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저는 아무래도 글렀습니다.
운송 기사가 오기 직전에서야 배송작업이 끝났다. 서대리와 김 팀장은 짐이 실은 차가 떠나고 나서야 안도의 숨을 불어 보낸다.
"서대리, 그.. 뭐더라? 나 너한테 뭐 부탁하려고 했는데?.. 아, 그.. 그.. 있는데.. 중요한 거였는데...."
짧게 침묵이 흐르고 깨진다. 중추신경을 다 써버려서 말도 못 한다며 깔깔거린다. 오래간만에 움직였으니 내일은 분명 몸져 앓을 것이다. 매일 목을 죽 빼놓고 컴퓨터만 쳐다보다가 이리저리 몸을 옮겨다 놓으니 말 다했다.
그래도 개운하다. 단순 작업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틈을 만들어 생각이 없으면 불러내고, 생각이 많으면 쫓아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리반특이 부처님의 16 제자가 될 수 있던 것 일까?
가끔은 좋은데 자주는 힘들겠다. 부처님, 저는 성실함으로 아라한(阿羅漢)이 되기는 글렀습니다. 산을 올라가기는 하는데 왜 자꾸 굴러 떨어지는 지요. 제가 혹시 시시포스였던가요? 서대리는 허공에 머리를 얻어맞는다.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하이파이브 치고 또 순식간에 밤이다. 작년까지는 그래도 일주일은 길게 느껴졌는데 그냥 다 호다닥 지나버린다.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또 월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