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성우 심규혁, 사문영 인터뷰

성우 팬만 보시오

by 김송희

*잡지에 나간 부분이 너무 짧아서 인터뷰 전문을 그대로 옮겨놓음. 너무 길고 녹취 버전에서 거의 정리를 안 해서 성우 팬들만 재밌을 인터뷰. 성우님께 인터뷰 전문 블로그에라도 올리겠다고 입방정 떨어서...다른 마감하다말고 대충이라도 정리해서 올려둡니다

사진- <씨네21> 백종헌


<알라딘>도 오디션을 봤나. 오디션 과정은 어땠는지.

사문영- 오디션을 위한 샘플 장면이 있다. 저는 알리 왕자가 보석이랑 물레를 가져왔을 때 ‘돈으로 나를 살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하는 장면이랑 <Speechless> 노래 다음에 하킴에게 외치는 대사로 오디션을 봤다.

심규혁- 보통 디즈니 같은 경우에는 주역은 오디션을 통해서 뽑는다. <알라딘>에서는 맨 마지막에 자파한테 ‘넌 어쨌든 2인자야’ 부추기는 장면으로 오디션을 봤다. 그 부분이 연기를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알라딘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


1992년 버전의 애니메이션 <알라딘>의 더빙판을 봤나.

심규혁- 어릴 때 봤었는데, 이번엔 안 봤다.

사문영- 이번에 다시 봤는데 굉장히 비슷하면서도 생각보다 다른 장면이 많더라.


경력이 아무리 많아도 성우는 작품 들어갈 때 오디션을 봐야 하나.

사문영- 물론이다. 경력 40년 된 선생님들도 오디션을 보신다.(웃음)


성우들은 대부분 2년 전속 이후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데 직접 스케줄도 다 관리해야 할 것 같다.

심규혁- 그래서 처음 보는 연락처에서 전화가 오면 목소리를 좋게 하고 전화를 받는다.(웃음)


<알라딘>은 캐릭터가 확정되고 어느 정도 준비 기간이 있었나.

심규혁- 보통 보안 때문에 그렇게 길게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원래 다른 작품들은 미리 영상과 대본을 받아서 시사를 하지만 극장에 걸리는 영화들은 보안 때문에 녹음실에 가서 봐야 한다.

사문영- 시사 시간을 따로 날짜를 잡아서 녹음실에 가서 보고, 그때 대본과 영상을 처음 본다. 굉장한 집중력으로 봐야 한다.


외국 영화는 말소리가 한국어와 다른데 입모양을 맞추는 작업도 필요할 것 같다.

심규혁- 그래서 단어를 조정할 때도 있고, 아예 입모양과 대사가 다르면 관객 입장에서 몰입이 깨지기 때문에.


녹음할 때 가장 엔지를 많이 낸 장면은?

사문영- <Speechlee> 노래가 끝나고 하킴에게 하는 장면. 녹음할 때 현장에서 대사 수정을 많이 했다. 연기를 해보니까 그 부분이 뭔가 어색한 부분이 있더라. 그 자리에서 대사 수정하고 작가님한테 연락하고, 두 번 세 번 다시 녹음하고 이렇게 저렇게 여러번 녹음했다.

심규혁- 대부분 더빙할 때 겪는 문제가 한국말의 흐름이 영상과 잘 안 맞을 때다. 저도 그랬던 장면이 자파한테 너는 아무리 강해져도 지니보다 강해질 수 없다고 말하는 대사였다. 그 장면이 대사가 많은데 녹음을 하다 보니까 영상과 대사가 안 맞아서 이렇게도 바꿔보고 저렇게도 바꿔보고 했다.


<알라딘>은 연기는 성우가, 노래는 뮤지컬 배우가 녹음했는데 두 사람이 목소리가 전혀 위화감이 없더라. 성우와 뮤지컬 배우가 따로 톤을 맞추는 과정이 있었는지.

사문영- 너무 신기한 게 저는 제 목소리를 아니까 좀 노래와 연기 목소리가 다르다 싶었는데 알라딘은 너무 비슷해서 놀랐어요. 제가 규혁이한테도 너무 비슷해 그랬더니 규혁이는 저는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심규혁- 제가 봤을 땐 다른데, 사람들이 다 비슷하다고 하더라. 저희 어머니까지도 ‘노래도 직접 했냐’고 하실 정도로. 저는 오히려 자스민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서로 노래 목소리와 연기 목소리를 맞추는 과정은 없었나.

심규혁-대사톤을 조절하는 건 성우들이 좀 더 전문적이라 노래에 맞게 수정한 부분도 있다. <알라딘>은 노래 중간에 대사가 나올 때도 있어서 그런 부분은 톤을 맞춰서 나중에 조정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있었다.

사문영- 저는 그런 수정 과정은 없었던 것 같은데.


너무 잘 하셔서.(웃음)

사문영- 에휴, 그건 아니고. 알라딘이 대사도 많고 장면이 많아서 그랬을 거다.

심규혁- 워낙 잘 하시니까.(웃음)


<A Whole new world> 유튜브 커버를 봤을 때에는 영상이 전문적이라 두분이 올린 건지 몰랐다. 심규혁 성우 개인 유튜브에 올렸는데. 중간에 영상을 한 번 삭제되서 멘붕 오기도 하시고.(웃음)

심규혁- 저의 지인 중에 촬영하는 친구가 있어서 부탁을 하고 그 친구가 편집도 해준 거다.

사문영- 규혁이가 진행하고 채널에 올렸던.

심규혁- 근데 제가 유튜브를 많이 안 해봐서, 썸네일을 고쳐서 올리려다가 잘못해서 영상을 삭제해버렸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는데 삭제해버려서 저도 멘붕이.(웃음)

사- 저는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한다.(웃음)


찾아보니 정말이지 사문영 성우는 SNS를 전혀 안 하더라. 성우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스스로 홍보를 하는 채널도 필요할 것 같은데.

사문영- 성격상 그런 걸 잘 못한다.(웃음) 성우들 중에 성격상 SNS를 못하는 분들도 많다.

심규혁- 저도 원래 못했었는데 최근에 하기 시작했다. <알라딘> 때문은 아니고. 시기적으로 제가 초반에는 성우 일을 하는 데 내공을 쌓는데 집중을 하려고 SNS는 잘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원래 개인적인 것을 드러내는 걸 불편해 했었는데.

사문영- 저는 예전에는 팝페라 가수도 하고 무대도 서고 인터뷰도 많이 했었는데, 그땐 너무 자연스럽게 했던 그런 활동들을 이젠 어색해하게 됐다. 성우는 뒤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보니 이제는 뒤에서 열심히 하는 게 좋더라. 근데 요새는 좀 SNS를 해야 하나 싶은게, 상영회에서 규혁 성우님의 많은 팬들 사이에 저희 팬들이 깨알같이 계셨는데(웃음). 저한테 편지를 써주셨다. 편지를 읽고 너무 감사한데 그 마음을 어디 표현할 데가 없더라. 팬들에게 저도 감사하단 말을 하고 싶은데 답답하더라.

그럼 심규혁 성우님 SNS를 그때마다 빌려서.(웃음)

사문영- 그래야 하나.(규혁 성우를 바라보며) 우리 팬들에게 이것 좀 전해주겠니 이렇게.(웃음)


성우들은 개인 활동을 직접 알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알기 어렵다.

심규혁- 화면에서 보여지는 배우들과 다른게, 저희는 팬덤이 저희 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캐스팅 하시는 분들이 팬덤에 따라 캐스팅을 하는 게 아니라.(웃음)


<알라딘>은 연기 비중이 노래만큼 큰 영화라고 느껴졌다. 간혹 목소리 연기를 한 성우의 이름은 찾기가 어렵고 노래와 연기를 모두 신재범, 민경아 배우가 했다고 오보가 나간 것도 있어서 아쉬웠다.

심규혁- 어쨌든 저희 작업의 특성상 후반 더빙 작업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얼굴이 드러나는 배우들 보다는 덜 알려질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그게 서운하진 않은데. 아까 말씀해주신 것처럼 정확히 모르실 때, 저희가 더빙을 한 건데 다른 사람의 이름이 나가거나 그럴 때에는 좀.


심규혁 성우는 <스파이더 맨>의 피터, <언어의 정원>의 타카오, <빅히어로>의 히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치아키 등 소년과 청년 사이의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보이스톤 때문인지.

심규혁- 기본적으로 나이대가 같아도 캐릭터가 달라서 조금씩 다르게 연기 한다. 저는 원래 목소리 톤이 높은 편이어서 성우 지망하기 전에는 그게 콤플렉스였다. 목소리 굵은 가수들의 노래를 일부러 따라하기도 했다. 원래 목소리에 더 베이스가 없었다. 그런데 기본 톤은 안 바뀌었는데 발성적으로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게 개발돼서 제 색깔이 생긴 것 같다. 지금은 그걸 장점으로 이용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


타카오, 치아키도 그렇고 어찌보면 미소년 전담 성우인 셈인데. 멋있게 연기를 하기 위한 톤이 있는지.

심규혁- 어떻게 하다 보니, 그게 결과적으로 나올 때 멋있다고 느껴주시면 감사한 건데 사실 연기를 할 때에는 ‘내가 멋있게 연기해야지’ 그렇게 다짐하고 연기하진 않는다. 웃기려고 애쓰면 더 안 웃긴 것처럼 내가 멋있으려 애쓰면 더 멋있지 않은 것 같고 그 상황이나 캐럭터에 맞게 연기를 하면 되는 것 같다.

성우들은 혼자 녹음하고 혼자 이동하면서 일해야 한다. 어찌 보면 외로울 것 같다.

사문영- 외로울 때도 있고, 우울할 때도 있는데. 문득 공포스럽게 느껴졌던 때가 있는데 한참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데 제가 한 번도 동료 성우를 마주치지 않고 누구와도 대화를 안 하고 연기할 때만 입을 떼고, 운전하고 또 녹음실 가서 입 떼서 연기하고 다시 운전하고 그런 하루를 보냈더라. 이걸 나중에 깨닫고 ‘이렇게 살아도 되는거야?’ 이러고 놀란 적이 있다. 그런 회의감이 들 때에는 친한 성우들 만나서 수다 떨면서 풀고 그런다.

심규혁- 보통 TV시리즈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에는 성우들이 복작복작 모여서 연기를 한다. 평소엔 혼자 일하니까 그 녹음 때에는 다들 그렇게 수다를....(웃음)


성우 일이 힘든 점은?

심규혁- 저는 이 시스템이 저한테 잘 맞아서 힘들지 않은데. 최근 유튜브를 시작하고 SNS도 하고 그런 계기가 있긴 했다. 다른 측면으로 하루 종일 내 생각을 말하는 게 아니라 대본에 있는 말만 할 때가 있다. 말은 많이 했지만 그게 내 생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사는 느낌? 고등학생 때 글 쓰는 것도 취미였고, 그래서 끼적끼적 내 생각도 많이 썼는데...그래서 책 방송 유튜브를 하게 된 거다. 그렇게 내 멘탈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사문영 성우는 <스타워즈>의 진, <터미네이터>의 사라 코너 등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여성 역할을 많이 맡았다.

사문영- 제가 느끼기에 제 목소리는 차가운 면도 있고, 딱 부러지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역할들이 오디션을 보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청순하고 가녀린건 잘 안 되더라. 잘 맞지도 않고.

심규혁- 술탄 정도는 돼야.

사문영- 술탄 정도 되는 야욕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한국 배우 수현의 더빙을 했다. 외국 배우가 아니라 한국 배우 목소리 연기를 하는 게 부담이었을 것 같은데.

사문영- 이걸 더빙을 하는게 맞나요? 물어봤을 정도다. 그런데 영어로 연기했기 때문에 해야 한다고 하더라. 수현 배우가 한국어로 말하는 장면도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수현 배우의 말투와 목소리를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고는 했는데 나머지 역할의 성우들과 톤도 맞춰야 했다. 그 중간을 연기하는게 어렵더라. 짧은 연기였는데, 한국말을 한국말로 더빙했다.(웃음) 시청자들은 이미 배우의 원래 목소리를 알고 있으니까 아예 다른 사람처럼 연기할 수도 없고.


예전에 더빙 연기를 과장되게 생각했다면 요즘은 전혀 그런 연기가 아니고 훨씬 생활연기에 가까운데.

사문영- 정말 많이 달라졌다.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보고 새삼 정말 달라졌다는 생각을 했다.

심규혁- 예전 애니메이션은, 성우들 화법이 오디오만으로 연기를 해야 하니까 일반적으로 연기하면 전달이 떨어질 수가 있다. 그리고 시대를 반영해야 하니까. 예전 90년대 초반 영화를 보면 영화배우들의 연기도 다르다.

사문영- 일반 사람들의 말투도 다르다. 그게 시대를 반영한 연기라서 그렇기도 하다.


사문영 성우는 어릴 때부터 디즈니를 좋아헀고, 언젠가 공주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한 후에 1년 후에 그 역할을 하셨는데.

사문영- 너무 신기하다. 제가 성우가 된 게 디즈니의 만화영화를 보고 꿈을 꿨다. 어릴 때 비디오로 알라딘, 미녀와 야수 보고 너무 좋아했는데, 난 꼭 노래 부르고 연기할 거야 그랬는데. 규혁이랑 같이 노래를 부르고 그 파일을 받아서 운전하면서 차에서 듣는데 눈물이 갑자기 나더라. 꿈이 이루어진 것 같고. 제가 영화 속에서 노래를 부르진 않지만 내가 자스민을 연기했고 내가 내 캐릭터의 노래를 부른 게 감동스럽더라.


<Speechless> 녹음 얼른 해서 올리면 좋겠다. 그런데 SNS도 안 하시는데 어디에 올리실지.

사문영- 규혁이 채널에 또 (웃음). 가수들도 커버를 많이 했는데. 저는 만약 하게 되면 더빙판으로 노래할 것 같다.

심규혁- 아유, 저야 영광이다.


영화 제목이 알라딘이지만 쟈스민의 비중이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컸는데. 심규혁 성우님 입장에서는 알라딘의 멋짐이 적어져서 아쉽진 않았는지.

심규혁- 그래서 더빙판에서 목소리로라도 알라딘의 멋짐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 부분을 상쇄시키는 사명감? 이런 과제가 주어진 느낌이어서 괜찮았던 것 같다.

사문영- 규혁이가 알라딘에 잘생김을 부여해준 것 같다.

심규혁- 저는 자파 역할도 저는 더빙판의 목소리가 캐릭터의 매력을 많이 살렸다고 생각한다. 정훈석 선배님이 연기하셨는데. 그런데 그렇게 알라딘에게 모든 것이 몰리지 않는 게 이번 영화의 매력 같다. 자스민의 비중이 커지고 지니가 흥을 돋우고 알라딘이 그걸 연결하는 부분들이 조화로워서 영화가 더 좋았다.

사문영- 다 주인공이었던 것 같다. 지니도 영화의 첫 장면을 열어주고 끝에서 마무리가 되고.

심규혁- <알라딘>의 주제가 저는 더 맘에 들었다. 관객이 그걸 보고 관객들 스스로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함께 즐기는 그런 느낌.


요즘은 성우의 일이 더 다양해졌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것도 성우가 해요. 하는 그런 일이 있다면. 어디에서 성우 목소리를 만날 수 있는지.

사문영 -놀이공원에서 나오는 멘트도 모든 것이 성우 목소리고

심규혁- 충무아트센터에 공연 보러 가시면 제 목소리로 안내가 나온다.

사- 밥솥에서 나오는 ‘취사가 시작됩니다’ 그런것도 성우 목소리고, 하다 못해 아이패드, 구글, 휴대폰, 생활 곳곳에 성우 목소리가 나오고. 저도 현미 취사가 시작됩니다 이런것도 해봤는데.

심- 녹음 공간은 비슷하지만, 어디에서 쓰이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아기들 가지고 노는 장난감, 은행에 전화해서 나오는 목소리도 성우 목소리고.


성우는 연기도 중요하지만 발음, 딕션도 중요한데 둘 중에 무엇에 더 중점을 두는 편인가.

심규혁- 초반에 기본기를 다질때 발성과 발음을 명확히 하는 연습을 하는 것은 일단 기본이다. 더빙을 하다 보면 신경쓸 게 정말 많다. 목소리가 그림에도 맞아야 하고 표정도 맞아야 하고 길이도 맞아야 하고. 발음까지는 녹음할 때 신경쓰지 않아도 되도록 이미 기본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캐릭터에 따라서 저희는 약간 일부러 발음을 어늘하게 해야 할 때도 있고 발음의 선명도를 캐릭터에 따라 조절을 해야 한다. 아주 명확한 발음부터 흘리는 발음까지 다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훈련을 해야 하는 것 같다. 발음은 연기 안에 들어있는 일부분이고 더 중요한 건 감정을 살려내는 연기다.

<스파이더맨:파 프롬 홈>은 더빙판이 없더라.

심규혁-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인데 제가 톰홀랜드의 스파이디에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때부터 투입이 됐다. <시빌워>가 끝날 때 쿠키영상에 스파이더맨 단독영화를 암시하는 장면이 나와서 이게 과연 더빙이 될까 했다. 그런데 스파이더맨 솔로무비는 소니 픽처스에서 배급을 하고 있어서 더빙을 안 하더라. 다른 영화들은 디즈니가 키를 잡고 있어서 더빙을 진행하는데 스파이더맨 솔로무비는 캐릭터의 판권이...그래서 공식더빙이 없다. . 어벤져스 팀으로 합류돼서 어벤져스에서 나올 때만 스파이더맨 더빙이 있는.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캐릭터고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라 아쉽다. 원래는 <알라딘> 같은 실사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경우가 많지 않았는데 디즈니 방침 때문에 이번에 더빙도 있었던 것 같다.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하면서 <스타워즈>도 더빙을 해서 극장에 올라갔고. 이런 연기가 성우 입장에서는 디테일하게 연기 표현을 하기 때문에 어렵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다. <시빌워> 더빙때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솔로 무비 더빙이 없어서 아쉬운.

성우일 정말 재밌다 느꼈던 순간은?

사문영- 많은데, 성우라는 직업이 여러 가지 역할을 다 해볼 수 있다. 내가 할 수 없는 욕이라던지. 제가 예전에 규혁이랑 같이 했던 오디오드라마가 있다. <밥 같이 먹어주는 남자>라는 작품에서 했던 캐릭터가 욕을 찰지게 했다. 세나였는데, 강한 역할이라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 평소에 그렇게 욕할 일이 없으니까 그런 연기를 하니까 희열감이 있더라.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공포물을 오디오드라마 통해서 할 수도 있고 그래서 신나는 것 같다. 그런 쾌감이 있다. 내가 가보지 않은 것을 연기하는.


그럼 사문영 성우님에 대해서는 ‘욕할 때 성우일이 좋다’라고 제가 쓰면 되는?(웃음)

사문영- 아 그렇게 정리가 되나요. 그건 아니고요.(웃음)


심규혁- 저는 흔치는 않지만 가끔 팬들이랑 만나는 오프 이벤트 있을 때. 제 목소리 듣고 위로를 받는다 이런 이야기를 직접 해주시거나 팬레터를 통해서 전해주실 때 행복하고 성우를 하길 잘했다 싶은. 저는 성우를 꿈꿀 때 힐링이 되는 목소리를 들려 드리는 게 꿈이었는데 그런 반응을 들었을 때 기쁜 것 같다. 일 자체는 항상 늘 재미있다고 느낀다.


<알라딘> 대본 보셨을 때 두 분이 해석한 각자의 역할들은 어떤

심- 알라딘은 기본적으로 한마디로 ‘사랑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부랑 좀도둑질 하면서 소확행?처럼 살다가 쟈스민을 사랑하게 되면서 뭔가 더 큰 꿈을 갖게 됐는데 지니를 만나서 더 큰 걸 이룰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사랑이랑 우정을 택한다. 야심이 없어서 술탄은 되지 못하지만 대신 사랑이나 우정을 택할 줄 알고 자기가 사랑하는 것을 아끼고.

사- 그래서 자스민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자스민은 술탄이 되겠다는 꿈이 있고 알라딘은 욕심이 없고. 쟈스민은 공주이지만 속에서 왕의 피가 끓어 오르는 강인함을 가진 여자. 그런 부분이 멋지고, 대장부 같았다.

연기하면서 어려울 때 참고하는 게 있다면

심규혁- 저는 매너리즘에 빠질 때 오히려 거기서 벗어나는 게 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너무 거기 골몰하게 되면 시야가 좁아져서 오히려 다른 장르들 찾아보고 영화 공연 같은 거 보러가고. 환기를 시키는 편인 것 같다.

사문영- 저도 좀비물 이런거 보고. 그런 거 좋아한다. 아니면 아예 이 성우 일하고는 다른 활동 했던 저의 모습 옛날에 음반 내고 팝페라 했을 때 녹음했던 음반들 들으면서. 노래를 들으면서 푸는 것 같다.


목소리 관리는 어떻게?

심- 어떤 톤같은 것은 타고나는 면이 많아서 상하지 않게 유지를 하면 되는 것 같다. 저는 감기에 걸리 려고 할 때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고. 평소에는 도라지 같은 걸 챙겨 먹거나 그러진 않고 잘 자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사- 저도 잠 잘 자는게. 예전에 노래했을 때부터 탄산 잘 안 먹고, 커피도 잘 안 먹는 편이다. 텀블러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편이고.


내 인생의 영화는?

사문영- 저는 <라이프 오브 파이>.

거기도 호랑이가 나오는데.

사문영- 아 그러네.(웃음) 그리고 <인생은 아름다워>. 여러 번 봐도 너무 감동적이고 볼 때마다 다르고 볼 때마다 울기도 하고.

심규혁- 저는 최근에는 안 본지 좀 됐는데 살면서 제일 많이 반복해서 본 영화가 <제리 맥과이어>라는 영화. 제리 맥과이어가 뭔가 성공을 향해 달려가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초심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그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 자체가 나를 너무 정화 시켜주는 느낌이어서 멋지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중에 뭔가 내 직업을 갖고 잘 되게 됐을 때 뭔가 초심을 지켜나가야지. 그런 생각을 하게 해준 영화였다. 그리고 <쇼생크 탈출> 중 고등학교때 영화를 정말 좋아했는데 그때 본 영화들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넷플릭스로 영화를 많이 보는데 최근에는 다른 분한테 추천받아서 보게 된 작품 중에 <힐하우스의 유령>이라는 공포물 드라마가 있다. 무섭기만 한 게 아니라 가족에 대해서 잘 풀어낸. 작품 자체가 좋더라. 장르는 공포지만. 그건 저도 주변에 추천 많이 한다.


넷플릭스에도 성우들의 더빙판이 많더라.

심규혁- 넷플릭스 덕분에 실사 더빙이 많아졌다.

사문영- 특히 넷플릭스가 지금 더빙 산업을 받쳐주고 있어요.

심규혁- 넷플릭스 자체가 워낙 각국의 콘텐츠를 다루다 보니까.

사- 정말 미드 시리즈를 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하우트 겟어웨이 위드 머더>에서 로렌 역할 했고. 이제 또 나올 무라니쉬 감독의 청불 시리즈도 얼마 전에 더빙했다. 거기서 주인공 여자인데. 그게 내용이 일본 최초의 포르노 감독에 대한 다큐 같은 시리즈라서 내용이 참.(웃음) 그 분의 동반자가 되는 배우 역할을 했다. 처음으로 1분이 넘는 정사씬을 녹음했다. 집엔서 시사를 할 수 없어서 차에서 실사 하고 녹음할 때 땀을 너무 흘렸다.

심규혁- 저는 지금은 생각이 잘 안 나는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엘리오 목소리 더빙으로 지금 넷플릭스에 들어가 있고 그래서 제목들이 생각이 안 난다.

사문영- 했던 작품들이나 역할 이름을 바로 생각을 못한다. 우리가.(웃음)

이런 역할 하고 싶다하는 게 있다면?

심- 저는 어떤 작품은 아니고 되게 좋아하는 배우인데 데인 드한을 하고 싶다. 데인 드한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더빙하고 싶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성우가 되고 싶다?

사문영-며칠 전에 회식을 했는데 정말 대 선배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나는 내가 성우 생활하면서 지금 이 시점에서 제일 좋은 건 내가 이 역할을 해봤으면 하는 역할이 이제는 없는 것 같아”라고 하시는데 너무 멋지더라. 후회 없이 이런 저런 역할 다 해봐서, 그 얘기를 듣는데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이뤄지는 건 맞는 것 같다고 말씀을 하시는 거다. 그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주인공이든 정말 지나가는 역할이든 모든 역할을 다 해봐서 정말 난 후회없어 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성우가 되면 직업에서 후회 없이 하얗게 불태웟어 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심규혁- 저는 비슷한데 늘 새로운 걸 갈망하는 것 같다. 사실 드라마씨디나 이런데서는 좀 더 더빙쪽에서 하는 것보다 다른 모습의 역할들을 할 수가 있는데 그런 게 더빙에서는 그런 걸 많이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더빙에서 퇴폐적이고 뇌쇄적인 것. 그런 것도 해보고 싶다. 그게 더빙 쪽에서는 미개척 분야다보니까.

더빙 일이 줄었다고 볼 수 있을까.

심규혁- 꼭 그렇지만은 않은데. 극장에 더빙판이 걸리기도 하고, 이것도 예전에 없던 경우였고. 넷플릭스 같은 채널도 생기고 인터넷 기반 업체나 게임 쪽 이런 산업에서 새로 생기는 일들도 있다.

사문영- 애니메이션도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심규혁- 유지는 되지만. 그래도 주어지는 일들을 다 잘 해서 어떤 더빙에 대한 편견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그걸 깨드리고 싶다. 더빙은 연기가 과장됐어, 일상 연기가 아니야 그런 생각 가지시는 분들에게 더빙을 알리는 연기를 하고 싶다. 제가 추구하는 게 생활 연기인데, 더빙에서 그런 역할들을 더 하고 싶다.


일을 거절할 때도 있나.

심규혁- 저희는 스케줄이 안 맞아서 거절하는 경우가 많고. 캐스팅 연락이 먼저 오는 경우는 많지 않고 어쨌든 오디션을 봐야 하는 게 더 많다. 너무 빡빡하게 일정을 잡지 않으려고 조절은 하는 편이다.

사문영- 그렇게 바쁘게 일정을 잡은 적이 있는데 우울이 오더라. 일이 많아도 우울하다고 느꼈다.

심규혁- 스스로 조절을 해야 하는게, 더빙을 많이 하다 보면 그날 녹음이 끝났다고 일이 끝난 게 아니다. 저희가 대본을 외우지 않아도 되는 대신 하루에 여러 작품을 소화해야 할 때가 있다. 너무 일을 많이 받으면 역할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하루종일 녹음하고 준비하고 그게 반복되니까 힘들다.

사문영- 삶의 질이 훅 떨어지는.

심규혁- 그게 너무 심하면 내 생활은 하나도 없고.

사문영- 저는 그래서 주말엔 일을 안 잡으려고 한다. 일주일에 하루는 꼭 쉬려고 하고.

심규혁- 저는 일기를 계속 쓴다거나,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는 편이다. 그게 성실해서 그런 게 아니라. 저는 계속 목을 쓰는 직업인데, 누구한테든 수다를 떨면 풀리는 게 있지 않나. 그런데 수다를 떨면 목을 써야 하니까 대신 글을 쓰는 거다. 운동은 정말 싫어 했는데 지금은 체력 유지를 위해 억지로라도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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