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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인 folin Jun 07. 2019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아는 지 모르는 지조차 모르는 영역에 대하여

10년 넘게 똑같은 메뉴의 아침 식사를 한다. 시즌 별로 한 벌씩 입는 옷도 정해놨다. 이 모든 게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다. 그렇게 아낀 시간은 '좋은 책'을 고르는 데 쓴다. 이런 사람이 골라준 책이라면 믿고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책을 선별해 핵심 내용만 간추려 10분 안에 전달하는 북 큐레이션 콘텐츠 <10분 독서>의 제작자이자 <미래를 읽는 기술>, <디스턴스> 등 10권의 책을 쓴 이동우콘텐츠연구소 이동우 소장 이야기다.   


  


  

이동우 소장 [사진 폴인]




2013년부터 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매주 한 권씩 책을 리뷰하는 그는 대한민국 대표 북큐레이터다. SK그룹∙CJ그룹∙대신증권 등 50여 개 국내 주요 대기업 직원과 네이버 오디오 구독자 등 30만 명 이상이 그의 책 리뷰 영상을 보고 오디오를 듣는다.   


  

이 소장은 “재미와 흥미를 넘어 정보를 더 효율적으로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책 리뷰야말로 텍스트와 잘 맞는다”며 “시간에 쫓겨 책을 고를 여유도, 읽을 여유도 없는 이 시대의 직장인에게 도움을 주는 큐레이션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플랫폼은 시간을 다룹니다. 구글은 정보 검색으로, 아마존은 최적화된 쇼핑으로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해주죠. 제가 만드는 <10분 독서>도 사람들에게 시간을 돌려주는 콘텐츠입니다.     



Q. 현대인은 모두 시간이 없다고 외칩니다. 다들 바빠요. 그런데도 책을 읽어야 하는 걸까요? 책 말고도 지식을 채워주는 콘텐츠가 많은데 말입니다.


내가 알고 있다는 걸 아는 것, 내가 모르고 있다는 걸 아는 것. 여기까지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영역이 있어요. 책은 이 부분을 건드리죠.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Q. 내가 아는지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걸 알면 뭐가 달라지나요?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걸 지식과 트렌드라고 부르죠. 흔히들 책은 교양을 쌓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낭만적인 무엇, 나를 그럴듯하게 꾸며주는 장식품 같은 거로 취급하기도 하고요. 소셜미디어에 인증하는 대상으로 쓰인다는 얘기죠. 하지만 책은 생존과 직결되어 있어요. 살아남기 위해 봐야 합니다.   



Q. 살아남기 위해 봐야 할 책 위주로 리뷰하시는 건가요? 


출판사가 열심히 마케팅하는 책은 눈에 띄기 쉬워요. 마케팅 때문에 정작 좋은 책을 골라내기 어려워지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저는 독자 입장에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식과 통찰을 담은 책을 고릅니다.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좋은 책도 아니고,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Q.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요?


다른 사람의 통찰력과 관점을 베끼지 않았을 것, 저자가 직접 썼을 것, 이미 지나간 트렌드를 반복하지 않을 것, 검증된 내용이 담겼을 것. 이 네 가지를 충족해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2017년 이후로 모든 책에서 ‘무어의 법칙’이 사라졌어요.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인데, 기술 발달도 그 속도가 더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이 용어를 다시 호출하는 책이 있다면 지금 시점에서 그다지 좋은 책은 아닙니다.    


  


<10분독서 folin edition> 미리보기 화면. [사진 폴인 홈페이지(folin.co) 캡처]





Q. 새로 나온 책이 이전에 나온 책보다 좋은 건가요?


꼭 그렇지는 않지만, 경제·경영 분야 책이라면, 트렌드를 다룬 책이라면 그런 편이라고 할 수 있죠.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변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래서 위기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시점에 중요한 것들을 그때그때 알아야 합니다. 책을 리뷰하고 추천하는 콘텐츠는 많아요. 제 콘텐츠가 다른 점이라면 지금 이 시점에 필요한 정보를 담은 새로운 책 중에 좋은 책을 빠르게 골라서 알려준다는 겁니다.   



  

지금의 3개월은 10년 전으로 따지면 3년의 세월에 해당합니다. 과거에 필요한 지식과 현재 필요한 지식이 크게 달라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직장인, 특히 10여년 전쯤 사회에 진입한 이들은 더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Q. <10분 독서>란 이름으로 영상과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이번엔 텍스트 콘텐츠에 도전하셨어요. 이유가 있나요?


예전에 만든 콘텐츠의 내용을 떠올려보려고 지난 영상을 볼 때가 종종 있는데요, 영상을 보는 것보다 영상 대본을 읽는 게 이해하기 더 좋더군요. 책의 핵심 내용만 뽑아 읽고 싶은 이에겐 텍스트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 텍스트보다는 영상이 더 주목받는 게 요즘 트렌드 아닐까요?  


현대인들은 3분에 한 번씩 방해를 받습니다. 전화∙이메일∙문자∙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휴대폰이 끊임없이 울리니까요. 그러다 보니 집중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줄어들어요. 이런 추세라면 미래에는 집중력이 중요한 자산이 될 겁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 개의 감각기관을 사용해 소비할 수 있는 미디어를 접해야 해요. 읽는 거면 읽는 것, 듣는 거면 듣는 것. 그런 맥락에서 텍스트는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미디어 중 하나죠.    




이 소장은 아무도 책 추천 영상을 만들지 않던 때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다. 그리고 모두가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지금, 텍스트 콘텐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독자의 시간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이동우 소장의 시간은 과연 남다르게 흐르는 듯했다. 


 


책의 맥락은 곧 시대의 맥락입니다. 영화로 따지면 마블 시리즈 전체를 다 본 사람과 그중 하나만 본 사람이 그 시리즈를 파악하는 깊이가 다르겠죠. <10분 독서>가 추천하는 책을 유심히 살피다 보면 시대의 맥락까지 알게 될 것입니다.  








◆ 폴인이 준비한 <10분 독서> 시리즈


유튜브가 시장을 움직인다는 건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 됐습니다. 하지만 유튜브가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 모릅니다. 유튜브를 이해하는 첫 걸음인 책, <유튜브 레볼루션>을 이동우 소장이 다뤘습니다.


2019년의 시작과 함께 주로 추천된 책들이 있습니다. <넥스트 레볼루션>, <콘텐츠의 미래>... 지금 핫한 책들, 지금 놓치지 말아야 할 책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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