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살 - 하루만 배낭여행자로 살아보았다 2편

발리카삭 로컬 투어에서 만난 인도&대만 동생들

by 워너스

드디어 발리카삭 섬에서 스노클링을 시작

인도 & 대만에서 온 동생들과 한 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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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온 경운기 배에서 내려서 발리카삭 섬으로 입도 하였다.


그리고 스노클링 할 수 있는 포인트로 이동하여, 작은 배를 타고 바다고 조금 나갔다.


아주 작은 배여서 한 배에 3명 정도만 탈 수 있었다.


우리 배에는 나와 인도에서 온 소날리, 그리고 타이완에서 온 앨리슨 이렇게 셋이 같은 배에 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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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조가 됐기에 서로 통성명을 했다.


왠지 둘은 친해보였다.

한명은 아시안, 한명은 인도사람. 아... 둘은 대학교 친구인가보다.




"너네 둘은 학생이야?"

라고 물어봤다.




"하하 우리도 나이가 좀 있어"

너무 어리게만 봤나 보다.



원래 알던 사이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고 한다.

여기 보홀 여행을 와서 팡라오 호스텔에서 만났다고 한다.



아, 맞아. 젊은 친구들은 호스텔에서 만나서 같이 투어하고 그랬었지.

잊고 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타이완에서 온 앨리슨은 25살, 인도에서온 소날리는 28살이라고 한다.

참 앳된 동생들이다.

뭐가 그리 잼있는지 둘은 신나보인다.





20대, 여행, 호스텔...

오래만에 들어본 단어들이다.

잊고 있던 단어들이다.






나의 20대의 첫 배낭여행이 떠오른다.




치과대학 본과 4학년 졸업을 앞두고 여름방학이 기적처럼 주어졌다.

( 치과대학 4학년들은 보통은 여름방학이 없었다)

1달이 조금 넘는 여유시간이 생겼다.




부족한 돈을 긁어보아서 터키로 홀로 배낭여행을 갔었다.

혼자 처음 가는 배낭여행이었다.

그렇게 혼자서 멀리까지 가본적이 없었다.



자금도 충분치 않았고, 모든 것이 미숙하고,영어도 미숙했다.

비행기 표를 인터파크에서 어찌어찌 예약했다.

예약이 잘 된건지도 아닌지도 몰랐다.

비행기는 이렇게 타는 게 맞는지도 확신이 없었다.




두바이를 경유하고 이스탄불 공항에 내렸다.

공항철도를 타고 길을 물어가면서 이스탄불 시내로 왔다.


시내에서 호스텔을 찾아가야 하는데 막막했다.

지금처럼 핸드폰으로 구글맵을 쓸 수 있던 시절이 아니었다.

여행책자에 나와 있는 지도를 보면서, 그리고 미리 인터넷 카페에서 알아본 숙소 찾아가는 법을 참고해서 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현지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를 수십번 거쳐서, 힘겹게 숙소를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호스텔에 들어갔는데,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과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도 참 막막했었다.



치과대학 병원 실습을 하며 소심해질 대로 소심해진 마음을 다잡고, 조금 용기를 내어 여행객들에게 다가갔던 미숙하고 모든게 어설펐던 시절의 모습이 불현듯 스쳐지나갔다.





배낭도 무겁고, 돈도 없고, 여행의 모든게 미숙했지만, 모든 것이 새롭고 좋았다.

이스탄불 전역에 울려퍼지는 아잔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처음 느껴보는 이질감이 묘하게 신선했다.





거긴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니었다.



'지구 안에 이런 곳이 있구나.'




아잔 소리가 울려퍼지고, 한 번도 와보지 못한 동네에 나 혼자 있는 그 생소한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벌써 13년도 더 지난 경험이지만, 정말 강렬했나 보다.




20대때는 나도 소날리와 앨리슨처럼 여행지에서의 모든 경험들이 새롭고, 신기했던 것 같다.



41살의 내가 20대의 나를 잠깐 그리워했다.



'감수성이 살아있는 20대에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었지...'






인도 동생 소날리는 스노클이 처음이다.




인도 동생 소날리는 스노클링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타이완 동생 앨리슨은 자기는 수영좀 할 줄 알아서, 핀과 구명조끼는 없어도 된다고 한다.



성격좋게 생긴 필리핀 현지 가이드 마크는 배를 바다로 내놨다.

그리고 우리보고 앉으라고 했다.



섬에 원주민들이 몇 백년 동안 타왔들 것 같은 나무로 만들어진 그런 배였다.

이런 작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게 신기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다른 가이드가 오더니, 필리핀 말 '따갈로그? 로 우리 가이드 마크에게 뭐라뭐라 한다.



알고보니, 우리 가이드가 배를 잘못 끌고 나왔다.



'아, 그럼 그렇지. 이거 저렴이 투어는 계속 뭐가 문제가 생기는구나'



이상하게도 짜증이 나지 않고, 상황이 재미있었다.




우리 셋은 모두

'This is travel' 하면서 웃었다.

나도 잠깐 마음만은 20대로 돌아갔다.




그렇게 다른 가이드가 우리 배를 갖고 손님들을 태우고 떠났다.

우리 가이드 마크는 당황해보였다.



바다에 나가 있는 다른 고참 가이드와 이야기 하더니 해결책을 찾았나보다.



저 옆에 저 배를 타고 나간면 된다고 한다.

저 배가 sick 해서 저거 빈배라는 내용으로 앨리슨에게 이야기 하는 것 같았다.



sick 이라느 단어만 들렸다. 나와 인도 동생은 저 아픈배를 타게 되면 가다가 가라 앉는거 아니냐고 했다.

알고보니, 배 주인이 sick 해서 빈배라고 한다.



다행이었다. 아무리 저렴이 투어지만, 그래도 배가 가라앉으면 안되니까 ...



드디어 아름다운 바다를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괜히 설렌다.



나는 바다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바다에 있을때 느끼는 편안하고 풍만한 감정...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소날리가 마스크 어떻게 쓰는거냐고 묻는다. 그리고 스노클은 어떻게 끼는거냐고




'아, 이 동생 스노클리이 처음이라고 했지'





과거 다이빙 강사였던 오지랍이 발동한다.



'이래뵈도 전통있는 프라디이빙 센터 Freedive dahab에서 강사를 땄던 몸이다.'



그것도 영어로 코스를 듣고, 영어로 티칭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었다



'지금은 매일 치아와 씨름하고 있지만, 한 때 프리다이빙 강사를 했던 사람이었다 내가'



비기너를 가르치는 기분으로, 마스크와 스노클 사용법에 대해서 영어로 설명을 해줬다.



목을 완전히 열면 안되고, 반쯤 열어두고, 물이 들어보면 "퇘" 뱉어내면 되.



그리고, 마스크를 쓰기 전에는 '디포깅Defogging'을 해야되.

"다 다 같이 마스크에 침을 퇘 뱉어봐"



"내가 먼저 해볼게"



최대한 걸죽한 침을 뱉어야 습기가 차지 않는다.

걸죽한 침을 마스크 안쪽에 뱉고 검지 손가락을 잘 문질러준다.



다른 동생들도 똑같이 따라한다.

아까 '너네들 오늘 운이 좋다. 프리다이빙 강사랑 같이 스노클을 하니까 굉장히 안전할거야'

라고 너스레를 떨었던게 효과가 있었나 보다.





3편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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