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항공사의 정체성, livery
항공편의 탑승 수속을 위해 항공사의 카운터를 찾아간다. 카운터 위 모니터를 보면 항공사마다 고유의 로고와 색상이 표출된다. 그리고 그 카운터에는 해당 항공사만의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각양각색의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들이 출국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해외 지점을 새롭게 오픈할 때는 현지에서 우리 회사의 업무를 대행해 주는 지상조업사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제공할지에 대한 의사 결정도 필요하다. 회사는 기업의 정체성(Corporate Identity, 기업의 정체성)과 브랜드의 정체성(Brand Identity, BI)의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런 것들을 항공사 직원들의 유니폼, 항공기, 지상 조업 장비 그리고 마케팅 굿즈 등에 녹아내는 것은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작업이다.
항공기 탑승을 위해 의자에 앉아서 기다린다. 창밖으로 비행기를 구경하다 보니 다양한 항공사 직원들의 유니폼과 비슷한 색감의 도장을 한 항공기들이 지나간다. 이렇게 지상과 하늘에서 일하는 항공사 직원들이 고유의 유니폼을 착용하듯이 비행기도 유니폼을 입는다. 이렇게 항공기가 입는 유니폼을 livery(항공기 고유의 도장)라고 부른다.
livery /ˈlɪvəri/
- (과거 하인 등이 입던) 제복
- 한 회사를 대표하는 색상이나 디자인
livery는 '부잣집 하인들에게 제공되는 특별한 의복'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나는 주인님을 모시는 마부 또는 수행원이다. 오늘 아주 중요한 만찬에 주인님을 모시고 가야 한다. 이때 어느 정도의 격식 있는 특별한 제복은 입고 가야 하지 않을까? livery는 최초에는 하인 등이 입던 제복이라는 뜻이었지만, 지금은 한 회사를 대표하는 색상이나 디자인을 의미하기도 한다.
초기의 livery는 같은 항공사 내에서도 디자인이 조금씩 달랐다. 일반적으로 1950 ~ 1960년대부터 항공사 고유의 통일된 livery를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을 uniform livery라고 표현한다.
참고로 British Airways의 경우 A380을 도장하기 위해서는 24명의 작업자가 2주 동안 작업을 진행해야 하며 2,300L의 페인트가 사용된다.
1. 기본 유니폼 (기본 Livery)
항공사가 항공기를 도입할 때는 항공사 고유의 CI를 바탕으로 기본적인 livery로 도장을 한다. 이것은 항공기의 기본 유니폼(uniform livery)이 된다. 신규 취항은 그 공항에 우리 비행기가 처음 발을 내딛는다는 의미이다. 새로 온 전학생을 바라보는 현지 직원들에게는 이런 일상복을 입은 항공기도 특별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그들의 카메라는 쉬지 않고 찰칵거린다.
2. 특별 유니폼 (특별 Livery)
특별한 유니폼에는 다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기념 리버리 : 항공사의 역사적인 기념일등을 표현
2) 복원 리버리 : 항공사의 지난 livery의 복원
3) 특별 로고 : 특별한 행사나 프로모션 등을 홍보
4) 마케팅 리버리 : 포켓몬, 헬로키티, 스타워즈 도장처럼 특별한 마케팅 목적
해외 출장을 다니다 보면 특별한 랩핑(wrapping)을 한 항공기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 집 어린이는 포켓몬을 정말 좋아하는데, 언제 한번 Pikachu Jet을 태워줄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다.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으로 블랙핑크가 응원해 주고 있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도 기원한다.
ANA의 Starwars Jet을 타고 우주 전사가 되어 보는 상상도 한번 해볼까?
이렇듯 항공사마다 항공기는 고유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여러분들은 어떤 항공사의 livery가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는지 한번 떠올려 보자. 나는 개인적으로 대한항공이 매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내가 그린 예쁜 비행기"의 1등 수상작이 래핑 된 항공기가 기억에 남는다.
여러분은 어느 항공사의 패션 감각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