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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버트 길벗 길But Jun 18. 2018


뱀 / 길But



휴일의 거실을 꽉 채운 순수한 짐승

당신이라는 코끼리를 뱃 속에 삼킨

나는 뱀이고

보아뱀이고


당신에게 압도되지 않으려

더 크게 벌어지는 내 입과 턱

당신이라는 코끼리를

나는 배려와 무례함을 함께 담아 삼킨다


당신을 매번 삼킬 때마다

꼼짝없는 포만감을 누릴 수 있는

나는 뱀이고

보아뱀이고


*  "보아 뱀은 먹이를 씹지 않고 통째로 삼킨다. 그런 다음 몸을 움직일 수가 없게 되어 먹이가 소화될 때까지 여섯 달 동안 잠을 잔다."  -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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