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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잉로빈 Mar 27. 2017

[뉴욕] 스트랜드 서점과 유엔 청사

강한 인상을 남긴 두 여행지



가고 싶은 곳을 나열해 놓고 가까운 것끼리 묶으며 거의 다 여행 일정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런데 반드시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두 곳이 있었는데, 중고 서점으로 유명한 '스트랜드 서점'과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왔던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였다. 모두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도 답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스트랜드 서점을 선택했다. 그런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스트랜드 서점이 만족스러웠고 지금은 한국에서도 사라베스를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괴로웠는데, 사라베스가 가까이에 있어도 지금까지 가지 않은 걸 보니 괜한 고민이었나 싶다.




서점 앞에서 팔고 있던 중고책들이다. 이렇게 양장으로 되어있는 책들이 고작 2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니 놀라웠다. 



내부에 들어선 모습. 엄청난 양의 책들에서 종이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중고 서점이라고 해서 헌 책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규모가 꽤 커서 여러 층으로 나누어져 있었고 섹션도 다양했다. 이 사진은 그중 일부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볼 수 있었던 액자들



책뿐만 아니라 에코백이나 카드와 같은 문구용품도 팔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것이 너무 많아서 어떤 걸 사야 할지 한참을 고르다가 중간 사이즈의 꽃 프린트 에코백과 부엉이가 그려진 파우치를 선택했다. 그리고 언니에게 선물할 고양이 모양 파우치도 샀다. 여기서 산 에코백과 파우치를 지금도 쓰고 있는데 모양도 예쁘고 실용성도 최고다. 한번은 내가 멘 에코백을 보고 낯선 사람이 와서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물건을 고를 때 한참을 망설이다 내려놓은, 지퍼가 달린 큰 에코백을 사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다음에 가게 되면 꼭 사오고 싶다.



무서울 정도로 높은 책장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책들이 섹션별로 꽂혀있다. 저 위에 있는 책은 사다리가 아니면 꺼내기 불가능할 정도다.




스트랜드 서점을 나와서 지하철 역으로 가는 길에 잠깐 들렀던 유니온 광장이다. 뉴욕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광장이라고 한다. 체스를 두고 있는 사람, 무언가를 먹는 사람, 한가롭게 그냥 앉아있는 사람 등으로 붐볐다.





뉴욕 여행의 마지막 날, 유엔 청사에 갔다. 가기 전에 들른 모마 미술관에서 시간이 지체되어서 예정보다 늦게 출발했다. 열려 있는 시간은 5시 30분까지이지만, 가이드 투어를 받으려면 4시 45분까지 가야 하며 총 40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만일 가이드 없이 견학을 하면 내부까지는 들어갈 수 없고 로비만 구경해야 한다. 다행히 가이드 투어 종료 시간 전에는 도착했다.



UN 청사 도착



비폭력을 상징하는 동상



펄럭이는 유엔 깃발을 보니 제대로 왔구나 싶었다. 입장하기 전에 검색을 받고 백팩은 맡겨야 하며 가방에 있는 물통은 버려야 한다. 입구 앞에 있는 쓰레기통에 물통을 버리고 백팩을 맡기려고 했더니 그냥 가지고 들어가도 된다고 했다. 



두근두근하며 들어선 나에게 청천벽력 같은 표지판이 인사를 했다. 마감 시간에 너무 딱 맞추어 갔는지 가이드 투어는 이미 종료되었다.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이 로비만 구경했다. 만약 가이드 투어를 했더라면 더 길게 여행 후기를 남길 수 있었을 것 같다.



평화를 지키기 위한 희생과 노력을 기리기 위해 찢어진 유엔기가 걸려있었다. 유엔이 이라크 바그다드의 한 호텔을 근거지로 삼아 활동하고 있던 중 테러 단체로부터 폭격을 당했다. 그 사건으로 인해 22명의 유엔 직원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 유엔기는 당시 현장에 있던 것으로, 그때의 처참한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이야기를 알고 나니 마음 한 켠이 찡해졌다.



한국 전쟁에서 사망한 유엔군을 기념하기 위한 패널이다. 꽤나 먼 과거에 벌어진 것만 같은 전쟁이 사실은 꽤 가까운 과거의 일이었다는 것을 눈으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지하에 있는 상점으로 가서 기념품과 책을 구경하고 도 하나 샀다. 가이드 투어를 놓치는 바람에 더 알찬 관람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사실 유엔 청사로 출발하기 전, 체력이 많이 바닥난 상태라 가지 말까 생각도 했었는데 조금 더 힘을 내서 들르길 잘했다. 비록 많은 내용을 보지는 못했지만 국가 간의 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빈곤과 인권, 환경 문제 등에 대해 먼 나라 이야기라 여기며 무관심으로 일관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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