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에 하루를 더하고

기억하다

by 단단단아


선거의 성공과 패배, 들뜨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남은 2020년 4월의 어느 날이야. 나는 어제를 보냈고 오늘을 맞이했어. 떠다니는 단어들 속에서 마주쳤고, 달아놓은지도 잊고 지냈던 가방에서 달랑이는 노란 리본에 떠올렸지만 그뿐이었어.

4월 16일에 하루를 더하고서야 나는 너희를 생각해. 그저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미안함, 부채감, 그리움 이 모든 마음들이 오늘에서야 찾아온다.

너희보다 딱 한 살이 많은 나는 교실에 앉아 한참을 풀리지 않는 문제를 들여다보다 친구들과 속닥이며 수다를 떨었다, 어느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어. 그 날 그 때 담임 선생님은 종례시간이 되어서야 너희 이야기를 전하셨어. 그 순간부터 나는, 그리고 우리 모두는 또 다른 바다에서 자리했던 것 같아.

딱 한 살이 더 많았던 나는 이제 사회인이 되어 아침에는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싣고 점심이면 어디 숨어있다 나오는지 모를 사람들에 섞여 서둘러 밥을 먹고, 집 밖을 나온지 하루의 반이 지날 무렵에야 어둑해진 퇴근길을 나서. 나는 이렇게 비겁한 무력함이 일상에서 스며나오는 어른이 되어버렸어.

봄바람을 타고 와 피어났던 꽃들을 보내려는 건지 아침부터 비가 온다. 언제까지나 푸릇할 너희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어제를 떠나보낸 오늘을 기억할게. 미안하고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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