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정말 그래. 꾸준히 하는 사람 못 이긴다는 말도 있잖아. 난 요즘 느끼는 건데 요즘에 진짜 대단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자영업자. 수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 열정 하나로 붙잡고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야.
내가 좋아하는 카페가 하나 있거든. 자영업은 거기에 계속 매달려 있어야 하잖아. 남들 쉴 때 못 쉬고, 정시 퇴근도 없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야 하고, 오히려 퇴근하고 나서도 계속 머리를 굴려야 해. 이렇게 해야 하나 저렇게 해야 하나 아이디어를 계속 짜내는 거지. 나도 카페 해봐서 알잖아. 나는 그게 체질에 맞지가 않더라고. 한자리에 묶여서 올지도 안 올지도 모르는 사람을 기다리며 계속 있는 것도 정말 힘들더라. 내가 추구했던 방향은 이게 아닌데 운영하다 보니 다르게 돌아가게 되고 이런 이질감이 너무 싫었어.
근데 웃긴 게 뭔 줄 알아? 카페에서 글 쓸 때만큼은 행복하더라. 글 쓰는 것도 한자리에서 꼼짝 앉고 손가락만 움직이는 건데도 시간이 너무 잘 가고 그 시간이 행복하고 귀하고 막 생각하는 시간도 너무 좋고. 참 상대적인 건가 봐.
나는 누군가의 꿈을 보면서 저 사람 정말 힘들겠다 이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그 사람은 그게 행복해서 그러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거지. 그래서 뭐든 안쓰럽게 보지 않기로 했어. 다 다르잖아. 다른 상황에 놓여있잖아. 다 원하는 게 다르잖아. 좋아하는 것도 추구하는 것도 다 다른데 내가 뭐라고 그 사람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며 바라보겠어. 저 사람은 저게 좋은가 보다. 꿈인가 보다. 저 사람도 누군가의 꿈이겠거니 하면서 있는 거지.
실제로 내가 괴로워하고 있을 때 누가 나한테 그러더라. 어떻게 하면 나같이 될 수 있냐고. 그때 참. 인생이 이런 거구나 싶더라. 나도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구나. 해줄 수 있는 대답은 다 해줬어. 결국에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이런 내가 완성되어 있다고.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어쩌다 보니 나도 이렇게 된 거라고.
사람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되지만 나 자신에게도 함부로 대하지 말자. 나는 소중하니까. 그리고 잘하고 있으니까. 버티는 거야. 그냥. 계속. 적당한 채찍질도 중요하지만 당근도 줘가면서 버티자. 이 각박하고 척박한 세상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