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롤라인 Jul 26. 2022

나의 갑옷은 소라머리와 메이크업

전투태세를 갖추고 하는 비행


 어릴 때부터 나는 컴퓨터 게임을 즐겨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 스토리에 이어 요새도 쉬는 날 이면 플레이스테이션을 가끔 한다. 날 플스에 빠지게 만든 게임은 갓 오브 워라는 게임이다. 그래픽도 멋있고 스토리도 좋아서 밤늦게까지 갓 오브 워를 한 기억이 있다. 레벨이 높아지고 경험치가 올라가면 더 좋은 갑옷과 무기를 구매할 수 있다. 좋은 갑옷과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공격력과 방어력이 높아져서 괴물을 무찌르기도 쉬워진다. 즉 점점 세질수록 점점 더 적들을 대적하기 쉬워지니 게임하는 게 더 재밌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비행 전에 난 나만의 무기와 갑옷을 장착한다. 주름 하나 없이 잘 다려진 유니폼을 입고, 소라머리가 잔머리 한 올 없이 완벽하게 되면 공격력과 방어력이 오른다. 깔끔한 아이라인과 대칭이 잘 맞게 그려진 눈썹, 화사한 피부 화장에서도 공격력과 방어력, 전투력이 오른다. 속눈썹, 네일, 볼터치 등 하나하나 비행 준비를 할 때마다 나의 공격력과 방어력, 항마력, 전투력이 점점 올라간다.


소라머리가 마음에 들게 잘됐다. 이런 날은 공격력 +100


전쟁터(?)에서 어떤 적(?)들을 만날지 아무도 모른다. 심각한 응급 의료 상황이 될 수도 있고, 날 힘들게 하려는 사무장일 수도 있고,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해달라는 승객이 될 수도 있고, 소고기가 다 떨어졌는데 소고기를 내놓으라는 승객이 될 수도 있다. 그 누구를 대적해도 웃으며 노련하게 대할 수 있도록 오늘도 나는 나만의 갑옷과 무기를 장착하고 전쟁터로 나간다.




작가의 이전글 피할 수 있으면 피하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