머 병변에게 납치당하는 형태의 리튬만 넣어준지라 그랬던 것이고, 유기염과 결합한 리튬은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이란 것이죠.
그렇게 두 개의 싸우던 이론을 잘 화해시킨 이 논문은 네이처에 나가게 됩니다. 심지어 유기염 리튬은 가격도 엄청 쌉니다! 앞으로도 임상에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