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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버트 길벗 길But Sep 15. 2017

장독대



당신을 생각하면 어린시절

비오는 날의 장독대가 생각납니다

뭔가를 담으려다 잊어 버려서

뚜껑없이 비를 맞던 작은 항아리


비가 오는 날이 되어서야 비로소

몸 안쪽 방향을 향해 떨어지던

투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던

항아리 입니다


생각해보면 나는 당신에게

모였다 흘러가 버린 빗물이고

당신 안쪽에 잠깐이나마

투명한 소리를 남겼다면 하고 바래봅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도시에는

가을이 막 시작되려 하는데

뜬금없이 흘러가 버린게

당신이었는지 저였는지 막 헷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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