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버트 길벗 길But Jan 20. 2017

겨울풍경에 반하다



그녀는 내게서

등을 돌리고

등을 돌린 채

옆으로 누워서

누운 채 알몸이 되어

절반의 등과

절반의 엉덩이와

절반의 허리를 보여준다


그녀의 허리 위로

담요같은

검게 올려져 있고

내가 바라보자

담요로 허리를 감추려는 듯

혹은

그녀의 더 깊은 곳으로

나를 이끌려고

담요를 걷어 내려는 듯

모호한 동작으로 멈춰 있다


눈 덮인 산처럼

하얗고 고요한

그녀는 지금

산 속에서

눈에 덮인 산 속에서

거대한 몸을

옆으로 눕혀 놓았다

한눈에 반해버린

내 탄성을

귀 없는

그녀가 듣고

기뻐하기를


 덮

산이

벗고

누워있는

여인의 등만 같다



* 겨울산 풍경을 보고 난 후의 즉흥






매거진의 이전글 Metallica 를 추억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