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같은 시간을 지나 오랜만에 아침을 맞이했다. 멍하니 바라보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하다. 살짝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지만 찬란한 풍경에 아직 적응을 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우울에 젖은 몸을 널어둔다. 햇살이 스며들며 몸이 점점 마른다. 아직은 아침이라 한쪽은 햇살을 받아 말라가고 있지만 다른 한쪽은 아직 젖어서 우울이 뚝뚝 흐른다. 그래도 괜찮아. 몸을 한번 쭉 짠다. 앞으론 괜찮을 일만 남았으니까.
나는 어느 것도 제대로 마주한 적 없이 늘 도망쳤지만 아주 조금씩 마주하고 있다. 인생에 물음표를 다는 것은 좋지 않은 버릇이라길래 '왜?'라는 질문 외엔 물음표를 달지 않기로 했다.
누가 알아줄까? 배부른 기대를 했지만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수동적인 방법이었다. 건강하지도 않았다. 내가 날 알아주지 않는데 누가 날 알아주겠는가. 팔을 바깥으로 굽혀대다가 부러져서 덜렁거린다. 주섬주섬 이어 붙이고 결심한다. 이제 팔은 안으로 굽혀야지.
할 줄 아는 것은 잘 없어 미숙한 내가 이따금씩 고장 나서 삐걱거리지만 멋진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으니 괜찮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