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별별 얘기를 다 듣습니다. 정말이에요.
사족 : 특히 산부인과 진료에서 의사가 환자의 나이(노산 관련), 비만 등을 언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가치 판단(judgement)을 섞지 않은, 의학적 평가(evaluation)에 해당하는 전문적 소견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듣는 입장에서는 <나이가 많아서, 뚱뚱하거나, 너무 말라서 이러이러한 위험한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이다보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노산의 기준이 만 35세이기에, 사회적으로 창창한 나이에 '고령'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은 임산부는 당장에 낯빛이 어두워진다. 그렇기에 설명할 때마다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연령 기준 역시 학문적 소견이다. 의사에겐 생물학적 사실이 우선하기에, 임신이 갈수록 늦춰져 오늘날 평균 출산 연령이 만 33세에 이른다는 사회적 추세로도 의학적 '고령 임신'의 기준을 바꿀 수 없다.
더 나아가서는 여성의 체중이나 연령에 대한 이야기가 특별한 조심성 없이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주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말로 바꿔 말하면, 아무렇지 않게 언급해도 될 만큼 사소한 것이 되기를 바란다. 내 환자들에게 신체와 나이조건이 차별의 기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단 켜켜이 쌓인 낡은 맥락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에 관련된 상담과 조언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당신이 키가 크건 작건, 어떤 인종에 속하건, 뚱뚱하건 날씬하건, 나이와 몇 살이던지간에 그런 요인이 가져오는 사회적 스트레스가 없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인체와 건강에 대한 논의와 담론이 얼마나 건전하고 풍성해질 수 있을까.