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7. 이건 갈등일까, 오해일까

For your empathy

by 목화


나는 조직적합성에서
빨간 신호를 보이는 지원자는
아무리 직무 능력이 뛰어나도 뽑지 않는다.


회사는 온갖 종류의 갈등이 수시로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럼, 평범하던 사람들이
입사하는 순간 갑자기 성격이 나빠지는 걸까?

물론 아니다.


회사는 누군가 잘못한 사람이 없어도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업무 기한에 맞춰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협력사의 납품이 갑자기 지연된다.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는 나는,

유관부서로부터 온갖 싫은 소리를 들어야한다.

전체 프로젝트 일정이 흔들린다는 압박까지 더해진다.


그래서 회사는
‘갈등을 없애는 사람’보다
‘갈등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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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모의면접을 진행하고 있었다.


나는 학생들의 ‘조직적합성’을 보기 위해
갈등과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조직에서 상사와의 관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나와 성향이 정반대인 상사와 함께 일하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하시겠어요?”


비슷한 질문을 수없이 던져왔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늘 조금씩 달랐다.


A 학생은 말했다.
“무조건 맞춰드리겠습니다.”


B 학생은 짐짓 여유있는 표정으로,

“예전에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유연하게 잘 대처했습니다.”


C 학생은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답했다.
“가능한 맞추려고 노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부당한 지시가 반복된다면,
조심스럽게 상담을 시도해볼 것 같습니다.”


나는 순차적으로 피드백을 하며,

C 학생에게 한 가지를 물었다.

“나와 성향이 다른 것이 부당한 건가요?”


순간, 학생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


잘못된 답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많은 학생들이 비슷하게 말한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갈등’과 ‘부당함’이
아무렇지 않게 하나로 묶여버린다.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 상황을 이미 ‘갈등’이라고 규정해버리는 순간,
문제는 시작된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성향이 다르다는 건 잘못이 아닙니다.
부당함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예요.
지금 우리는 ‘누가 옳으냐’를 묻는 게 아니라,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를 보고 있어요.”


그제야 C 학생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질문이 어려웠던 게 아니라,
질문의 방향을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무를 하다 보면,
실력 좋은 사람보다
갈등을 잘 다루는 사람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끌고 가는 경우를
훨씬 더 자주 보게 된다.


면접에서 묻는 갈등 질문도 마찬가지다.

질문은 여러 형태로 바뀌지만,
결국 하나를 묻는다.


그래서 나는 갈등 질문이 나오면,

답보다 먼저

이 사람이 이 상황을 어떻게 규정하는지를 본다.


많은 지원자들이
갈등 질문 앞에서 가장 먼저 꺼내는 건
‘남 탓’이다.

“부당하게 떠넘겼습니다.”
“일부러 저를 배제했습니다.”
“이유 없이 저를 싫어했습니다.”


정말 이유가 없었을까.
정말 상대가 일부러 그랬을까.


직장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변수들이 얽혀 있는 공간이다.
내가 알지 못한 사정,
내가 보지 못한 배경이 있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조직에서의 갈등은
누가 옳고 그른지를 가리는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어디까지 함께 갈 수 있는지를 보는 문제다.


나는

갈등을 피하는 사람보다

다른 성향을 이해하려는 사람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준다.


강의에서는 늘 같은 말을 하게 된다.
조직적합성은 별 100개짜리라고.


다음 에피소드는 <강의실>

EP#08. '지원 부서이기는 하지만'

부제: For your awareness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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