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학교폭력을 막는 세글자 "미안해"
학교폭력은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다.
어디까지가 학교폭력이고 어디까지가 학교폭력이 아닌 것일까?
사실 문제의 해결은 간단하다.
학교를 다니면서 친구에게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학교 폭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저학년의 경우 친구를 때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유를 물어보면 다양한 답변이 나온다.
1. 무응답 2. 참기 힘들었어요. 3. 부모님이 맞으면 똑같이 때려주라고 했어요 등등
친구를 놀리는 경우는 더 많으며 모든 학년에서 발생되고 있다.
분명 수업시간에 친구를 놀리거나 때리면 안된다고 교육한다.
교사 : 친구가 싫어하는데 별명을 부르거나 놀리면 안 되지요?
학생 : 에이, 선생님 장난이었어요.
교사 : 장난인지 아닌지는 상대방이 결정하는 거예요.
별명을 부르는데 친구가 괜찮다고 해요? 아니면 싫어해요?
학생 : 싫어해요.
교사 : 그럼 그것은 장난이 아니예요.
내 생각에 장난이어도 친구가 장난이 아니라고 하면 하지 마세요.
위의 지도를 평균 하루에 1번은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교사의 눈을 피해 쉬는 시간, 점심 시간 많은 친구들이 서로를 놀린다.
학교폭력의 정의를 알아보자.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ㆍ유인, 명예훼손ㆍ모욕, 공갈, 강요ㆍ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ㆍ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학교폭력의 정의는 굉장히 폭 넓으며 누구나 학교폭력신고를 할 수 있고,
학교폭력신고가 접수되면 학교폭력전담기구가 조성되어 조사가 시작된다.
학생A가 학생B를 바보, 멍청이라고 놀리고 때렸다.
학생A는 학생B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한다. 전담기구가 조성되었고 조사가 시작된다.
학교장 자체해결로 끝날지 교육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에 회부될지는 요건에 따라 다르다.
(재산상 피해가 없는 등 4가지 요건에 해당하며 피해자의 동의가 있는지 등등)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학교폭력전담기구 조사 과정에서
학생 A와 학생 B의 마음은 모두 상할 것이며, 학생들의 부모의 마음은 더 상할 것이다.
아이 싸움이 부모 싸움으로 번지면 이제부터는 걷잡을 수 없게된다.
아이들은 진작에 화해해서 서로 놀고 있는데, 부모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다.
이런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막을 수 있는 절대적인 방법을 알려주겠다.
정신 바짝 차리고 다음의 말을 기억하자.
잘못을 한 경우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된다.
너무 쉬워서 어처구니가 없는가?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바로 저 미안해 3글자를 안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B는 왜 학교폭력신고를 당했을까?
학생A : 선생님, B가 저 놀리고 때렸어요.
교사 : 학생B야 A를 때리고 놀렸어?
학생B : 장난이었어요. 얘는 장난인데 괜히 그래요.
학생A : 내가 하지 말라고 했잖아.
교사 : B야, A가 하지 말라는 것을 한거는 잘못이야. 사과해야지.
학생B : 싫어요. 난 장난이었는데 A도 나를 놀리고 더 세게 때렸는걸요.
교사 : 그래? A도 잘못을 했네. A도 사과를 해야겠는걸?
학생A : B가 먼저 잘못했잖아요. B가 먼저 사과안하면 저도 사과안할거예요.
이럴 경우 교사가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교사는 학생A와 학생B에게 친구를 놀리거나 때리면 안된다는 교육을 하고,
학교에서 발생한 사항을 양측 부모에게 전화를 통해 알린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학생A의 부모님이 화가나서 학생B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것이다.
1학년이나 2학년을 지도하다보면 서로를 놀리거나 때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열에 아홉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해결된다.
학생C : 선생님, D가 저 놀리고 때렸어요.
교사 : C야 D를 때리고 놀렸어?
학생C : 장난이었어요. 얘는 장난인데 괜히 그래요.
학생D : 내가 하지 말라고 했잖아.
교사 : C야, D가 하지 말라는 것을 한거는 잘못이야. 사과해야지.
학생C : 미안해. 장난이라고 생각했어.
학생D : 괜찮아. 나도 미안해. 아까 놀리지 말라고 했는데도 계속 놀려서 때린거 미안해
학생C : 괜찮아.
교사 : 에고, D도 C를 때렸니? 솔직히 이야기해 줘서 고마워. 선생님한테 얘기 안 한 것 있으면
다 이야기해 보자. 선생님이 장난인지 아닌지는 블라블라~~~~
학생에게 상처가 생기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부모님께 따로 연락도 드리지 않는다. (단, 위의 사항이 반복되면 연락을 드린다.)
살면서 갈등상황은 발생하기 마련이고,
우리는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무조건 사과하라고 교육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사과하라고 교육한다.
상대방이 잘못을 했다고 나의 잘못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잘못과 나의 잘못은 별개의 문제이다.
잘못을 안하면 사과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잘못을 하지 않고 살기는 어렵다.
성인이 되고나서는 내가하는 행동이 잘못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
서로 자기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 없다고 다투기 때문에
성인의 싸움은 해결이 어렵다.(잘못인지 아닌지 법원에서 판단을 내려줘야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교사가 잘못인지 아닌지를 알려준다.
아이에게 선생님이 잘못이라고 이야기한 일은
상대에게 미안해라고 사과하라고 교육한다면
학교폭력신고에 휘말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부작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몇몇 약삭빠른 친구들은 미안해를 입에 달고산다.
아이들은 착해서 미안해라는 세글자만 들으면
조건반사적으로 괜찮아라고한다.
p.s
학생의 학교생활을 망치는 진정한 의미의 학교폭력의 해결방안은 진행형이다.
정순신 변호사 사태(학폭 전적이 있는 자녀가 서울대 합격)나
현실판 더글로리라는 표예림씨의 사연(2003년부터 2015년까지 초중고 12년 학교폭력 피해자)을
들어보면 학교폭력은 여전히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그래도 학교폭력예방교육이 많이 이루어지는 요즘은 없다고 믿고있다.)
학교폭력의 근절을 위해 학교폭력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학교폭력처벌을 강화하는 등 여러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부족한 것은 많다.
여러 어려움 중에서도 내가 생각하는 가장 어려운 점은
학교폭력을 결정하는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고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교사도 함부로 학교폭력 여부를 판단해 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학교 현장에서는 온갖 사건에 대한 학교폭력 신고가 이루어지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고 있다.
그래서 정말 시급한 학교폭력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접수된 학교폭력신고의 처리에 밀려서 지체되는 경우도 많다.
서로간에 사과로 해결되는 학교폭력신고만 줄어들어도,
시급한 학교폭력사항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위의 글을 써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