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인경 Aug 06. 2016

매우 만족 부탁드립니다


바람도 멈춘 폭염 속

뜨거운 열기 온몸 휘감고

매미도 덥다고 아우성인 팔월 복중에

고장난 사무실 에어컨


건물 실외기 10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60-70도의 열기

일초도 견디기 힘든 호흡을

염주알 같은 굵은 땀방울 뚝뚝 흘리며

두시간 가까이 맞서 싸우는 서비스 기사

목에 두른 수건

거무튀튀하게 물들고

냉수 한 대접 받아쥔 두 손엔

검은때 가득한 손톱

등에 착 들러붙은 땀에 젖은 후줄근한 작업복에선

그의 고단한 삶이 느껴진다


수리를 다 마친 후 그가 사람좋은 웃음 지으며 쑥스러운듯 미안한듯 내뱉는 한마디

고객센터 전화오면

[매우만족 부탁드립니다]**


인사하고 돌아서면서

진심으로  바람해본다


저 남자의 부인은

착한 여자 였으면 좋겠다고

땀에 젖은 월급봉투 고마워하고

쉼을주는 안식처 같은 아내였으면ᆢ




                                                            

매거진의 이전글 퇴 근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