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자기 계발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아무튼 가보자고 “를 외치는 거 가지고는 안 된다니까?

by 무말랭이

1년을 넘게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았다. 사실하고 싶은 말이 없었던 것에 가깝다. 항상 시리즈를 거창하게 기획했다가 미개해지는 것을 반복하면서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인간이 되어버렸다. 이를 방지하고자 23년 계획은 ‘나’라는 인간을 재정의하고, 그것을 나 자신에게 납득시키는데 쓰기로 했다.


나는 아래와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1. 거창한 계획을 잡음

2. 어느 정도 잘하게 되면 게을러짐

3. 지나치게 만족하면 더 이상 하지 않음

4. 유혹에 약함 (술이라던가, 술이라던가 술이라ㅓㅇ가)

5. 뭐든 하다가 잘 포기함

6. 그런 주제에 꿈은 큼

7. 1월 1일, 월요일 등을 거창하게 생각함 (그래서 계획이 무너지면 미룸)


영구적으로 자기 계발을 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 나는 하나하나 문제점의 원인과 개선점을 생각해 봤다.


1. 거창한 계획을 잡음

> 하루에 에너지를 70% 이하로 사용하는 계획 잡기

2. 어느 정도 잘하게 되면 게을러짐

> 주기적으로 할당량을 조금씩 늘릴 것

3. 지나치게 만족하면 더 이상 하지 않음

> 자만하는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기

4. 유혹에 약함 (술이라던가, 노는 약속이라던가 기타 등등) > 보상체계로 사용하기

5. 뭐든 하다가 잘 포기함

> 해야 하는 이유를 매일 되새기기

6. 그런 주제에 꿈은 큼

> 중간 목표를 촘촘하게 쌓고, 주기적으로 목표점검

7. 계획이 무너지면 1일, 월요일로 미룸

> 요일의 개념을 스스로 무너뜨리기


7번부터 설명하자면, 나는 2022년 11월 23일부터 자기 계발을 시작했다. 거창하게 뭘 결심하지 않고 <기록하기>부터 시작했다. 다이어리를 공들여서 쓰지 않기 위해 언니가 이름만 써두고 버린 다이어리를 사용했다. 공책 하나를 다 써보는 경험은 인간에게 정말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고른 다이어리는 365일이라는 숫자와 24시간을 기록하는 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다이어리 었다. 매일 적지 않아도 되니, 일단 적기로 했다. 6번과 1번을 아예 시작에서는 없애고 시작한 것이다.


나는 웹툰을 보던, 밥을 먹고 놀던, 누워있던 일단 적었다. 거창한 계획은 나에게 스트레스만 주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았다. 토, 일요일은 묶어서 적거나, 5일 뒤에 다시 적은 날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한 ‘것들만 적었다 항간에서는 “Dose List”라고 부른다. 아무튼 적었다. 분석하지도 않았다. 그냥 일단 적었다. 어디까지나 ’그래도 하네?‘라는 것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게 웃기게도 사람이 쓰다 보니까 채우고 싶어서라도 뭔가를 하게 된다. 작은 성공을 쌓다 보면 점점 그 성공의 크기를 키워간다는 공식이 입증된 기분이었다.


그래도 하기 싫은 마음을 잘라내지 못해서 하고 싶은 이유들을 찾아야 했다. 개인적으로는 ‘더 이상은 이렇게 살면 안 된다’라는 위기감도 한몫했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세상에는 정답이 너무 많아서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 했지만, 다행히 시행착오를 많이 겪지는 않았다. 어느 유튜브에서 내 무의식과 파충류뇌는 빈도수에 약하다는 것을 보고, 리추얼을 2주만 해보자 하고 했다. 사실 말이 리추얼이지 세뇌에 가깝다. ‘나는 끈기 있는 인간이다’ 같이 내가 절대로 못해낼 것 같거나, 단점을 보완했을 때 모습 같은 희망사항을 적었다. 내가 납득이 되지 않아도 일단 적어보기로 했다. 운 좋게 잘 맞아서 지금까지도 잘 써먹고 있다.


그렇게 처음에는 몇 줄만 있더니, 점점 여백보다는 글이 많아졌다. 한 달에 10일에서 17일로 늘었고, 25일로 늘어났다. 결국 3월에는 매일 일기를 적는 인간이 되었다. 형식의 힘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래도 했네?”를 여기에서 느끼고 남들과 비교하는 버릇을 없앴다. 물론 지금도 좋아 보이는 친구들을 보면 절망하기도 하지만 타격감이 전보다 크지는 않다.


그래도 비교하는 버릇은 사라지질 않아서, ‘유독 잘 해낸 날의 나‘와 비교하게 된다. 중간중간 포기하는 고비를 겪었는데, 그냥 포기하고, 다시 할 마음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확인했다. 처음엔 일주일이 넘게 걸리더니, 3일, 2일, 반나절로 줄었다. 물론 영구적이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포기하는 날 보다는 하는 날이 많아진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작은 것에서 시작한 내 미개한 자기 계발은 퇴근하고 3일은 헬스장에 내 몸을 가져다 놓는 인간으로 바꿔놨다. 영구적으로 바뀐 건지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서도. 물론 큰 변화가 아닐지도 모르겠다만, 개인적으론 감정이 널뛰거나 ADHD스러운 모먼트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내 삶에서 처음으로 내년과 내후년이 기다려진다. (12월에도 지금 상태를 지속하면 참 좋을 텐데…@)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짜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