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성의 규칙화를 통한자기 제어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은 과학서적인 줄 알고 빼어 들었는데, 일종의 자기 계발서입니다. 제가 손에 집어 든 책은 2012년도에 발간된 개정본 초판이고, 2.0이 붙은 개정본 이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같은 제목으로 한번 출간을 한 적이 있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일단 책 내용은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의 좋은 내용들을 이것저것 담아놓은 좋은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포스터와 영화의 일치감, 책도 표지/제목과 내용의 연관성을 좀 중요하게 보는데, 이 책은 제목부터 표지의 이미지까지 도무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가 너무 편협한 사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엔트로피는 중고교 과학시간부터 쭈욱 들어온 개념인데, 이쪽 분야에 대한 그 이상의 지식은 없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저는 '무질서도', '불확실성'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항상 한쪽으로 흐르는 자연의 법칙이죠. 뜨거운 물이 식고, 차가운 얼음이 녹는 것도 이 엔트로피 때문이고, 시간이 흐르는 것도 모두 다 엔트로피와 연관이 있습니다. 제가 엔트로피 전문가는 아니지만, 엔트로피가 '부정적인 것', '저항해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책에서는 '머릿속에 부정적인 사고가 가득 찬 무질서한 상태'를 '엔트로피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라고 표현하면서, 시간을 잘 쓰고,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고, 화를 내지 말고, 책을 보고, 다양한 창의적 시도를 하라고 그 극복 방법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내용은 다 맞는 말이고 좋은 말입니다. 다 어디에선가 들어보았던 자기 계발의 정석들이죠.
그런데 엔트로피라는 개념을 가져온 것부터, 이미 정의가 되어 있는 용어의 정의를 변형해 가면서, 게다가 '네거티브'라는 다른 수식어를 붙인 다음에, 콩글리시를 융합해서 '네트로피'라는 말을 새로이 굳이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과도한 포장 같다고나 할까요. 아래 발췌한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내용이나 아이디어는 좋은 부분 제법 많았는데 말입니다. 저자께서는 미하이 칙센트의 저서 '몰입'에 있는 개념을 인용했다고 머리말에 짧은 글을 남기셨는데, 나중에 이 책도 한번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국내 자기 계발 서적 일부와 비슷한 내용의 외국 유명 서적을 비교해보면 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두어 달 전에 읽었던 'GRIT(https://www.facebook.com/readlibros/posts/137197768386533)에는 다양한 출처와 연구근거들이 주석을 통해 포함되어 있어, 어디까지 저자의 의견이고, 어디까지 검증된 이론이며, 어떤 실험과 근거를 바탕으로 이런 주장을 펼치는지 '납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 책을 비롯한 적지 않은 수의 일부 서적들은 단정적이 어조로 본인의 원칙을 주장하고, 각종 수치들을 제시하는데 '왜?' 그렇다는 내용이 빠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에서도 책을 3천 권 이상 읽은 결과로 나온 통찰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인용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네트로피 이론의 많은 내용이 '다음 카페나 인터넷 토론광장, 포럼 등을 통해 수많은 검증을 거친 이후에 다듬어지고 더욱 정교하게 발전, 보완된 것'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머리말 대목에서, '제대로 된 실험이나 케이스 스터디는 없었다는 것인가? 본인 뇌피셜과 네티즌 댓글 피셜이라는 이야기인가?'라는 의문을 오히려 더 품게 되었습니다.
그냥 저는 '~~ 한 사람들의 50%는 ~~ 하다'라는 표현을 하려면 출처나 근거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것이 없다면 이를 어떻게 믿고 증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책 내용은 나쁘지 않았는데, 중간중간 시원하게 넘어가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서 조금은 아쉬운 시간이었습니다.
12. 심심함. 이 감정은 가장 경계해야 할 감정이다.
15. 엔트로피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볍고 단순하게 만든다.
26. 아버지는 매일 돈을 벌어 오는 고생에 대한 보상을 가족에서 받고 싶어 한다. 무질서 정도가 높은 아버지일수록 쉽게 화내고, 자신만을 생각하며, 권위적이다. 또한 말수가 적으며 매사에 피곤해한다. (중략) 이것은 무질서 상태를 벗어나고 싶다는 처절한 몸부림이지만 결국 가족 전체를 더욱더 큰 무질서 상태로 빠뜨리고 만다.
36. 당신이 현재 무미건조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선 하루 30분을 투자해서 무조건 뛰어라. 혹은 걸어라. (중략) 그리고 소비하기 위해 노동하는 천박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하라.
37. 지금 일하고 이는 분야만 열심히 한다고 무엇이 바뀌는 것은 없다. 지금 시대는 변화가 주도하는 시대다.
46. 자기 일에 열심히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쓸모없이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작은 사건과 사고들을 달고 산다.
50. 이것이 바로 실패의 원인이다. 바쁘면 화, 짜증도 같이 동반된다. 그래서 바쁘게 일하면 행복한 것이 아니라, 마음 한구석에 공허함만 키워나가는 것이다. 바쁘게 일할 때 옆에서 누가 작은 실수만 해도 불같이 화를 내개 된다.
56. 성공하기 위해서는 긴장(집중)과 이완(웃음의 여유)을 연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60. '노동-소비-휴식'이라는 3단계 과정의 반복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휴식이란 놀이가 아니라, 노동, 소비에 지쳐서 잠시 쉬는 단계일 뿐이다. 노동-소비-휴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신이 휴식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소비-휴식에 익숙한 사람들은 휴식을 권투시합 막간에 쉬는 1분간의 휴식이라고 생각하며 휴식 자체를 매우 불안하게 생각한다.
70. 노동자 마인드를 벗어나기 위한 첫 번째 제안은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라는 것이다. 대기한다는 말은 매우 수동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노동자는 언제나 대기상태다. 상관으로부터 대기해야 하고 기업으로부터 대기해야 한다. 대기상태는 전혀 창조적인 시간이 아니고 버려지는 시간이다. 하루 중 어쩔 수 없이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찾아온다면 반드시 그 버려지는 시간을 인식하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84. 매일매일 사소한 일에 화와 분노를 표출하면 결국 혼자 게임하는 시간, 혹은 혼자 밥 먹는 시간이 가장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99. 사랑 없는 결혼은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이것은 우주의 원리다. 무엇에 마음이 끌리는 일(사랑)은 계속 집중하게 되며 시간에 구속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즐기게 된다.
103. 근묵자흑이라는 말을 상기하라. 부정적 엔트로피 감정들과 한번 타협하기 시작하면 당신의 흰 도화지는 더러워진다.
106. 하지만 자신을 믿지 않고 열심히 실행하기만 한다면 그 일은 곧 포기하게 된다.
111. 근면, 성실함은 때로는 무용지물일 수 있다. 당신이 열심히 노력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면 바로 습관적 노동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일이 습관적 노동으로 전락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성공할 수 없다.
130.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신의 삶은 연극이며 당신은 그 아름다운 연극의 주인공이다. 걱정하지 말고 웃고 즐겨야 한다. 당신을 괴롭히는 그 가벼운 고민거리는 당장 벗어버려야 한다. 모든 주인공들은 그런 말도 안 되는 고민으로 걱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148. 정치적 자살 상태가 지속되면 미래에 대한 공포와 세상인심의 각박함을 느끼면서 더욱 고립되어 간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점점 노동처럼 느껴지게 되고 미래에 일어날 밥벌이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
152. 무슨 일을 해도 10년이면 전문가가 된다. 10년이란 정말 어떤 일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156. 인간은 평생 자신을 스스로 발전시키는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를 학생 때만 하는 것으로 착각하면 오산이다.
162.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질서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164. 절대 화를 내서는 안된다.
171. 웬만한 일에 상처 받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살아있으며 싱그럽고 고귀한 정신세계를 가졌다. 사소한 엔트로피적 일에 상처 받지 말아야 한다. 자기만 손해다.
172. 남들 시선을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당신 행복을 망가지게 하는 요소 중 50%는 남들을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시작된다.
179. 세상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살려면 우선 깐죽거리는 연기가 필요하다.
191. 눈치 보면서 살면 늘 불안감과 긴장감을 동반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늘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통제자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의 행동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
196. 쫄아있는 마음은 바로 나만의 인생철학이 없어서 발생하는 것이다. 인생철학은 본인이 책을 읽으면서 쌓아야 한다.
202. 사람들은 꾸준하다는 것의 무서움을 잘 알지 못한다.
224. 하지만 휴식이란 상대적 개념이다. 3일 동안 잠만 자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고 보기 어렵다.
228. 지금 현재 당신이 하는 일에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중략) 싫어도 좋아도 일단 긍정해야 한다. 긍정할 수 있다면 진정으로 멋진 삶이다.
232. 인간은 현재 행복해야 한다. 짧은 인생 스트레스만 쌓아놓고 살면 빨리 죽게 된다. (중략) 작은 것 사소한 것에 기뻐해 보자.
248. 책을 읽으면 당신 머릿속에 질서가 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