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카삭 섬 투어를 로컬 업체를 이용해서 다녀온 여행 에세이 입니다.
어제는 그랑블루 다이빙 센터에서 발리카삭 펀 다이빙 투어를 현희 강사님과 다녀왔다.
울산에서 살고 있는 케미와 에너지가 좋은 신혼 부부 프리다이버와 함께 투어를 다녀왔다.
프리다이빙을 한 이후로 가장 멋진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그랑블루의 김현희 강사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그랑블루 현희샘이 찍어주신 발리카삭에서의 스냅샷
사진 찍히는 것에 집중을 하다 보니, 발리카삭을 온전히 즐기지 못 한 것 같아서, 혼자서 투어를 한 번 더 가보고 싶었다.
발리카삭의 맑은 물과 거북이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다.
다합을 떠난 이후로 거의 10년 만에 바다 다운 바다를 만났다.
다시 바다를 만나러 오는 시간이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에 한 번만 더 온전히 바다를 즐기고 싶었다.
발리카삭을 가는 투어는 크게 한인 호핑 투어 업체와 현지 로컬 투어 업체가 있다.
보통은 한국분들은 한인 호핑 투어 업체를 통해서 발리카삭을 간다.
그리고 섬으로 오고가는 배 안에서는 술과 흥과 도파민이 가득하다.
필리핀 현지 사람들이 한국음악에 맞춰서 그룹 댄스도 춰준다.
그리고 현지 열대과일과 현지 맥주가 무한정 제공된다.
그리고 배 안에서 라면도 끓여준다.
가족과 친구끼리 같이 왔다면, 한인 호핑 투어는 도파민 가득한 즐거운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그런데, 난 이번에 혼자 여행을 왔다.
혼자서 도파민 가득한 그 배를 탈 자신이 없었다.
프리다이빙 그랑블루 다이브샵은 칼리카산 리조트 안에 위치해 있다.
현지 강사님들은 로컬 호핑 투어 업체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으셨기 때문에, 칼리카산 리조트 리셉션에 있는 스탭에게 물어봤다.
"발리카삭 섬 스노클링 투어를 가려고 하는데, 여기에는 그런 투어 없어?"
"우린 발리카삭 투어는 없는데, 내가 친구 소개해줄 수 있어. 연락해볼게."
"오케이! 프렌드! 난 바로 앞에 그랑블루에 머물고 있어."
"그랑블루? 오호. 너 프리다이버야?
"어 맞아 나 프리다이버야"
"프리다이브 잘해? "
"나도 예전엔 프리다이빙 강사를 했었어. 그런데 지금은 그냥 스노클링만 하고 있어"
이따가 '조마르'라는 젊은 친구가 들어왔다.
체구가 작지만, 얼굴이 귀엽고,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친구였다.
자기에게 발리카삭 투어를 예약하면 된다고 한다.
가격은 1000php 라고 한다.
한인 업체가 산 사람에 10만원정도 하는 것에 비해서는 굉장히 싼 가격이다.
대신에 음식을 주진 않는다고 한다.
미심쩍었지만, 일단 속는셈 치고 해보기로 했다.
그것도 여행의 묘미 아니겠는다.
하루 정도는 배낭여행자가 되어 모험을 해보고 싶었다.
배낭여행자로 돌아가 괜히 흥정도 해본다.
"나 프리다이버라서, 마스크, 스노클 핀은 내가 가져갈건데 좀 깍아주면 안되? '
'그렇게는 안된다고 한다.'
그리고 투어가 시작되는 지점까지 자기 툭툭을 타고 가야하는데 이동비는 200php라고 한다.
툭툭 비용은 200php면 저렴한 편이다.
장비를 빌미로 투어비용을 좀 깍아보려고 했는데 협상에 실패했다.
"알겠어. 생각좀 해보고 연락 할게"
조마르는 알겠다고 하며, 카톡 연락처를 알려주고 쿨하게 떠나다.
카톡으로 투어에 대한 정보를 보내준다.
젊을 시절 돈 없는 배낭여행자로 빙의하여 천원이라도 깍아보고자 답을 천천히 한다.
시간을 두고서 다시 협상을 해본다. 조금만 discount 해줘.
안된다고 한다.
'아, 이게 마지노선이구나'
더 깍을 게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예약을 해달라고 했다. 내일 아침에 자기가 그랑블루 앞으로 픽업을 온다고 한다.
아침에 조마르가 조금 늦을 것 같다고 하여, 그랑블루 앞의 뚝뚝을 타고 투어의 시작점으로 갔다.
발리카삭 투어를 시작하는 모든 배들이 그 항구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투어를 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아, 사기는 아니었구나!'
조마르랑 만나서 잠시 이야기를 했다.
자기도 한국어 배우러 한국에 가고 싶다고 한다.
한국을 좋아하는 청년이다.
"내가 탈 배에는 어떤 사람들이 타?"
"주로 필리핀 사람들이 타고, 서양사람들도 좀 타고. 그때 그때 달라"
조마르가 투어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해 주었다.
열심히 사는 청년인것 같다.
잠시나마 사기가 아닌지 의심했던 것이 미안해서 팁을 좀 찔러 주었다.
저렴이 투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선장을 따라서 배를 타러 가는데, 배가 조금 멀리 떨어져서 정박해있었다.
마침 아침에 비가 조금 왔었는데, 비를 맞아가며 멀리 있는 배를 타러 갔다.
배는 작은 배였다. 한인 투어는 큰배에 20-30명이 타는 규모인데,
내가 탈 배는 10-15명 정도가 탈 수 있는 규모의 작은 배였다.
반바지가 젖을까봐 바지를 걷어올리며 배에 올라 탔다.
필리핀 가족, 나, 타이완에서 온 중년의 여성 셋, 그리고 타이완에서 온 앳되 보이는 여성,
그리고 인도여성 이렇게 적은 인원이 옹기종기 배에 탔다.
그렇게 투어를 시작했다.
필리핀 가족이 나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그리고 뭔가를 건네 준다.
"이거 필리핀 사람들이 아침에 편하게 먹는 음식이야. 너도 먹어볼래?
"어, 좋지. 고마워"
내가 그대로 먹으려고 하자.
가족들이 다들 한 바탕 웃는다.
"이거 껍질 까서 먹어야되"
그제서야 왜 가족들이 웃은지 알겠다.
껍질을 까보니까 안에 밥이 들어있다.
껍질은 나뭇잎으로 덮어둔 것 같았다.
살며시 그 밥을 베어 물어봤다.
달거나 짜거나 그런 자극적인 맛은 아니었다.
한국의 죽에 조금 간을 해놓은 그런 맛이었다.
왜 아침에 먹는다고 한줄 알겠다. 소화가 잘 될것 같은 맛과 모양이다.
투어 후에 찾아보니 이 음식은 필리핀의 전통 음식 ‘Suman (수만)’이었다.
찹쌀을 코코넛 밀크와 약간의 소금(또는 설탕)으로 섞어서 바나나잎이나 야자잎에 감싼 뒤 찐 음식이다.
아직 출발하려면 시간이 좀 남은 것 같아서,
필리핀 가족들과 담소를 나눠본다.
필리핀 가족은 마닐라에서 왔다고 한다.
어머니 한 분이 계셨고, 아버지는 보이지 않았다.
큰 아들이 나와 비슷한 나이또래였고, 아내분과 같이 투어를 왔다.
그리고, 두 딸이 더 있엇다. 한 분은 34살, 막내는 31살이라고 한다.
다들 작고 아담해서 학생처럼 보았는데, 다들 생각보다 나이가 있었다.
큰 아들은 일은 잠시 쉬고 있는중이고, 막내는 은행에서 일을 한다고 하다.
그리고 둘째딸은 특수분야 교사라고 한다.
첫째딸이 하나 더 있는데 미국에서 간호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알고보니 필리핀에서는 엘리트 집안이었다.
다들 쾌활하고 밝아보였다. 어머니께서 유머와 재치가 있는 분 이셨다.
나는 한국에서 치과의사를 하고 있다고 하자
어머니께서는 '내 치아 보이는 걸 조심해야겠다고' 하며 익살스럽게 웃으셨다.
필린핀은 결혼을 하더라도 가족 다 같이 가깝게 지낸다고 한다.
closed family를 추구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행도 되도록 가족 다 같이 오려고 한다고.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배가 드디어 출발한다.
그런데 배에서 경운기 소리가 난다.
어제 그랑블루에서 발리카삭 펀 다이빙 투어를 갈때도 경운기 소리가 나는 배를 타고 갔는데, 오늘도 같은 느낌이다.
"필리핀 배는 엔진소리가 다 이래요"
어제 현희강사님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어제 발리카삭 투어를 갈 때, 현희 강사님이 귀마개를 챙겨주셔서, 배르 타는 동안은 귀마개를 착용하고 있었기에 견딜만 했다.
혹시나 몰라서 오늘도 귀마개를 갖고 오긴 했다.
그런데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눈 필리핀 가족들과 딱 붙어 있어서,
나 혼자 귀마개를 끼기가 머쓱했다.
특히 어르신도 한 분 계시는데 그 앞에서 나만 귀마개를 끼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소심한 마음에 귀마개를 끼지도 못하고 만지작 거리다가 귀마개 없이 가보기로 했다.
배에 엔진소리가 어찌나 컸었는지, 발리카삭에 도착할 때쯤 되니까, 귀가 어리어리했다.
2편에서 계속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