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광고를 위해 너, 내 동료가 되라!
2년 전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엘리베이터 매체 별로다'라는 척박한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청환경을 바꿨습니다. 잘 보이는 곳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디바이스를, 서울생활권 타겟으로 설치했습니다. 이번엔 "광고를 할 거면 잘 보이는 곳에, 진짜 볼만하게 만들자"의 두 번째 파트, 콘텐츠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죠.
지난 글 : J커브의 시작은 미약했다
매체사, 제작사, 대행사까지 한 번에 다 해버리기
콘텐츠를 뒤집은 이야기를 하려면 우선, 보통의 매체사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보통의 매체사는 광고 콘텐츠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옥외의 경우 더더욱 그렇죠. 앞선 글에서 다루었던 부분인 매체 설치와 콘텐츠를 '전달받아' 송출하는 것 정도의 역할을 합니다. 무슨 내용을 어떻게 내보낼지에 대해선 대개 광고주나 광고대행사가 결정하고요. 말하자면 시청 환경은 관리하되, 내용에 대해선 간섭하지 않는 방식인 겁니다.
포커스미디어는 이 '보통'의 경계를 넘어 콘텐츠 제작에 관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대로'된 콘텐츠를 누가 만들어서 건네주길 기다리는 것보다,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제작하기로 한 거죠! 디바이스로 대표되는 시청환경 개선은 잠깐의 환기를 일으킬 수 있겠지만 정작 매일같이 마주하는 콘텐츠가 별로라면? 신선함은 익숙함이 되고, 관심은 지루함으로 변하기 쉬울 테니까요. '괜찮은 매체라면 재밌고 필요한 내용을 고퀄리티로 보여줘야한다.’ 말하기는 쉽지만 해내기는 쉽지 않은 이 문장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대표님은 숱한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작인력 내제화를 처음 구상했던 이유를 솔직히 말하자면, '세로형' 매체의 숙명이었습니다. 시장의 뉴비가 콘텐츠 베리에이션 서비스를 해주는 건 당연하니까요. 하지만 결국 '매체'와 고객이 맞닿는 방식은 '콘텐츠'임을 깨닫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포미의 시간은 정~말 빨리 갑니다... 늙어요..) 제작에 크게 투자하게 되고, 제작비 지원 시스템까지도 구축했죠. 수 번의 N고초려 끝에 제작인력은 탄탄해졌고 화룡정점으로 업계의 핫하디 핫한! CD님의 영입에도! 성공합니다. (아싸!!!!!!!!!!!!!!!!!!)
결과물의 퀄리티가 올라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제작물이 맘에 든다며 바이럴 영상이나 TVCF를 포커스미디어에 의뢰하는 광고주들이 생기는 꿈같은 일도 생겼죠. IMC 캠페인의 중심이 포커스미디어가 되어, 포미소재를 엘리베이터TV가 아닌 다른 곳에서 보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그 회사 크리에이티브로 가면 계속 TVC바리에이션만 하는 거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그야말로 뒤집어진 겁니다.
크리에이티브 팀 강화에 대한 이야기는 포커스미디어가 한 분야를 내제화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포커스미디어는 매체가 들어갈 장소를 찾고 계약을 따내는 ‘개발’부터 콘텐츠 제작 송출이 이루어진 후 이를 점검하는 ‘모니터링’까지 전체의 밸류체인을 이런 식으로 내제화하고 있습니다.
Full Value Chain
덕분에 200명 남짓한 회사의 부서가 이렇게나 많습니다. 부서의 색깔도 가지 각색, 갓 스무 살이 넘은 동료분들부터 은퇴 후 모니터링 요원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신 분들도 계시죠. 어떤 분들은 조직 구성의 다양성 때문에 적응하기 어려워했다고도 합니다. 저도 지금 한 달짼데요. 오래 걸릴 것 같긴 합니다만, 이것도 '제대로'일하는 것에 포함된다고 생각하고 즐겨보려고 합니다.
기획팀은 물론, 크리에이티브 팀, 송출팀, 개발팀, 회계팀 그리고 총무팀 IT팀 인사팀까지(!) 그 어디에서도 눈길 닿는 곳에는 매체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모든 단계의 내제화는 이렇게 조직 구성원 모두가 전체 사이클에 관여한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인삼각처럼 모두가 함께 발을 맞춰 전진하는 거죠.
물론 선배 C는(회의적인 편) 겉으로 그렇게 보일 뿐 여러 사람이 모여 있다 보니 가지 각색의 문제가 미해결(이라고 쓰고 개판이라고 읽..)인 부분도 많다고 했지만..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내 거'가 아니라면 굳이 싸울 필요도 없잖아요? 결국 모두가 포커스미디어의 바퀴 역할을 한다는 증거일 것 같습니다. 입지 개발, 매체 설치, 제작, 송출, 모니터링과 피드백까지. 입주민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그 찰나의 경험을 위해 Full Value Chain을 만드는 노력을 모두 함께 말이죠!
결과적으로 저희는 광고매체임에도 불구, 최근 입주민분들로부터 높은 호감을 얻게 되었습니다.(저희 조사도 해서 검증된 얘긴데... 곧 소개해드릴게요! 일감이 +1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먼저 매체 설치를 요청해주시는 경우도 생겼고요. 그리고 입주민들이 좋아해 주시는 덕분에 자연히 시장에서도 소위 짜치는 매체에서 '요즘 잘 나가는 브랜드들이 하는 매체'로 자리매김하는 중입니다.
앞으로는 무슨 일이 펼쳐질까요? 사실 이미 그려둔 비전은 있습니다. 바로 '인정받는 매체를 넘어 사랑받는 매체'되기, 입니다. 그건 다음 글에서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다음 글 : 3.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서
ⓒ정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