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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 비행기 Feb 07. 2018

4D

하늘을 나는 기분일까?

김포에서 부산으로 오는 길. Sunset.


이제 6학년이 되는 조카는 '비행소녀'가 되고 싶다고 한다.

갓 대학생이 된 사촌 동생은 '항공운항과' 전공이다.

 

나는 왜 공항에서 일하고 싶었을까.

오늘 국토부 수검을 하는 도중에 감독관님이 물음을 던졌다.

"항공사에서 일한 지 얼마나 되셨어요?"


12년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처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아직 그 곳에 있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다른 회사로 떠나온 사람도 있다.

나는 인천을 떠나 부산으로 내려왔고,

열심히 휠체어를 밀던 Agent는 어느덧 팀장님 바로 다음 자리에 앉아 있다.


항공사에서 일한다고 하면, 주위에서 보는 시선이 아직은 긍정적인 것 같다.

취업준비를 하던 그 시절, 어쩌면 그런 사회적인 시선이 내 마음을 더 구름 위로 올려놓은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거품이 빠지는 순간 일에 대한 사랑도 짜게 식어버린다.

현실과 타협하게 되는 그 순간,

더이상 근두운을 탈수 없는 손오공이 되어 버린다.


우리 비행기

우리 공항, 우리 비행기, 우리 사옥, 싱그러운 미소를 지닌 나의 동료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기란 참 어렵다.

직원은 언제나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깐. 그리고 이 회사는 그들의 것이니깐.

사실 열심히 벽돌을 쌓는 벽돌공에게 '당신은 멋진 성을 만들고 있다.'

라고 말해주는 관리자(선배)들 또한 찾기가 쉽지 않다.


3D

Dirty,

Difficult,

Dangerous.


서비스업 속 진상 손님,

다양한 비정상속에 통제 불가능한 상황들의 연속,

한번 사고가 나면 인명 피해가 큰 위험한 운송 수단.


항공업 또한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 업종이다.

이곳에서 일하고자 하는 순수한 손오공들이 이것 만큼은 명심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3D가 극복 되는 순간, 또다른 D가 다가온다.

그건 바로, Dream ... 3D가 4D가 되는 순간이다.


앞으로 이곳에서 그런 4D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내가 사랑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

나의 2세 '리우'에게 들려줄 이야기 꾸러미.


이제 시작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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