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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밑줄긋는여자 Oct 07. 2021

일주일에 한 번은 평일 낮에 카페에 가자

시간자유자에게 휴식은 특권이자 의무이다

프리랜서가 되면 가장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가 평일에 느긋하게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었다. 아마 많은 프리랜서를 꿈꾸는 사람들 역시 그런 자유로움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프리랜서가 다 ‘프리’하지는 않다. 오히려 시간에 더 얽매이고 직장인보다 더 바쁜 이들도 많이 있다. 나 역시 시간에 쫓길 때도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내가 프리랜서가 된 목적 중 하나인 여유로운 시간의 가치를 다시 떠올리곤 했다. 


 시간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부족하다. 

 시간은 넘친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넘친다. 


그러나 시간은 관리를 통해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그 효율로 얻게 된 얼마간의 자유시간들은 무엇을 하든 내 맘인 거다. 나는 그 자유시간의 가치 중 상단부분에 ‘돈’ 보다는 ‘여유’를 두었고 평일 낮에 커피를 여유롭게 한 잔 마실 시간은 충분하고도 넘친다. 

이미지:미래경제뉴스

평일에 카페에 가보면 의외로 사람이 참 많다. 요즘 대세가 된 카페에서 공부하기 혹은 작업하기(나도 강의안을 쓰러 자주 가는 편이다)를 위해 노트북이나 책을 펴놓은 사람도 있고 업무적으로 사람을 만나러 온 사람들도 있다. 그룹으로 모여 모임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아기를 데리고 잠시 숨을 돌리러 나온 엄마들도 있다.


나는 꼭 작업을 하러 카페에 가진 않는다. 일주일에(잘 안될 때는 2주라도) 한 번쯤은 그냥 카페에 간다. 노트북 없이 말이다. 그럼 그 시간에 뭘 하냐고? 여유를 즐긴다. 멍 때리고 앉아 있기도 하고 카페에 오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기도 한다. 때로는 머릿속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거나 평소 좋아했던 음악을 몰아서 듣기도 한다.  


이 얼마나 ‘프리’한 일인가. 온전하게 누리는 시간의 사치를 느껴본 사람이라면 이러니 저러니 해도 프리랜서를 택하길 잘 했다고 생각할 거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제대로 자신의 목표를 위해 시간을 쓰지 않으면서 게으른 여유만 즐기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어디까지나 온전한 여유를 즐길 자격은 열심히 무언가를 위해 노력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프리랜서가 된 후 시간의 바다에서 방향을 못찾은 사람이라면 뭐 괜찮다. 이제부터 제대로 된 목표와 시간계획을 세운 후 열심히 항해해보자.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열심히 항해한 나를 위해 온전한 시간의 자유를 경험하면 된다. 


카페가 싫다면 공원이나 거리를 산책해보는 것도 좋다. 나도 코로나19가 일상을 짓누르기 시작한 이후로는 방역때문에 카페 대신 간단한 산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곳곳에 크고 작은 공원들이 있어 산책을 즐기기도 좋다. 집 건너편에 바로 작은 공원이 있는데 호수도 있어 커피 한 잔을 들고 천천히 걸으면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봄에는 도마뱀 알도 볼 수 있고 여름엔 수변에 우거진 풀들과 꽃들을 구경하기에 좋다. 가을엔 낙엽을 볼 수 있고 겨울엔 흰 눈을 밟으며 걸을 수도 있다.


바쁘게 목적지를 향해 갈 때 주변의 풍경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걸으면 그제서야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이 많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산책을 갈 때마다 늘 익숙한 풍경들 속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꽃이 있었나 싶게 흐드러지게 피는 꽃들이 보이고 열심히 몸을 단련하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광장에서 자전거와 스케이트보드 연습을 하는 아이들의 밝은 표정도 엿볼 수 있고 누군가 쓰고 간 낙서들을 읽는 재미도 있다. 그것들을 보다보면 강의에 써먹을 내용이나 장면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삶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도 든다. 


내가 하는 강의 중에 ‘기업가정신’ 강의가 있다. 그 수업 중에 학생들과 상상력을 돕는 요소와 방해하는 요소를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데 놀랍게도 많은 학생들이 ‘하늘 올려다보기’ ‘산책하기’를 상상력을 돕는 요소로 뽑았다. 잠시 머리를 비우고 느린 걸음으로 주변을 바라다보고 세상을 느껴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니 프리랜서의 특권을 마음껏 누리자.

평일에 한 번은 무엇을 하든 여유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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