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이야기
Y와 부부의 약속을 한지 오늘로 249일이 되었다.
5일 후면 그녀와 내가 만난지도 1000일이 된다.
1001일이 되는날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함께 뽑을 것이다.
작년 9월, 신혼여행을 마치고 그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싶었다. 직장생활의 치열함은 나의 게으름에 스스로 면죄부를 주었고, 그뒤로 시간은 이렇게나 흘렀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Record governs memory.) 기억만으로는 세월의 흐름이 부식시키는 그 추억들을 온전히 되뇌일 수가 없다. 기록은 나의 추억에 영원한 생명을 부여해 준다.
우리 만남의 1000일을 기념하여, 우리가 부부로 처음 떠난 여행 이야기를 아내에게 바친다.
아내는 나의 옆에서 ‘시카고 타자기’를 보고 있고,
나는 ‘강서구 타자기’가 되겠다는 실없는 농담을 던진다.
2017년 5월 3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