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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버트 길벗 길But Aug 17. 2016

산사(山寺), 그리고 속세를 사는 자


물고기 한 마리

숲 속으로 뛰어드니

작은 종소리 들린다


존재냐 소유냐,

존재에 대해서건

소유에 대해서건 집착은 매한가지


대웅전에는

문턱이 닳도록

사람들이 들락거리지만


오래된 사리탑 앞에선

사람 발길 오래토록 없으니

보석하나 남기고 죽어서도 소유에는 관심이 없단 말


일찍이 나는

존재보다 소유에

관심이 많다는 걸 인정했으므로,


산사에 들어와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

내려가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어쩌면 팔월 중순의

여름 햇볕 때문에

빨라진 내 걸음 뒤로,


이천오백육십살 먹은 물고기 한마리

들릴락말락

숲속으로 첨벙 사라진다



http://youtu.be/caPfIn-dw8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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