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ouple's Guide to Happy Retirement
다양한 상담경험을 가지고 있는 임상심리전문가 사라 요게브 박사의 책입니다. 번역서 제목은 '행복한 은퇴', 원서의 제목은 'A couple's guide to happy retirement(행복한 은퇴를 위한 부부 가이드)'입니다. 번역서의 제목은 '은퇴'에 포커스를 두고 있지만 원서의 제목은 부부(couple)를 강조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책 내용 전반에 걸쳐서 '은퇴'를 다루고 있지만, 중심 내용은 인생의 단짝인 '부부'가 어떻게 은퇴로 인해 변화가 불가피한 삶의 방식을 받아들일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을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서로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다투려야 다툴 수가 없지만, 일을 하지 않을 때는 24시간 같이 있게 되니 한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제가 이 책을 '은퇴'보다 '부부'에 초점을 두고 있는 책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내용이 '신혼부부'에게도 적용이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은퇴'로 인한 '변화'가 '두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서로 잘 이해해야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변화'의 촉발 요인인 '은퇴'를 '결혼'으로 바꿔보아도 내용이 전혀 달라지지 않습니다. '결혼'으로 인한 '변화'가 '두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도 우리가 긍정적으로 유도해야 하는 생의 큰 전환이니 말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은퇴를 준비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부부, 연인관계를 진지하게, 서로 배려하는 관계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간적인 부분, 취미적인 부분, 경제적인 부분, 인간관계 등등. 대부분의 내용은 각 문제별로 나타나는 현상과 이유들은 다를 수 있지만 한 가지 축으로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내 문제'는 '내'가 풀어야 하고, '우리 둘'의 문제는 '우리 둘'이 직접 문제를 맞닥뜨리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죠. '여행 다녀오면 자연스레 해결되겠지', '이사를 가서 환경을 좀 바꿔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경제적으로 좀 여유가 생기면 달라질 거야' 등등의 생각을 하기 쉽지만, 외부요인들은 내부의 원인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각종 변화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문제들을 숨기고 덮기보다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꺼내어놓고 허심탄회하게, 용기있게 대화할 수 있는 것이 더 건강한 관계겠죠. 책상 서랍도 그렇고, 사무실 일도 그렇고, 내 마음속도 그렇고, 부부관계도 그렇고 미뤄둔다고, 눈에서 일단 치워둔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으니까요.
15. 오늘날 은퇴란 인생에 딱 한 번 일어나는 일회성 사건이라기보다는 여러 단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17. "일본 주부들은 남편이 은퇴할 시기가 되면 몸이 아프거나 신경이 날카로워진다고 한다".
28. 아름다운 프랑스 남부 여행이 은퇴 초반에 느꼈던 여행의 마법을 되살려주리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문제는 여행에도 동행했다.
33. 1900년에 평균 수면은 46.3세였다. 노동자는 거의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일하고 말 그대로 작업용 부츠를 신은 채로 죽었다. 65세가 넘어 은퇴한 이들은 고작해야 1~2년 정도 더 살았다.
42. 은퇴 기간이 우리 수명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기에 부모나 이전 세대 중에서 바람직한 은퇴생활의 모범을 보여줄 만한 사람이 없다.
45. 은퇴 후 혼란이 더욱 극심해지는데 두 사람은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단 둘이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49. 자신의 욕구와 배우자의 기대 간에 존재하는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배우자의 반응에 서운해하며 둘의 관계가 회복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55. 은퇴 후 갑자기 심리적 전환을 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기에 그전에 미리 일이 자신에게 가진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63. 서구 사회에서는 금전적 보상이 일의 지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더 명예로운 직업일수록 더 많은 돈을 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 반대도 가능하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그 직업이 본직적으로 명예롭지 않더라도 존중받는다. 따라서 매출이 좋은 쓰레기 수거 회사 사장이라면 충분히 부러움과 존경을 받을 수 있다.
73. 불확실한 시기라고 보는 사람은 은퇴를 두려워하고, 기회라고 여기는 사람은 은퇴를 환영하며 더 쉽게 적응한다.
84. 쾌락보다는 즐거움이 우리를 장기적 행복으로 이끈다.
87. 신체활동과 운동이 건강과 젊음 유지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와 증거는 수도 없이 많다.
90. 은퇴자는 평생교육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91. 배움의 기회 가운데 은퇴자에게 가장 만족스러웠던 경험을 꼽으라면 평범한 주제나 공부 방식에서 벗어난 것들이 많다.
115. 예를 들어 여행 경비라는 주제는 여행에서 돌아온 후 딱히 외출할 곳이 없어진 부부에게는 관계를 흔들 만큼 중요해질 수 있다. 내 시간과 에너지와 관심을 요구하는 다른 의무와 역할이 사라지고 나면 생활의 중심에는 오로지 부부관계만 남는다.
118. 특히 요즘에는 통신수단이나 기술의 발전이 소외와 단절의 요인이 된다. 심심해진 배우자는 점점 더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게 되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든다.
119. 혼자서 책 읽고 사색하고 무슨 일이든 혼자 하는 데 익숙한 어른이 있는 반면 한두 시간 혼자 있는 것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122. 어떤 집에서는 모든 여가활동은 가족이 함께해야 하지만 어떤 집에서는 아빠는 매주 동료나 친구와 골프를 치고 엄마는 친한 친구들과 미술관에 간다.
133. 첫 번째, 부부가 함께 여가 시간을 얼마나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162. 고통과 박해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인종이나 민족에게는 돈이 곧 목숨이며 안전이었다.
166. 자신의 재정 문제를 이성적으로 그리고 상대를 지지하는 쪽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부일수록 더 나은 결혼생활을 영위한다.
177. 그동안 열심히 번 돈을 잘 쓰기 위해서라도 당신과 배우자에게 돈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자.
186. 아내는 남편의 집안일 참여를 사랑, 지지, 감사의 표현으로 받아들인다. 사실 남편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아내의 짐이 가벼워지는 것이지 남편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집안이 안 돌아가지는 않는다. 부부가 이런 관점을 공유할 때 아내는 남편이 공평하게 짐을 나눠가졌다고 인식하며 실제 그 분담의 정도와 양에 상관없이 행복하다고 느낀다.
212. 사실 일터에서 동료나 고객 그리고 거래처 사람과 금방 친해지는 건 남성 쪽이다. 같이 프로젝트나 어려운 도전을 성공시키며 끈끈한 의리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관계에서도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원칙 아닌 원칙이다.
222. 실제로 자살하는 은퇴 남성 대다수에게 아내가 거의 유일한 인간관계인 경우가 많았다.
232. 밀러 부부는 어떤 것들을 경제적 이유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스미스 부부는 이런 부분을 좀 더 배려하기로 했다. 그들 부부는 서로 더 노력하기로 했고 예전의 우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런 벽을 넘기 위해서는 친구와 솔직한 대화를 해야 한다.
240. '샌드위치 세대'란 젊은 자식과 나이 든 부모까지 모두 돌보는 이중의 의무를 가진 세대를 일컫는 말로 오늘날 은퇴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243. 자녀의 경우, 자녀의 성적이나 행동이 본인의 자아존중감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그들이 실수하고 실패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손주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304. 우울하지 않았던 배우자는 처음에는 도우려 하다가 참을성을 잃고 우울한 배우자를 소극적으로 비난하며 부정적 감정을 더 부풀린다.
326. 짐작하겠지만 은퇴생활을 잘하는 사람은 인생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다.
340. 새로운 장소가 두 사람 사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어야 한다.
362. 쓰는 사람은 절약의 습관을 기르고, 모으던 사람은 필요할 때 지갑을 여는 법을 익혀야 한다.
368. 부부가 같이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369. 두뇌활동을 게을리하지 마라.
385. "끝이 좋으면 만사가 좋다 All's Well That Ends Well"는 영국 속담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노년에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