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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Flight Jun 16. 2020

# 승무원과 '심폐 소생술 (CPR)"

- 배워두면 유용한, 생명을 구하는 기술 - 

우리 안전 강사님...사진 감사해요. 구글님이 주신 사진입니다...



네이버나 구글에 가끔 회사 이름을 쳐본다. 비행과 관련된 안전/서비스 내용은 사내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외 회사 소식은 인터넷 뉴스가 빠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도 낮에 네이버에 <대한항공 승무원>이라고 입력한 후 오래된 뉴스들을 검색해 보는데 얼굴이 낯익은 몇몇 동료 승무원의 사진과 그들의 활약기가 눈에 띄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생명을 구했다'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혹은 비행기 밖에서...


첫 번째 기사는 작년 8월 18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출발해 일본 오사카로 향하던 대한항공 KE729편에서의 일이다. 오사카 공항 착륙을 앞두고, 12살 일본인 여자 어린이 승객이 갑자기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목을 부여잡았다. 어린이 승객의 아버지가 입 속에 있는 이물질을 빼내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어린이 승객은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의식을 잃어갔다.


승무원들은 '하임리히법'을 실시했다. 기도가 이물질로 막혔을 때 양팔로 환자를 뒤에서 감싼 뒤 명치 아랫부분을 주먹으로 세게 밀어 올리는 것이다. 어린이 승객은 5분 이상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고, 그 사이 사무장은 30번 이상 강한 압박으로 응급조치를 지속했다. 팔에 피멍이 들 정도였다. 아이의 호흡이 돌아오지 않자 심폐소생술을 하려던 순간 작게 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승무원들과 아이의 부모가 입 안을 확인한 결과 어금니 유치가 기도를 막고 있었다. 승무원들의 노력으로 어린이 승객은 점차 의식을 찾았고, 걸어서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한다.


두 번째 소식은 터키에서 들려왔다.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 '와우 (WOW) 호텔'에서 체류하고 있던 여승무원 세 명은 누군가 다급하게 도와달라는 목소리를 듣고 달려 나갔다. 복도에는 한 여성이 의식과 호흡이 없는 6세 남자아이를 안고 있었다. 승무원 2명은 아이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1명은 호텔 로비에 도움을 요청했다. 승무원들의 심폐소생술로 아이의 호흡은 돌아왔고, 이후 승무원들은 현지 구조대가 올 때까지 아이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돌봤다. 승무원들은 다음 날 호텔을 떠날 때 아이가 무사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어린아이의 생명을 구했다고 승무원들은 어디 가서 자랑을 했겠는가! 조용히 묻힐뻔한 이 승무원들의 무용담은 호텔 측에서 회사에 감사 메일을 보내면서 알려졌다. 승무원들은 평소 훈련대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는데, 기사를 통해 뒤늦게 승무원의 미담을 읽으니 그들이 내 동료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예전에 동료 아버님의 장례식장에 갔다. 동료 아버님은 길에서 심장마비가 와 쓰러지신 후 그대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한다. "지나가는 행인 누구라도 아버지한테 심폐 소생술을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장례식장에서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동료의 얼굴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승무원들은 년 1회 안전 교육을 통해 심폐 소생술 실습 훈련을 받는다. 매년 받는 훈련이지만 받을 때마다 '이 훈련이 승객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훈련에 임한다. 아직까지 비행 중에 심폐 소생술이 필요한 경우를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그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승무원이 되고 싶다(고 오늘도 훈훈하게 글을 마무리해본다)



하인리히법 / 심폐 소생술 관련 자료 / 출처는 구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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