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THE DOG SAW
지난번 '타인의 해석 Talking to Stragners'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말콤 글래드웰의 책입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글은 길고 두껍더라도 내러티브가 자연스러워서 그런지 술술 읽히는 그 느낌이 참 좋습니다. 뭔가 '나도 책을 제법 읽고 있구나' 하는 기분 들곤 합니다.
이번에 읽은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는 '09년에 발간된 책이니 '타인의 해석' 10년 전에 쓰인 책입니다. 10년이라는 게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데, 마치 비슷한 시기에 적은 책과 같이 사건을 다른 시각으로 한번 비틀어서 살펴보는 그의 접근 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쪽으로 말이죠. 결코 '발전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전혀 '녹이 슬지 않았다', 예전부터 '날이 서있었다'는 말입니다.
이 책에서도 그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합리적 의심이 곳곳에 깊숙이 깔려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죠. 여러 가지 본인이 고민하고 추적했던 이유들을 엮은 책이어서 그런지 책 제목은 다소 생뚱맞습니다. 번역서의 제목은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라고 제법 책 내용 전체를 포괄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있지만, 원서의 제목은 'What the dog saw 그 개가 봤던 것'이라는 '뭔 소리야?'라는 의문이 생기는 제목이니 말입니다. 말콤 글래드웰과 출판사는 '말콤 글래드웰'이라는 이름만 있어도 책의 제목과는 무관하게 사람들이 읽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What the dog saw는 여러 개의 장절 중 한 부분에 해당하는 제목입니다. 아마도 말콤 글래드웰은 그 부분이 제일 이 책에서 마음이 들었던 것이 아닐까요. 우리로 치면 개통령 강형욱 씨와 같은 분의 이야기입니다. 개들과 특별하게 소통하는 방식을 설명하면서, 인간관의 소통에 있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는 챕터였습니다. 소통에 있어서 대화의 내용 자체보다, 표현방식, 완급조절 등 의도하지 않은 비언어적 부분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지나간 상황을 되짚어 보면 우리는 콘텐츠밖에 알 수 없지만, 사실 그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당시의 콘텍스트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
더 많은 첨단 기술이, 더 많은 정보들이 모호한 것을 명확히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통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세계대전 및 냉전시기 등 과거의 정보활동이 얼마 없는 정보를 통해서 퍼즐을 맞추는 과정이었다면, 현대의 정보활동은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미스터리를 추론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부분에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수집되는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그럴수록 무조건적으로 사실에 더 가까워지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많은 정보는 그만큼 더 많은 분석과정을 요구하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이 오류들은 더 많은 낭비와 때로는 오해를 만드니 말입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두 권 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책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소통하는지 그 방식과 과정에 대해 매우 관심이 많고, 단순히 관심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집요하게 관찰하고 추적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나 학자들이 '대체로 그러한' 방향과 평균치를 좇고 있다면, 저널리스트로서 말콤 글래드웰을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예외들을 모아서 심층적으로 살펴보기도 합니다. 그냥 책 한 권으로 이렇게 쉽게 읽어버려도 싶을 정도의 과정들이 책 곳곳에 묻어납니다. 글을 읽으면서 이 글을 쓴 사람을 한번 보고 싶다거나, 만나서 차 한잔, 맥주 한잔 해보고 싶다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이 책에서 그러한 기분을 다시금 느껴봅니다.
9. 타인의 기분이나 생각에 대한 호기심은 인간의 근본적인 충동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11. 그것은 쓸데없는 짓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었다. (중략) 단순히 경위를 아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했다.
48. "슈거는 지금까지 아무런 규칙이나 경계 없이 살아왔어요. 가족들은 슈거를 운동시키고 애정을 베풀었지만 버릇을 가르치진 않았어요. 어떤 대상을 사랑하려면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어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사랑이죠."
54. "개는 사람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중략) 개에게 사람은 걸어 다니는 거대한 테니스공이나 마찬가지입니다."
60. 처음에는 소음이 거슬리지만 접하는 횟수가 늘어나면 적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다시 말해 자신을 소음에 맞게 조절한다. 짜증을 부리는 아이는 조절에 실패한 것이다. 자극이 견딜 수 있는 한계치를 벗어나면 자신을 안정시키지 못한다.
64. 진정한 위엄은 끌어당기거나 부탁할 필요가 없다. 애견 심리센터의 개들은 누군가 언제 시작하고 멈출지 알려주길 원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혼란과 무질서에 빠져 있어야 했다. 에릭은 음악을 즐기고 싶어 했고 토토라는 "춤추자"가 아닌 "춤출까?"라고 물었다.
66. 성공하려면 개의 심리뿐 아니라 사람의 심리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78. "보셨죠? 한 집단을 더 만족시키면 다른 집단의 만족도가 떨어집니다."
82. "현재 새계에서 토마토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가 어디인지 아세요? (중략) 중국입니다. 중국 음식에 토마토가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죠. 10년 전만 해도 그랬어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99. 경제학자 유진 파마는 주가가 정규분포를 따른다면 7,000년마다 한 번씩 평균에서 표준편차 5만큼 급등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러한 규모의 급등이 3~4년마다 한 번씩 일어난다. 투자자들이 통계적인 질서에 따라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수시로 마음을 바꾸고 멍청한 일을 저지르고 다른 사람을 따라 공황상태에 빠진다.
137. 제품이 멋지게 보일수록 판매하기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
161. 이러한 요소는 미국으로 이주한 아시아 여성의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이유도 설명했다. 미국식 식습관을 따르면서 그들의 초경 연령이 빨라지고 몸무게가 늘어났으며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174. "미스터리에는 사실에 입각한 단순한 해답이 없다. 미스터리를 풀려면 불확실한 정보를 판단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때는 정보가 적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아서 어려움을 겪는다."
191. "과거에 정보기관이 직면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핵심 정보만 있으면 명확한 다을 구할 수 있는 퍼즐이었다."
210. 덴버에는 하루 벌어서 하루를 먹고사는 사람이 수천 명이나 있다. 그들이야말로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공짜로 아파트를 빌려주지 않는다. 오히려 술에 취해 거리에 나뒹구는 노숙자들의 혜택을 누린다. 또한 저소득 싱글맘에 대한 지원은 시한을 넘기면 중단된다. 그런데 망나니 같은 노숙자는 지원해준 아파트를 부숴도 다른 아파트를 얻는다. 사회적 혜택에는 일정한 도덕적 정당성이 따라야 한다. 장애 유공자나 저소득 싱글맘에게 혜택을 주는 일은 정당하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에 빠진 노숙자에게 아파트를 주는 일은 또 다른 논리에 기반을 둔다. 그것은 철저하게 효율성을 추구하는 논리다.
221. 밤에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카메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향해야 의미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설사 카메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향했더라도 사진 자체만으로는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 이때 이미지를 해석하는 절차를 밟게 되는데, 가끔은 사진을 해석하는 일이 찍는 기술을 개발하는 일보다 더 어렵다.
233. "문제는 폭탄 투여 위치의 정확도가 아니라 목표물에 대한 정보의 질입니다. 지난 10년간 필요한 정보의 양이 한두 단계 늘어났습니다."
235. 만약 질이 더 좋은 영상을 얻으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보이는 대상의 성격을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볼 수 있는 대상이 늘어나면 그만큼 판단할 일이 많아질 뿐이다.
245. 글은 그것을 쓴 사람의 것이다. 이보다 더 단순한 도덕적 개념은 없다. 갈수록 지적 자산을 창조하는 데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들이는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252. "가령 내가 당신이 뒷마당에 놓은 피크닉 테이블을 가져간다고 가정해보자. 내가 가져가면 당신은 피크닉 테이블을 잃는다. 하지만 내가 뒷마당에 피크닉 테이블을 놓는다는 아이디어만 빌리는 것은 어떨까? 이때 내가 가져가는 것은 무엇일까?"
267. 1973년 1월부터 10월 사이에 이집트군은 열아홉 번이나 전시체제에 들어갔지만 전쟁을 일어나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웃 국가들이 위협할 때마다 동원령을 내릴 수는 없었다. 이스라엘은 다수의 예비군을 둔 작은 나라였기 때문에 동원령을 내리면 경제활동에 지장이 생기고 큰 비용이 발생했다.
268.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로르샤흐 검사처럼 모호한 문제에 직면했다. 돌이켜 보면 명확한 신호였는데 당시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270.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정보기관들이 9.11 테러의 단서가 담긴 정보 조각들을 확보하고도 전체 그림을 맞추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중략) 돌이켜 보면 분명한 패턴이 있었지만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271. 피쇼프는 이러한 현상을 '사후 판단 편향 Creeping Determinism'이라고 불렀다. 사후 판단 편향은 사태가 벌어진 후 뒤늦게 그 불가피성을 확신하는 경향을 말한다. 사후 판단 편향 때문에 사람들은 예상치 못했던 사태를 예상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인식한다. 피쇼프는 "사태가 발생하고 나면 재구성 과정에서 발생 확률이 높았던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사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발생 확률을 더 높게 잡았던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썼다.
275. 이 대화는 놀라온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 들어 보면 힐랄이 말하는 공격이 9.11 테러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의 저자들은 어떤 점에서 이 대화를 듣고 9.11 테러를 '예측'할 수 있는 단서라고 말한 것일까? 힐랄은 시기, 장소, 수단,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비행기로 큰일을 벌이려는 테러범이 있다는 사실뿐이다. 이 사실만으로는 그들에게 주목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지난 30년간 그런 테러리스트가 많았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의 첩보는 모호하다. 의도를 말해주는 정보는 구체성이 결여돼 있고 구체적인 정보는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276. 정보분석가들은 독심술사가 아니다. 그런 능력은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나 얻을 수 있다. (중략) "중앙정보부는 여름 내내 백악관에 공격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우려는 우리를 보호해주지 못한다. 그것은 정보기관의 능력이 아니라 정보의 효용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81. 완벽한 정보체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개선 노력에는 대가가 따른다.
282. 우리의 정보기관은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거기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정치학자 리처드 K. 베츠 Richard K. Betts가 <분석, 전쟁, 그리고 결정: 왜 정보 실패는 불가피한가 Analysis, War, and Decision: Why Intelligence Failures Are Inevitable>라는 논문에서 말한 대로 경보체제를 민감하게 만들면 기습공격을 당할 위험은 낮아지지만 오경보의 확률은 높아지며, 오경보는 다시 민감도를 떨어뜨린다. 정부가 처음 화학공격 경보를 발령하면 사람들은 급히 테이프로 창문 틈을 막는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가운데 경보가 몇 주간 이어지면 경보의 신빙성에 의문을 보인다.
288. 인간은 압박을 받으면 대개는 흔들린다. 그래서 조종사들이 추락 사고를 내고 잠수부가 익사한다. 상황이 급박해지면 농구선수는 슛을 놓치고 골프선수는 스윙을 망친다. 이 경우 우리는 그들이 당황했거나 위축됐다고 말한다. 2가지 말의 정확한 의미와 차이는 무엇일까?
289. 포핸드를 수천 번 연습하면 동작을 의식하는 정도가 차츰 줄어들다 나중에는 거의 자동으로 하게 된다. 그런데 압박을 받으면 때로 명시적 학습체계가 몸을 지배한다. 이때 우리 몸은 위축된다. 야나 노보트나는 지난 실수를 곱씹다 경기를 망치고 말았다.
291. 모퓨가 겪은 일은 전형적인 당황의 사례다. 문제가 생긴 순간 모퓨의 생각은 정지됐다. 그녀는 자신에게 호흡기가 하나 더 있고 친구의 호흡기를 뺏으면 둘 다 위험해진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그녀의 머릿속은 시본적인 본능인 숨을 쉬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이처럼 스트레스는 단기 기억을 지워버린다.
292. 그런 의미에서 당황은 위축의 반대다. 위축은 생각이 너무 많아 생기는 문제고 당황은 생각이 나지 않아 생기는 문제다. 또한 위축이 되면 본능을 잃고 당황하면 본능으로 되돌아간다. 겉으로는 같아 보여도 사릴은 전혀 다른 것이다.
300. 오히려 그들은 지나치게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생각을 거듭한다. 고정관념의 압박을 받으면 실수하지 않으려는 의식이 강해진다. 이러한 의식상태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그리 유리하지 않다. 신중해질수록 신속한 정보처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은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양상은 당황하는 것이 아니라 위축되는 것이다. (중략) 자신이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에 신경 쓰는 사람은 고정관념의 압박을 받는다. 그러므로 더 열심히 노력하고 진지하게 임하라는 일반적인 조언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307. 이처럼 스라마일 섬 사고는 5가지 이상의 문제가 겹치면서 일어났다. 그럼에도 통제실에서는 문제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
313. 그러나 위험 항상성이 적용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략) 왜 유아들이 열기 힘든 약병이 개발된 이후 유아들의 약물 사고가 더 늘어났을까? 부모들이 이전보다 약병을 부주의하게 보관하기 때문이다. 위험 항상성은 정반대 효과를 내기도 한다. 1960년대 말에 스웨덴은 주행 방향을 좌측통행에서 우측통행으로 바꿨다. 이 조치로 교통사고가 급증할 거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교통사고가 줄어들었다. (중략) 이는 운전자들이 더욱 조심스럽게 운전했기 때문이다.
326. 피카소는 조사하지 않고 깨닫기 원했지만 세잔은 그림 속에서 답을 찾아 헤맸다.
331. "글은 독창적이어야 하는데 어떻게 독창성을 발휘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겠어요?"
337. 대기만성형 예술가의 성공 여부는 주위 사람들의 노력에 크게 좌우된다.
339. "정확성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판단력입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무리하지 말고 다음 기회를 엿볼 줄 알아야 합니다. (중략) 팀이 많이 앞서고 있을 때는 상관없어요. 중요한 것은 팀이 밀리고 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 하는 겁니다."
350. "일반적인 교사는 칠판 앞에서 혼자 떠들고 말아요. 누가 답을 알고 누가 모르는지 신경 쓰지 않죠. 하지만 이 교사는 개인별로 피드백을 주고 있어요. 그 부분은 단연 돋보이네요."
356. 쿠닌은 그런 능력을 장악력 Withiness이라고 부른다. 장악력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뒤에 눈이 달린 것처럼 학생들이 하는 일을 항상 알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능력'을 말한다. 뛰어난 교사가 되려면 장악력이 있어야 한다.
357. "인력을 채용할 때 보통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묻습니다. 만약 5시 30분에 일어나 운동하고 도서관에 들른 다음 수업을 뜨고, 아르바이트를 마친 후 11시까지 과제를 한다고 말하면 채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374. 1990년대 중반, 영국 내무부는 184건의 범죄에서 프로파일링이 체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건수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총 5건으로 2.7퍼센트에 불과했다. 따라서 프로파일러들이 추리한 내용을 참고하는 수사관들의 입장은 모호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범인이 말을 더듬는다거나 30대라는 사실을 얼마나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렇다고 무시해버릴 수도 없으니 답답한 노릇을 따름이다.
380. 그는 수많은 예측을 하면 잘못된 것은 곧 잊혀지고 맞힌 것은 유명세를 안겨준다는 사실을 알았을 뿐이다. 결국 프로파일링은 심리분석의 개가가 아니라 속임수였던 셈이다.
393. 가장 흥미로운 유형인 세 번째는 열정과 자신감 그리고 매력으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자아도취형이다. 자아도취형은 형편없는 경영자다. 그들은 약하게 보일까 봐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한다. (중략) "그들은 일이 성공할 경우 공을 과도하게 부풀려 취하고, 실패할 경우 책임을 회피한다. 그들은 대개 다른 사람보다 자신 있게 판단한다. 따라서 주위 사람들은 그들의 판단을 신뢰한다. 그 결과 그들은 조직 내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그들은 넘치는 자신감과 인정에 대한 욕구가 있는 자신이 리더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리더의 자리가 비면 적극적으로 달려든다."
398. "제10함대가 창설되면서 과거보다 더 많은 인재가 대잠수함 작전에 투입된 것은 아니다. 제10함대의 구성원들은 전담조직이라는 특성에 힘입어 과거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었을 뿐이다."
411. 만약 첫인상이 나빴다면 그 대답이 오만한 허장성세로 들렸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첫인상은 자기 충족적인 예언이 된다. 첫인상에 따라 기대하는 말만 듣는다는 얘기다. 결국 면접은 형편없을 정도로 인상에 좌우되는 셈이다.
417. 멘케스는 의도적으로 포괄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사람의 성격이 고정돼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다양한 면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비로소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426. 켈리는 일반화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다. "테러리스트도 인종별 유형화를 알고 있습니다. 9.11 테러범들을 보세요. 그들은 미국에 온 후로 면도를 하고 토플리스 바에 드나들었습니다. 마치 미국인과 동화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꾸몄던 거죠. 그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테러범이 유태인 복장을 하고 지하철에서 폭탄을 떠트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유형화는 멍청한 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