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돈 / 길But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국경지대에
시판돈이 있다
사천개의 섬이 있는 그 곳은
시詩 판 돈으로
한번쯤 여행을 가보고 싶은 장소
한 사람만 서 있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섬부터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사는 큰 섬까지 있다
비가 많은 라오스의 우기 철에는
부끄럼 타는 시골 아이들처럼
강 속으로 숨기도 하고
건기 때가 되어서야
강 위를 떠올라
햇볕에 느긋하게 몸을 말리는 섬들
아직은 시詩 판 돈이 없어서
라오스와 캄보디아 국경으로의 여행은
요원하게 생각되는 퇴근길
가라앉았다가 떠올랐다가
길 위를 움직이는 섬 같은 사람들이
메콩강인듯 자맥질을 한다
가끔은 돈이 물결을 만들고
전지전능하다는 예감 때문에
육두문자(肉頭文字)같기도 한 돈
* note ㅡ 기성 시인들과 그들의 작품, 그리고 라오스 특정지역을 비하하거나 비꼬아 표현하고자 한 의도는 없었음을 밝힌다
위 글을 쓴 동기는 창작행위를 통해 사회적 인정과 부를 이루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솔직한 욕망과 언어유희에 있으며,
돈은 비하 대상이 아닌 ㅡ 여러사람의 노력이 녹아든 ㅡ 존중 받아야 할 대상임도 밝히고 싶다
* 공교(?)롭게도 시판돈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빡세(팍세)라는 지명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