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집 앞 목감천에서의 일이다. 뛰기를 멈추고 숨을 고르고 있던 중에 앞에서 걸어오는 여자아이들의 대화를 살짝 들었다. 중학생쯤 됐을까. 한 친구가 병문안을 가보고 싶다며 낄낄대며 웃어댔다. '별게 다 소원이네. 귀엽긴.' 대수롭지 않은 대화를 대수롭지 않게 흘려보냈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돈다.
요즘 나는 A와 술을 먹으며 회사 얘기, 주식 얘기, 차 얘기, 결혼 얘기를 나눴다. B와는 밥을 먹으며 회사 얘기, 주식 얘기, 차 얘기, 결혼 얘기를 했다. C에게는 전화를 걸어 회사 얘기, 주식 얘기, 차 얘기, 결혼 얘기를 털어놨다. 무미건조한 현실의 반복.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 중학생 친구는 오늘은 친구들과 무슨 얘기를 나눴을지 궁금하다. 또 무슨얘기를 하면서 신나게 웃었을까.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