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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m Feb 14. 2022

지혜롭게 투자한다는 것

The Elements of Investing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은 지 벌써 3년이 되어 갑니다. 이로 인해 각국은 경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종 고강도 경제부양책을 펼쳤고, 미 연준의 양적완화로 전 세계에 낮은 금리로 돈이 풀려나가면서 실물경제가 얼어붙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비롯한 투자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죠. 


 시장에 화폐가 쏟아져 나왔지만, 세상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물가인상, 인플레이션이라는 어휘들이 언론에 등장하는 빈도가 잦아지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작년부터, 특히 올해 들어 테이퍼링, 금리인상 등의 상반된 단어들이 계속 귓가에 들려오게 되었습니다.


 투자의 '투'자도 모르는 저도 주식이다, ETF다 찾아볼 정도였으니 말 다했겠죠. 이렇게 물가가 치솟는 걸 보고 있자니, 혼자 안정적인 예적금만 고수하면서 가만히 있다가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간 제가 모아두었던 자산이 녹아버릴 것만 같았거든요. 


 그렇게 올해 이전까지 1~2년의 장은 가히 폭발적이었던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주식 투자를 잘 한 사람이 높은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다 실패하지 않는 시기였으니까요. 하지만 작년 연말부터 올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시장의 분위기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어쩌면 지금이 '진짜 시장'이겠죠. 


 당장 찾지도 않을 돈인데, 조금씩 계속 사 모아나갈 주식이고 펀드였는데 왜 오를 때 기분이 좋고, 떨어질 때 기분이 안 좋았을까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참 이상합니다. 머리로는 이론적으로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많죠. 당장 현금화시킬 자산이 아니고, 계속 보유량을 늘려나갈 자산이라면, 매도 시기가 아닌 매수 단계에서는 당연히 가격이 떨어져야 좋은 것인데 왜 마음은 그렇지가 못할까요.


 이 책은 그런 내용을 차분하게 담고 있습니다. 꾸준한 저축과 투자를 통해서 안정적인 은퇴자금을 마련하는 아주 보수적인 내용을 담담하게 설명해 줍니다. 지금 쓰는 천원은 몇십 년 후의 몇만 원이 될 것이라는 것을 통해서 작은 절약과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 번에 큰 금액을 투자하는 것보다 꾸준하게 자산의 규모를 늘려가는 것의 안정성을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내와 끈기를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 대단한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은 아닙니다. 많은 내용이 실려 있지도 않습니다. 몇 가지 원칙을 반복적으로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경제특강이라고 하면 한두 시간 정도면 설명이 끝날 내용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이 원칙은 알면서도 잘 실천이 안 되는 그런 내용이기 때문에 요즘같이 재미없는 시장 한가운데서 차분하게 읽기 좋은 책입니다. 멘탈 관리에 좋을 것 같네요. 저축과 절약을 다이어트에 비교한 부분도 재미있었습니다. 다 뭐가 맞는지 알고는 있지만 실천이 잘 되지 않는 것이니까요.


 요즘 주식시장으로 마음이 흔들리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면 도움이 될 만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역서 기준으로 200페이지가 조금 넘지만 계속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 가까이 두고 시간 날 때 조금씩 읽기에도 좋은 책이었습니다.




8. 어떤 책에서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고 분산 투자하고 또 다른 책에는 확신 있는 주식에 몰아서 투자해야 돈을 번다고 쓰여 있어요. 책마다 얘기가 달라 주식 공부는 글로 배워서 될 일이 아니더라고요.


40. 1년에 20 파운드를 벌어 19파운드 6펜스를 쓰는 사람에게 남는 건 행복이다. 똑같이 1년에 20파운드를 벌지만 20파운드 6펜스를 쓰는 사람에게 남는 건 고통이다.


52. 저축은 다이어트와 비슷하다. 둘 다 절제가 필요하고 올바른 습관을 들여야 한다.


62. 벤저민 프랭클린은 한 푼 아낀 것은 한 푼 번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84. 시장의 참여자들은 시장 평균 수익을 얻어야 하고 누군가의 승리는 다른 누군가의 패배를 의미하기 때문에 주식 투자는 제로섬 게임이라 불린다. 만약 몇몇 투자자가 운 좋게도 전체 시장보다 수익률이 낮은 주식만을 보유한다면, 다른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낮은 주식만을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120. 앞으로 몇 년 동안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마음먹은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할 때 기뻐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우울해한다. 사실상 그들은 자신들이 구매할 예정인 햄버거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기뻐하는 셈이다. 이런 반응은 지혜롭지 못하다. 주가가 오르는 걸 보고 좋아해야 할 사람은 가까운 장래에 주식을 매도할 사람들뿐이다. 매수 예정자들은 주가가 하락하는 걸 훨씬 더 좋아해야 한다.


147. 따라서 누군가 분명한 주식시장 패턴이란 것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지속될 수 없다. 주변에 그 패턴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말이다. (중략) 승자를 판다는 건 자본 이익에 따라 세금을 낸다는 것을 의미하고 패자를 판다는 건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팔려면 패자를 팔아야 한다. 그래야 세금 부담 대신에 세금 공제를 받게 된다.


217. 투자에서 성공의 핵심 요소는 인내심과 끈기다. 


219. 항로를 유지하고 시장 변동을 무시하라. 그러지 않으면 비용이 많이 드는 심각한 투자 실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인 목표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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