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고 단단한 사람들과 함께 방황하는 법

아바매- 아무리 바빠도 매일 하는 사람들

by 플라잉맘
“전 괴테가 모든 것을 말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인간이 모든 것을 말하기란 불가능하니까요. 그래도 정말로 모든 것을 말하려고 했구나, 그런 생각은 듭니다. 그게 저에게 힘이 되었어요.”스즈키 유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중

6년째 ‘아바매’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매일’이라는 뜻을 담은 이 책 모임의 2026년 첫 책은 스즈키 유이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였다.

모임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식구들이 모였다. 수원, 오산, 충주, 창원, 군산, 대전까지. ‘글밥 김선영 작가님’의 온라인 글쓰기 수업에서 시작된 이 인연은, 내가 아는 가장 다정하고 단단한 사람들의 모임이 되었다.


우리는 아무리 바빠도 매일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좋은 글을 읽고 쓰고 나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항상 ‘응원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다가, 누군가 소식을 전하면 즉시 용기를 북돋아 주는 가장 든든한 아군들이다.


처음 시작은 코로나로 밖을 다니지 못하던 때였다. 매일 동기의 SNS에 올라오는 글을 보고 ‘아바매’를 만났다. 개인적인 아픔으로 마음이 복잡하던 시기, 답답한 마음에 글이라도 써보고 싶어 시작한 ‘아바매글(글쓰기)’이 시작이었다. 글을 쓰려면 책도 읽어야 한다기에 ‘아바매책(책모임)’을 시작했고, 좋은 문장을 수집한다고‘아바매필(필사)’을 함께 했다. 건강도 챙겨야 한다며 ‘아바매런(러닝, 운동)’까지 함께하고 있다. 글에서 시작된 인연이 삶의 전반을 함께하는 단단한 뿌리가 된 셈이다.


이번 독서 모임에서 다룬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제목만 보곤 철학 책인 줄 알았는데, 유명 작가들이 추천한 일본 젊은 작가의 소설이었다. 읽으면서도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헷갈릴 만큼 생생했는데, 다른 모임원 한 분은 정말 사실이라고 믿으셨다고 깜짝 놀라시는 모습에 한바탕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홍차 티백 꼬리표에 적힌 문장 하나로 시작되는 소설은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 괴테”이 꼬리표를 단서로 문장의 진짜 출처를 찾아가는 여정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책은 혼자 읽어도 재밌지만, 독서 모임을 통해 다른 이의 시선을 들어보는 것에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특히 ‘글밥 김선영’ 작가님과 함께하는 모임은 작가의 시각으로 날카롭게 해석해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좋아서 접어놓고 필사했던 문장을 다른 이도 똑같이 꼽았을 때의 반가움, 같은 책을 읽었음에도 미처 생각지 못한 시각을 선물 받을 때의 희열. 그런 것들이 모여 독서의 맛을 더 깊게 만든다.


결국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존재이기에, 이렇게 끊임없이 탐구하고 모이는 것이 아닐까.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인간은 존재하는 한 방황한다'고 했다. 양귀자 작가 또한 소설 《모순》에서 비슷한 말을 남겼다.


2년전 이맘때 했던 아바매필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모순> 양귀자

우리는 이런 모순 가득한 인생에서 함께 살아가고, 탐구하고, 실수하며 되풀이하는 존재들이다. 이왕 방황해야 한다면, 나는 아바매 사람들처럼 다정하고 단단한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


70세(만 68세라며 귀엽게 정정해 주셨지만)의 나이에 군산에서 기차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수원 스터디룸까지 달려오는 왕언니처럼. 50대 중반의 나이에 새벽마다 “난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야”라고 확언하며 아름다운 미소를 가꾸는 중언니처럼. 나도 50이 되어도, 70이 되어도 이들처럼 계속해서 방황하며 다정하고 단단하게 살아가고 싶다.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탐구하는 그 즐거운 여정을 함께 하고 싶다.


#아바매글 #아무리바빠도매일 #책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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