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by 포카치아바타

누구나 한 번쯤은 시간을 되돌리는 상상을 한다. 예전의 나에게 "과거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겠느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망설임 없이 '자유'였다. 일에 얽매이지 않고 짧게 일하며 남은 시간은 세계 곳곳을 누비는 삶, 발길 닿는 대로 떠나며 구속받지 않는 방랑의 삶을 꿈꿨다. 그때의 나에게 자유란 곧 떠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다시 마주한 같은 질문에, 이제 나는 전혀 다른 대답을 내어놓는다.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삶의 지도를 가장 먼저 그리겠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많은 시간이 의미 없이 흩어졌다. 이제는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동료들과 나누던 술잔, 그 뒤를 따르던 지독한 숙취와 무기력하게 버려진 주말들. 그 순간들이 내 삶에 남긴 것은 없었다. 만약 그때 내가 인생의 방향성을 고민했더라면, 내 삶의 뿌리를 어디에 내릴지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물었다면 뭔가 달라졌을까.

물론 계획을 세운다고 해서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쯤은 이제 안다. 예상치 못한 풍랑은 언제든 들이닥칠 것이고, 길은 자주 어긋날 것이다. 하지만 나침반을 가진 항해사는 길을 잃을지언정 방향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에게 그 나침반은 바로 하나님께 뿌리를 두는 삶이다. 세상의 기준이나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는 유목민 같은 삶이 아니라, 하나님앞에 내 삶을 정돈하고 그분 안에서 내 존재의 이유를 찾는 것. 그것이 내가 과거로 돌아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다.

지나온 과거를 후회하거나,

돌아가고 싶다라는 허무한 꿈을 꾸지 않는다.

다만, 나는 날마다 선물처럼 받는 오늘의 하루를 그리려 한다.

하나님께 깊게 뿌리 내리고, 그분이 인도하시는 방향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삶.

그것이야말로 내가 그토록 갈구하던 진정한 자유의 시작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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