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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잉로빈 May 14. 2017

[전주] 전주 한옥마을과 오목대

골목마다 볼거리가 풍성한 곳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많다는 전주에 다녀왔다. 추운 계절에 가서 나무들이 앙상했지만 나름 분위기 있는 날이었다. 인기가 많은 관광지라서 그런지 평일인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 이번 글에는 전주 한옥마을에서 보았던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최명희 작가 생가터, 오목대를 담았다. 




한 상점에서는 한지로 인화된 사진들이 갤러리처럼 전시되어 있었다. 그림보다 사실적이면서도 사진보다는 색깔이 은은해서 독특했다. 만져봐도 괜찮다고 해서 손을 갖다 대니 한지의 촉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한지로 인화하는 것이 가능하고 액자로도 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작은 크기의 한지에 인쇄된 캘리그라피


다른 가게들도 둘러보았는데 귀여운 소품이 가득했다. 이건 마치 다른 나라에서 파는 기념품 같다. 


잘 때 이 드림캐쳐를 머리 곁에 걸어두면 나쁜 꿈이 체에 걸러져서 좋은 꿈만 꿀 수 있다고 한다. 예뻐서 하나 살까 말까 엄청 고민하다 결국 사진으로만 남겼다. 


'키덜트 팩토리'라는 가게에서 본 귀여운 인형들이다. 안전모 모양의 바구니에 이 인형들을 담아서 구입한 뒤 가게에 앉아 직접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다. 나도 한 때 인형을 좋아하던 키덜트였기 때문에 재미있게 구경했다.




소설 '혼불'로 유명하며 전주에서 나고 자란 최명희 작가의 생가터이다. 근처에는 그녀의 작품 활동을 기리며 만든 전시관이 있었다. 전주 한옥마을의 골목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었는데, 꽤 볼 것도 많고 분위기도 아늑하니 좋았다.  


최명희 작가 필체의 편지가 전시되어 있었다. 글씨가 가지런하면서도 멋있었다. 내가 만약 이렇게 세로로 썼더라면 글씨가 삐뚤빼뚤, 커졌다 작아졌다 했을 것이다.


마음에 와 닿았던 글. 언어를 사용한 글과 말이 곧 나 자신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를 소중히 여기던 작가이니만큼 책을 쓸 때 단어와 문장을 고르고 또 고르며 많은 고민을 했겠구나 싶다.


책을 쓴 원고지라고 하는데 정말 많다. 손글씨로 원고지 한 칸씩 메워나가는 모습을 상상하니 장인정신이 물씬 느껴졌다.


최명희 작가가 썼던 문구들. 그리 오래되지 않아 친숙한 데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것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렇게 전시장에서 보니 괜히 신기했다.


최명희 작가의 소설 '혼불'을 필사해볼 수 있도록 원고지와 펜이 있었다. '이제 따뜻해요'를 '인제 다수어요'라고 하는 게 귀엽고 정감이 간다. 정말 오랜만에 원고지에 글씨를 쓰니 낯설었지만 재미있었다. 숙제로 원고지 5매 써오라고 하면 최대한 띄어쓰기를 많이 하고 말도 길게 늘여서 쓰던 생각이 났다.




오목대로 이동하던 중 만난 600살 된 나무. 앞에 같이 있는 가느다란 나무는 이 나무의 자손이라고 한다.


'오목대'로 올라가면서 본 길


오목대는 태조 이성계가 장군이던 시절, 왜구를 물리치고 돌아가다가 기념 잔치를 벌였던 곳이라고 한다. 조선이 건국되고 나서 그 자리에 정자를 세운 뒤 '오목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정자가 꽤 크고 멋있었는데, 사진을 제대로 찍어둔 것이 없어서 생략했다. 고종 황제는 조선 왕조의 기틀을 다시 굳건하게 세우고 싶은 마음에 여기에 기념비를 세워 친필로 '태조고황제주필유지(太祖高皇帝駐畢遺址, 태조가 머무른 장소)'라고 새겨두었다. 


오목대에서 내려다본 한옥마을이다. 아주 높지는 않지만 시야가 탁 트여있어서 시원하다. 밤에 올라와서 보면 야경이 꽤 멋있을 것 같다.


오목대에서 육교를 건너면 이목대가 있다. 이목대는 전주 이씨들의 거주지였으며 이성계의 고조부, 목조 이안사가 출생하였던 곳이라고 한다.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경기전의 가이드 투어 시간이 다가와서 오목대만 둘러보고 언덕을 내려왔다. 전주에 다시 갈 일이 생기면 한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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