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나비

에피소드10. 신혼

by 포카치아바타

에피소드10. 신혼


서울에 도착한 소년과 소녀의 첫 보금자리는 미아리의 단칸방이었다. 가져온 돈 백만 원으로 방을 얻고 생활까지 이어가야 했기에, 우리는 아끼고 또 아끼며 살았다. 가진 것은 부족했지만, 서로의 온기만은 충만했던 신혼이었다.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할까,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막막하게 고민하던 나날이 계속될 무렵, 두둥!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입영통지서가 날아온 것이다.

이 낯선 서울 땅에 혼자 남겨질 생각에, 겁쟁이 소녀는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그리고 나 역시,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소녀가 외로움이나 현실의 무게 때문에 사라져 버릴까 봐 두려웠다. 우리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스무 살의 불안과 사랑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외면할 수 없었다. 일단 신체검사를 받아야 했기에, 두려움을 안고 고향으로 향했다.

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신체검사를 받는데, 청천벽력 같던 결과는 놀라운 반전으로 바뀌었다. 어릴 적 다쳤던 한쪽 눈의 시력이상으로... 면제!?!?

면제라니! 방위도 아니고, 아예 군 복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니!

이 기적 같은 소식에 우리는 다시 한번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부둥켜안았다. 신이 우리에게 시간을 주셨다고 생각했다. 자, 이제 우리는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잘 먹고 잘 살면 된다! 우리는 단칸방에서 함께 즐거운 미래를 상상하며 다시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기쁨 뒤편에서, 소녀의 순수한 마음은 죄책감을 키우고 있었다. 소녀는 내가 대학을 포기한 것이 마치 자기 탓인 것처럼 마음의 빚을 지기 시작했다.

"내가 양말공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 테니, 다시 공부해서 꼭 대학에 가야 해."

소녀의 굳은 결심에 따라, 소녀는 고된 양말공장에 다니기 시작했고, 나는 방에서 다시 책을 펼쳤다.

하지만 고생스럽게 일하고 밤늦게 돌아오는 소녀의 지친 뒷모습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편치 않았다. 이 모든 고생이 나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는 자책이 나를 짓눌렀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굴레를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괴로움은 점점 더해져, 스무 살의 순수한 영혼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마주 앉아 밥을 먹는데 소녀가 나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왜 눈을 그렇게... 떠...? 어...? 얼굴이 이상해...!!"

마음의 근심이 결국 몸에 병으로 찾아온 순간이었다.

나의 괴로움이 소녀에게까지 드러나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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