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풀에 대하여
물을 부어두지 않아 밥그릇에 딱딱하게 달라붙은 밥풀을 본 적이 있는가. 손끝에 힘을 주고 어떻게든 떼어보려 하지만, 놈은 그릇의 일부라도 된 듯 꿈쩍도 하지 않는다.
진작 물을 부어놓았더라면, 혹은 지금이라도 물을 붓고 가만히 기다려준다면 손댈 필요도 없이 스르르 씻겨 내려갈 밥풀인데. 공연한 오기가 생겨 달려들다 보니 손끝만 아려온다.
억지로, 기어이 떼어내고 보니 이만큼 미련한 짓이 또 없다. 인생도, 말라붙은 밥풀도, 결국은 다 때가 있는 법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