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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늘파 Dec 24. 2020

안다, 그래 다 안다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을 그리며....

안다, 그래 다 안다

                                    


색종이 엮어 풀로 이어

울긋불긋 빛나는 종이 목걸이

찰랑찰랑 눈앞을 지날 때마다

다시 함께 지나가는 할머니 얼굴

안다, 그래 다 안다     


딩동댕 학교에서 집으로 올 때

콩나물 버스에 짓눌린 내 선물

주름진 목에 걸 때 내 얼굴은 울상

그러나 할머닌 꽃미소 지으며

안다, 그래 다 안다     


1년 만에 막내 삼촌 돌아왔는데

아무 말 없이 구석방서 잠만 자는데

아들 보며 표정 한번 풀지 못하고

옷고름에 눈물 찍던 할머니의 한 마디

안다, 그래 다 안다     


어느 차가운 날 집 앞에서

가슴 잡고 주저앉은 울 할머니

정신없이 구급차 따라갔지만

몸부림에 쏟아지는 할머니의 그 아픔

모른다, 그래 나는 모른다     


네모난 액자 속 할머니 모습

이젠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지만

보고 싶어, 보고 싶어, 보고 싶어

언제나처럼 할머니는 엷게 웃으며

안다, 그래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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