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상으로의 첫걸음

2020.6.30

by folie

지난 1월, 신나게 겨울방학을 맞이하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학교를 가지 못하게 될 걸 누가 알았을까?


벌써 6월, 두꺼운 겨울 점퍼를 입던 추운 겨울을 지나 얇은 반팔 옷을 입은 초여름이 될 만큼의 긴 시간이 참 더디게도 흘렀다. 그동안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불안과 걱정 속에서 두 아이와 함께 집에서만 머문 시간이 벌써 수개월. 매일 아침 지역별 확진자를 확인하는 것을 시작으로 온라인 수업과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낯선 생활들에 조심스럽게 적응해 갔다. 이제 코로나 발병 이전의 생활로는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누군가의 말이 가슴 아팠다. 무엇보다 일상을 빼앗긴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고, 외출이 조심스러운 일이 됐다는 사실을 너무도 쉽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엄마 어렸을 때는 코로나가 없었어?”

“그럼, 미세먼지도 없었는데.”

“엄마는 참 좋았겠다.”

창밖으로 봄을 확인하던 아이가 묻는 말에 무심코 대답을 하고 왜인지 한참 후회가 들었다. 대체 무엇에 대한 후회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었다.

세상 참 좋아졌다는 말…… 과연 어느 세상이 좋은 세상인 걸까.


순차적 등교가 이뤄질 거라는 뉴스를 보면서도 아이들은 믿지 않았다. 이미 두 차례 등교 연기를 겪은 터라, 이제 기대조차 하지 않는 눈치였다. 온라인으로 학교를 가고, 친구들을 만나지 않으면서 아이들은 집에서의 생활이 그새 익숙해져 갔다. 어느새 집안이 자신의 세상 전부가 된 것처럼, 그 작은 세상 안에서 자신들만의 행복을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6월 3일, 초등학교 3학년이 된 딸이 드디어 학교에 갔다. 6살이 된 아들은 처음으로 유치원에 갔다. 개학식도 입학식도 없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학교를 가고 유치원을 갈 수 있다는 평범한 일상이 아이들에겐 중요하고 놀라운 일이 되어버렸다.


처음 학교를 입학했을 때처럼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냈지만, 딸은 너무도 달라진 학교의 모습에 긴장하면서도 즐거워했다. 비록 하루 종일 마스크를 써야 하고, 친구와 함께 등교할 수 없고, 쉬는 시간도 없고, 친구들과 대화도 못하며, 멀찍이 떨어져 앉아 침묵 속에 점심을 먹어야 했지만 그래도 딸은 행복해했다. 컴퓨터 화면에서 봤던 선생님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고, 새로운 친구들과 한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워했다. 물론 여전히 걱정되고 불안하지만, 학교와 유치원을 다녀온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는다. 집에 돌아와 땀에 젖은 마스크를 벗으며 재밌었다고, 오늘 있었던 일들을 조잘대는 그 환한 얼굴을 보면서. 그 얼굴에 미소처럼 번지는 작은 희망을 보면서.


긴 겨울잠을 자고 깨어난 것처럼 우리는 이제, 드디어 일상으로의 첫걸음을 조심스레 내디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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