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주말 독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m Nov 13. 2021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이미 유튜브에 많은 사람들이 했던 이야기지만

 사실 이 책이 홍춘욱 박사님의 책인지는 모르고 봤습니다. 요즘 사무실 일도 그렇고 개인적인 일상도 그렇고 바쁘다는 핑계로 손에 책을 잡지 못한 지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뭐라도 조금 읽기는 해야 하는데 당장에 손에 잡히는 글이 없어서 실용적인 이야기를 접해보자는 마음에 '돈' 그리고 '역사'라는 키워드에 이끌려 이 책을 꺼내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돈'에 대한 이야기만 있습니다. '역사'를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돈의 흐름이 돌고 돈다는 뜻에서 '역사'라는 단어를 제목에 가져다 쓴 것일 뿐, 아주 자그마한 조각이라도 '화폐의 역사'에 대한 부분은 없으니 이 책을 읽어보려 하시는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우리나라 2021년 지금 상황을 투영한 '재테크' 서적입니다.


 홍춘욱 박사님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유튜브였습니다. 신사임당이었는지, 체인지 그라운드였는지 잘 모르지만, 경제나 신간도서를 설명해 주는 유튜브에 게스트로 나오셨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 영상에서 했던 대부분의 이야기가 이 책의 내용과 거의 동일합니다. 그래서 조금 검색을 해보니 본인 유튜브 채널도 이미 운영 중이시더군요.



 경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 경제적으로 자립하신 분들, 특히 투자나 사업 등으로 본인의 시간과 노력(노동력)이 들어가지 않아도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부지런합니다. 유튜브 운영, 도서 발간은 거의 기본으로 다 하고 계시죠. 한 때는 '저렇게 바쁘게 일하려면 뭐하러', '안정적 수입인 급여가 아닌 불확실한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 경제적으로 독립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보고 듣다 보니, 돈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돈을 벌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과 하고 싶지 않을 때에 있고 싶지 않은 장소에서 하는 대신에', '돈이 안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같이 하고 싶으 사람과 하고 싶을 때 원하는 장소에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큰 울림이 있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사실 좀 뻔합니다. 책의 성격이 경제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읽기 쉽게 쓰인 책이다 보니, 이미 다른 책들에서도 많이 다루어진 기본적인 내용이기도 하고, 유튜브에서도 반복적으로 많이 다루어진 내용이기도 합니다. 투자의 필요성, 주식, 그리고 해외주식, 전반적인 경제상황 인식 등에 대해 분야별로 깊이 다루기보다는 '이런 건 이렇게 돌아가니 관심 있으면 좀 더 알아보세요' 느낌입니다. 부담 없이 훑어보기에도 좋고, 이 책을 통해 다른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생기면서 이 분야에 관심을 붙이기도 좋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돈에 대한 내용보다 홍춘욱 박사가 돈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획일적인 기준으로 사람들을 평가하고, 획일적인 방향의 재테크를 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조금은 '개인적'인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문유석 판사님의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을 읽었던 몇 년 전이 중간중간 생각났습니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경제가 아닌, '남들의 구속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개인적인 경제를 달성하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나 할까요. 기회가 된다면 홍춘욱 박사께서 쓰신 다른 글들을 조금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4. 2020년 한 해 동안 증시에 새로 참여한 투자자들의 성과를 분석했더니, 평균적으로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31. 최근 서울의 아파트 평균 가격이 10억 원을 넘어서는데, 이를 빚 없이 가지고 있다면 적어도 상위 10% 안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위 10% 조차도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자신하지 못하는 저금리 상황이 참으로 무섭습니다.


41. 그럼 돈이 부족하고 사정이 어려울 경우 어떻게 행복감을 높일 수 있을까요? 우선,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집단주의적인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남의 의식하지 않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비교당하는 일을 피해도 괜찮습니다. 명절에 불편한 친척을 피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또 막말하거나 비꼬기 좋아하는 이상한 선배가 있는 동문회는 안 나가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한국 사회는 관심을 오지랖으로 개인의 삶을 마치 공공재 취급하며 그 삶에 어떤 지분이 있는 양 숟가락을 얹고 쉽게 말하는 일이 너무나 많지요. 저는 대학에 진학한 후 동문회를 단 두 번 밖에 가지 않았습니다. 서울로 유학 온 지방 학생이 동문회를 안 나간다는 것은 사회생활 측면에서 보면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하지만 동문회를 안 나간 후부터는 개인적으로 더 행복해졌습니다. 동문회 자리에서 듣기 싫은 소리를 감내하고, 술을 억지로 마시고 괴로워하는 것보다는 더 나은 선택이었습니다. 살다 보면 피하는 것이 상책인 경우도 있습니다.


57.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부동산 시장이 깜깜이 시장에서 점점 투명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63. 낮은 금리 수준이 유지되는 가운데 주택 공급도 부족하니 부동산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70. 정보통신 혁명이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을 초래한 이유는 혁신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인재들을 특정 지역에 모으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80. 이과 같이 경기가 나빠질 때는 환율이 상승하며, 반대로 경기가 좋아질 때는 환율이 하락합니다.


90. 이러한 스위칭 전략을 활용하면 좋은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은퇴 시기가 자동으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즉 5년 또는 10년에 한 번 환율이 급등하는 시기에 원화로 투자하며 성과를 올리는 순간, 꿈꿔왔던 대로 직장을 그만둘 수 있습니다. 환차익이 극대화되고, 한국 자산이 값싸게 거래될 때가 가장 은퇴하기 좋은 때라는 의미입니다.


95. 종이 화폐의 가치를 보증하는 것은 사람들의 믿음뿐인 셈입니다. '미국 달러는 기축통화이니 안전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믿음이 불황에 달러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달러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때마다 암호화폐를 보유하려는 동기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분산투자의 대상으로 암호화폐가 고려될 수 있다고 봅니다.


98. 그러면 어떨 때 미국 국채 수익률이 좋아질까요? 이를 살펴보면 아주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1998년, 2008년, 그리고 2020년처럼 한국 주식시장이 큰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미국 국채가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145. 그러나 호황은 불황의 어머니라는 말이 당시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말았지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의 수요가 위축되자, 이 산업들은 모두 공급 과잉의 늪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을 쓰는 지금까지도 해당 산업에서의 대규모 채용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149.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토와 오렌스 카츠 등은 2006년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1990~2000 숙련 수준을 기준으로 고속득 일자리와 저소득 일자리는 늘어난 반면에, 중간 수준의 임금이나 기술을 필요하 하는 일자리는 줄어들었다고 지적합니다. 고소득 일자리와 저소득 일자리가 함께 늘어난 이유는, 부유한 사람들일수록 시간당 가치가 높기 때문에 예전에는 자신들이 직접 하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 때문입니다.  수출이  되어도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번째 이유는 세계화로 인한 변화 때문입니다. (중략) 동포들이 한국으로 대거 이동했고, 이들  상당수는 영구적인 주거를 결정했습니다. (중략) 외국인 노동자 유입에 못지않게  충격은 생산설비의 해외 이전 입니다.


155. 한국이 대학 진학률은 높지만, 교육 수준과 연구 성과 측면에서 아직은 세계 상위권 수준과 격차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158. 저는 부동산 시장과 인구 변화 사이에 아주 중요한 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167. 따라서 명망 높은 전문가가 자신 있게 '호황이 찾아왔습니다'라고 이야기할 때, 나아가 사람들이 이 의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동조할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72. 여러 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세상에 대해 잘 모르며 시간이 지난 뒤에 '당연히 알고 있던 일'처럼 기억을 바꾸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177. 이 현상을 장단기 금리의 역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불황이 시작됩니다.


248. 이런 행동을 잘 설명하는 이론이 바로 '더닝-크루거 효과'입니다. 더닝-크루거 효과란, 능력에 미달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스스로 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을 뜻합니다.


253. 그러다 아내가 "신도시보다 마포 아파트 가격이 싼 것은 이상하지 않아?라고 말해준 것이 투자 결정을 내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 단단히 끼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