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의 의미
2025년부터는 고등학교 정식 교과목에 '기업가정신'이 새로 생깁니다. 기존에는 진로와 직업 등 일부 교과목에서 기업가정신이란 개념을 간단하게 다루었는데요. 이것만으로는 학생들이 기업가정신이란 역량을 향상시키기에 부족하다는 비판이 지속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당장 창업을 할 것도 아닌데 기업가정신이 왜 중요할까요? 우리 사회는 기업가정신을 왜이리 강조하고 있을까요? 이전보다 더욱 빠르게 변하는 세계에서 생존을 위한 필수역량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업가의 인적자원개발을 연구하고, 여러 대학에서 기업가정신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기업가정신이 교육현장에서 더욱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현 시점에서, 브런치 매거진을 통해 기업가정신에 대해 보다 깊이 탐구해보고자 합니다.
기업가정신이라는 용어는 기업가와 정신이란 두 글자의 합성어입니다. 영어로는 entrepreneurship입니다. entrepreneur에 ship이라는 글자가 붙은건데요. entrepreneur는 기업가, ship은 마음가짐을 뜻합니다. 스포츠맨십이란 용어를 들어보셨을 거에요. sportsman에 ship이라는 단어가 붙어있죠. 즉, 스포츠맨이라면 마땅히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정정당당하게 경기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 같은 것이 있겠죠.
스포츠맨십처럼 기업가정신은 기업가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의미하는데요, 좀 더 어려운 말로 표현하면 기업가적 사고와 행동양식입니다. 정신이라고 해서 단순히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사고’에만 국한되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요. 사고를 바탕으로 결국은 행동이 이루어져야 무언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기업가적 맥락에서 행동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요약컨대 기업가정신은 기업가가 가져야할 사고와 행동양식을 의미한다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흔히 '정신'이라는 단어 때문에 기업가정신을 단순히 사고방식이나 철학적인 개념으로만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기업가정신은 생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동반해야 합니다. 결국, 실천(action)의 문제입니다.
좋은 기회를 발견했을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거기서 멈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기업가정신은 기회를 포착한 후, 그것을 사업화하고 시장에서의 위험을 감수하며 혁신을 이루는 과정에서 발현됩니다. 마윈(알리바바 창업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류 아이디어에 삼류 실행력 vs. 삼류 아이디어에 일류 실행력, 나는 후자를 선택한다
이 말처럼 실행력이야말로 기업가정신의 핵심입니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Drucker, 1985)는 기업가정신이 결국 실천임을 강조했습니다.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불확실하고 모호한 환경에서 새로운 가치 있는 자원 조합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과정"으로요. 흥미롭게도 그는 1990년대 후반 한국을 '기업가정신 1등 국가'로 평가하기도 했죠.
그 외, Timmons(1989)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였고요. 기업가정신 교과서의 저자 Kuratko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솔루션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에너지와 열정을 요구하는 역동적인 프로세스"로 바라보았습니다.
여러 학자의 정의를 요약컨대, 기업가정신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불확실성, 도전정신, 위험 감수, 혁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기업가정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포르투갈 리스본에 세워진 기념비 속 항해왕자 엔리케(Infante Dom Henrique)입니다. 사진에서 맨 왼쪽에 보이는 사람이 바로 엔리케 왕자입니다.
포르투갈은 유럽의 서쪽 끝에 위치해 있어 당시 지중해 국가들과 활발한 무역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엔리케 왕자는 신항로 개척에 나섰습니다. 아프리카 연안을 탐사하고, 대서양으로 진출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초기에는 경제적 수익 없이 막대한 비용이 들었고 반대 여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해양탐사를 연구하며 보자도르 곶을 점령하고, 포르투갈을 해양 강국으로 성장시키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그가 사망한 후, 포르투갈의 탐험가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인도와 인도네시아로 진출하는 대항해 시대를 열었습니다. 엔리케는 왕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의 기업가정신은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역시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지만, 위험과 불확실성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강인한 정신이 있었습니다.
기업가정신은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행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불확실성과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하는 정신이야말로 기업가를 기업가답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도 이러한 도전 정신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방식으로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