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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 Dec 31. 2021

2021년 연말정산

사소하지만, 하는 게 중요하니까.

2021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연말정산을 기록하려니 빠듯했지만,

작심삼십일 연말정산 템플릿을 만들어서 공유해준 수연 언니가 한 말이 응원이 되었다.


"길게 쓰려고 하지 말고, 한 줄씩만 써봐. 하는 게 중요하지 잘하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1. 2021년의 다짐ㅣ올해 초 어떤 다짐을 했나요? 목표를 이루었나요?

"몸 튼튼, 마음 튼튼" 우리 집의 슬로건이었다. 야심 차게 운동을 하겠다는 목표는 결국 이루지 못했다. 아마 평생의 숙제이겠지.  2021년에 최고 몸무게를 찍었고, 자존감은 바닥을 치기도 했다. 그래도 내년은   튼튼해질 자신이 왠지 생겼다. (연말연초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그러다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서   있다는  안다. 조금씩 견고해지고 있다는 것도. 


2. 올해의 가장 큰 변화ㅣ올해 무엇이 변했나요? 그 변화가 마음에 드나요?

상상만 했던 것을 실행했고 결과물이 생겼다. 말로만 했던 '독립출판물'과 '플리마켓'을 작게나마 해보았다. 나의 작은 성공이 꽤나 마음에 든다.


3. 올해 잘한 일ㅣ올해의 나를 칭찬해주세요!

하고 싶었던 것을 실천한 나를 칭찬해.


4. 올해 후회되는 일ㅣ올해 어떤 후회를 했나요? 그 일로 배운 점이 있나요?

연말에 휴가를  낸일. 내년 연말에는  휴가를 내야겠다. 고요하게 쉬면서  해를 마무리할  있도록 시간을 만들어두자.


5. 올해의 새로운 도전ㅣ올해 어떤 도전을 했나요? 그 도전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플리마켓을 기획하기. 혼자서 못했을 일이었지만, 함께한 초안 클럽 친구들 덕분에 해낼 수 있었고 앞으로 나도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


6. 올해 포기한 것ㅣ올해 무엇을 포기했나요? 포기하며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살을 빼는 것. 포기하면서 얻은 건 행복한 돼지가 되었다 (눈물)


7. 올해의 사건ㅣ올해 나에게, 주변에,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 중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어느 날 우리 집에 놀러 온 2 조카가 처음으로 나에게 안기며 나를 '?'라고 불렀다.

 

8. 올해 나의 사진첩을 지배한 것ㅣ자, 사진앱을 켜보세요! 어떤 사진이 주로 있나요?

산책 길에 찍은 풍경들.


9. 올해의 구독ㅣ유튜브, 팟캐스트, 인스타그램 등에서 구독/팔로우한 채널 중 어떤 것이 인상 깊나요?

유튜브 공부왕 찐천재. 어제 본 진경 언니의 말이 좋았다.

"책을 왜 봐야 된다고 생각하냐면, 삶이 매 순간 선택이다? 글을 많이 읽으면 선택을 잘하게 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하게 해요. 그건 분명해요. 그렇다면 영어 단어 몇 개 더 아는 게 뭐가 중요해요? 사유를 깊게 하고 좋은 선택을 하는 거 그게 훨씬 더 필요하더라고. 살아보니까."
- 2021/12/27 [술김에 속마음 고백하는 홍진경(랜선회식) [공부왕찐천재]]


10. 올해의 정주행ㅣ드라마, 웹툰, 넷플릭스 등 어떤 것이든 좋아요! 좋아하거나 몰두했던 콘텐츠를 기록해보세요.

에밀리 인 파리, 스우파, 쇼미더머니, 환승연애.


11. 올해의 플레이리스트ㅣ올해 자주 듣거나, 좋아했던 음악들을 알려주세요. 음악 한 곡도 괜찮아요.

소코도모 & 자이언티의 회전목마.


12. 올해의 책ㅣ어떤 책인가요? 왜 기억에 남나요?

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가게에 갈까? / 박현선

내가 왜 중고가게를 좋아하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언젠가 코로나가 풀리면 중고가게를 탐험하러 핀란드에 가보고 싶다.


13.올해의 문장ㅣ마음/머리 속에 남아있는 문장이 있나요? 누가 말했나요? 그 때 나는 어떤 상황이었나요?

존감이 낮아졌던 어느 , 키미가 전해준 문장이 있다. 강이슬 < 느끼한 산문집> 에필로그에 나온 말이었는데, 자책하는 대신 "나는 존나 짱이다!"라고 말해보라고. 거짓말 같지만 정말 효과가 있다. 내가 너덜너덜해졌다고 느끼는   외쳐보자.


14. 올해의 앱ㅣ올해 제일 많이 쓴, 또는 인상 깊은 앱이 있나요? 좋은 앱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올해도 인스타그램과 배달의민족, 쿠팡이츠의 노예였다.


15. 올해의 음식ㅣ올해 기억에 남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어디에서 누구와 먹었나요?

남편과 거제에서 먹은 시청우동. 키미가 추천해준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먹은 히레 돈까스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얇고 바삭하면서 촉촉한 육즙 가득한 그 맛!


16. 올해의 물건ㅣ올해를 함께한 물건을 소개해주세요. 어떤 의미를 가지는 물건인가요?

첫 번째는 장 줄리안 모자.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의미가 있다. 성수동에서 어떤 남자가 내 모자를 가리키면서 손가락으로 따봉을 보낸 것도 기억에 남는다.

 번째는 마법 구슬. 일본에서 만들어진 전자 리플렉터인데 레몬 서울에서 주문했다. USB 원하는 영상을 담아서 꼽으면 동그란 구슬에 영상이 나오는데 마치 마법 구슬 같다. 우리 집 놀러 오면 꼭 스누피 최애 영상을 보여준다.


17. 올해도 버리지 못한 것ㅣ올해도 고민하다가 버리지 못했던 물건, 관계, 일, 생각은 무엇인가요?

쿨하지 못한 마음. 이제 나는 쿨한 사람이 아니란 걸 인정한다.


18. 올해의 루틴ㅣ가장 보통의 일상을 소개해주세요. 올해 무엇이 달라졌나요?

비록 끝까지 해내진 못했지만, 수연 언니와 함께 같은 일력(오늘의 할일력)을 뜯고 일력에 대한 미션을 기록하고 공유했던 루틴이 기억난다. 앞으로 기본적으로 계속하고 싶은 건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 먹기, 그리고 스트레칭하기. 그리고 매일 밤 일기를 쓰고 싶다.


19. 올해 나의 일상을 지탱해준 것ㅣ힘든 한해였죠? 무엇으로 일상을 버텼나요?

언제나 내게 힘을 주는 짝꿍과 친구들의 말


20. 올해의 디깅ㅣ올해 어떤 일에 몰두하고 어떤 영감을 받았나요?

올해 인상 깊었던 전시가 몇 개 있었는데, 앞으로 디깅해보고 싶은 것들이 생겼다.

1) '무민'과 '스누피'

75주년 무민 전시와 제주도의 스누피 미술관에서 캐릭터에 대한 세계관이 멋져서 무민과 스누피의 이야기를 더 알아보고 싶어졌다. 특히 스누피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나와 이름이 같은 '루시'라는 캐릭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캐릭터 설정이 재밌다. 예를 들면 루시는 마을에서 5센트 정신상담소를 운영하고 있고 동전 하나에 고민상담을 해주는데 보통 쓸모가 없다는 이야기라던가, 스누피의 집 속은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설정이라던가.


2) 옛날의 예술가들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전시를 보고, 1930년대 예술가들이 궁금해졌다. 서로에게 영감을 받고, 나누면서 확장하고, 점에서 선으로 이어지는 30년대의 화가와 시인들이 멋있었다. 김환기 화가에 대한 책도 읽어봐야겠다. 우리나라 예술가들이 주로 영감을 받았던 대상은 달과 같은 자연이었다고 하는데 그 대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하다.


21. 올해의 사람ㅣ올해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사람(혹은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서윤정 작가님의 작업실과 작업물을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조각가 김정숙 선생님의 생전 자택이자 작업실이었던 곳이 서윤정 작가님의 작업실이 되었는데, 한옥과 양옥, 일본식과 유럽의 느낌이 묻어 나오는 다채로운 작업실과 정원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 그녀가 사용하는 원색적인 색상 또한 멋지다. 나도 내년엔 꾸준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어야지.


22. 올해의 빌런ㅣ올해 나를 괴롭거나 힘들게 만든 것(또는 사람)은 무엇인가요?

힘들었던 상황은, 의견 차이가 많은 상황에서 사람들을 설득해야  였다. 각자 다른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23. 올해의 설렘ㅣ올해 심장을 두근대게 만든 물건, 일들을 써보세요.

맑은 하늘, 아름다운 자연. 비가 그친 날 커다란 무지개보러 한강에 달려가고, 산책하다가 아름다운 구름을 만나면 카메라로 찍었다. 자연은 늘 우리에게 설렘을 준다.


24. 올해 감사한 마음ㅣ올해 감사한 사람, 일에 마음을 전달해보세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있게끔, 늘 내게 용기를 줬던 수연 언니.


25. 올해의 귀여움ㅣ주변의 귀여움을 소개해주세요!

나를 이모라고 부르는 대신, ''라고 부르는 2 조카


26. 올해의 영감ㅣ올해 나의 생각과 행동을 변하게 만든 영감이 있었나요?

"가보자고" 그리고 "오히려 좋아"

'가보자고'는 쉽게 실행하게 하는 마법 같은 말이고,

'오히려 좋아'는 실행하다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을 때 극복하게 해주는 마법 같은 말이다.


27. 올해의 부러움ㅣ올해 부러웠던 것은 무엇인가요? 왜 부러웠나요?

빠르게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28. 올해 나의 키워드ㅣ'올해의 나'는 어떤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나요?

작은 성공.


29. 올해의 OOOㅣ올해의 주제를 직접 정하여 아직 다 못한 2021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올해의 '결과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1. 30p 작은 독립출판을 만들었다. 이름은 '성수동 신혼일기' 2022년에는 좀 더 살을 붙여서 두꺼운 책으로 인쇄해보려고 한다.

2. '물건의집(@home.of.object)' 플리마켓을 열었다. 물건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종종 플리마켓을 열려고 한다.

3. 루시앤오리(@lucy_drawing) 캐릭터를 만들고, 엽서를 만들었다. 꾸준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어야지.


30. 2022년의 다짐ㅣ내년에는 어떤 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내년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나라는 사람을  기록하는 한 해가 되고 싶다. 목표는 작은 전시를 열기. 그리고 신혼 일기책을 독립 출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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