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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너스 Dec 18. 2022

치과원장이 말하는 치대 원서 쓰기 전에 봐야 할 글 2

본과에서는 어떤 생활을 하나요



지옥 같던 본과 1학년 1학기를 버텨내고 나면,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여름 방학은 천국같이 느껴진다.

‘고진감래’라는 말이 몸으로 느껴지는 시기다.


주말에 도서관에서 밤을 지새우지 않아도 된다.

시험 후 교실 뒤에 붙여지는 성적표와 등수를 보지 않아도 되다.

유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동아리 모임에 나가서 술을 먹지 않아도 된다.

여름 방학 2달 동안은 치대에 대한 모든 것을 잊고 살아도 되는 시기다.


많은 정보를 단기간 내에 억지로 머릿속에 욱여넣었던 만큼, 잊는 속도도 빠르다.

여름방학 2달이 지나면, 1학기 때 그렇게 달달 외우고 있던 내용들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래도 힘들게 공부하고 바쁘게 학교생활을 했던 기억은 몸에 남아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이젠 본격적인 치과대학 생활에 적응을 한 것이다.


1학년 2학기 때부터는 몸은 바쁘지만, 마음에는 조금 여유가 생기는 시기이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면 유급을 면할 수 있고, 무사히 진급할 수 있는지 몸으로 익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적을 잘 받으려고 무조건 달렸던 1학기와는 달리,  이제는 내가 어느 정도 성적을 받을지 정하게 된다. 성적에 있어서 현실과 타협하게 된다.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은 계속 성적관리에 힘을 쏟는다.

성적이 중하위권인 학생은 학점에 목을 매지 않고, 적당히 다른 활동들을 병행하면서 학기를 보낸다.

지난 학기때 중단했던 과외 알바도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본과 1학년에는 기초치의학 관련 과목들을 배운다.  해부학, 생리학, 재료학, 생화학, 조직학 등

치과대학에서 저런 것들을 배울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

치과의사는 치아만 알만 된다고 생각했었다.


본과 2학년부터는 치과에 관련된 과목들을 배운다.

‘아 내가 치과대학에 들어왔었지’

이제야 치과대학에 들어온 게 실감이 나는 시기다.


치과대학도 여러 개의 분과가 있다.

구강외과, 교정과, 보존과, 보철과, 치주과, 소아치과, 방사선과, 구강내과, 병리과, 예방치의학과

각 과목의 교수님들이 오셔서 해당 과목을 수업을 한다.

임상과목들은 실습시간도 많이 배정된다.

충치치료, 신경치료, 크라운, 틀니, 스케일링…

치과에서 제일 많이 하는 치료들에 대한 실습을 하고 치료방법을 익히는 실습이다.


실습은  마네킹에 설치된 치아 모형에다 진행을 한다


치과대학 실습실 전경



치과의사 13년 차이니 지금은 매일 하는 치료들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행동들이지만,

본과 2학년에게는 모든 실습들이 태어 나서 처음 해보는 것 들이다.

덴탈 미러를 쥐는 것도 어색하다.

핸드피스를 처음 접해보는데 어색하고 신기하다.

그래도 뭔가 치과대학생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핸드피스


실습은 하나하나가  어렵다. 처음 해보는 것이니 어려운 게 당연한 건데 그때는 실습이   되면 속상했다.

치과기공에 관한 실습도 많았다. 크라운을 만들고, 틀니를 만드는 기공에 과한 실습들이다.

그런 것들은 더 어렵다. 실습을 하면서도 걱정이 됐다.

‘치과의사가 되면 이런 어려운 것들을 잘할 수 있을까?’

‘나중에도 잘 못하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현실에서는 크라운, 틀니 같은 걸 만드는 과정은 치과기공에 대해서 전문가인 ‘치과기공사’들이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과의사도 어떤 과정으로 치과기공이 진행되는지 알고 있어야 하기에 치과대학에서도 실습을 하고 공부를 한다. 학생 때는 이 어려운 실습들을 왜 하는지 알지 못했다. 치과의사로서 경력을 쌓다 보니 치과대학 때 기과기공에 대한 실습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본과 3학년이 되면, 치과병원으로 들어가게 된다.

‘원내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그리고 흰 가운을 입고, 정장 바지와 와이셔츠를 입어야 한다.

이제는 교과서와 실습에서 배웠던 치의학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배우는 시간이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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